
[한의신문]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서 한의의료를 참여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방문진료 등 정부가 중점 추진해 온 일차의료 분야에서 한의계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특정 직역에 편중된 정책이라며 규탄에 나서고 있다.
이에 윤성찬 회장은 13일 청와대 앞에서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강력 규탄하는 한편 한의계 참여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복지부가 최근 공고한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은 초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에 대응해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환자 맞춤형 포괄·지속적 건강관리와 지역사회 돌봄을 연계하는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 구축 사업이다.
하지만 8일 공고한 참여기관 모집 대상이 (양방)의원으로 한정되면서 한의의료기관은 처음부터 제외됐다.
“국민 선택 외면한 ‘일차의료 혁신’,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이날 윤성찬 회장은 진정한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 구축과 시범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반드시 한의계가 참여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전국의 한의원들은 이미 통합돌봄과 방문진료에 적극 참여하며 지역주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고, 만성질환과 노인성질환 관리에서도 높은 만족도와 신뢰를 얻고 있다”며 “그럼에도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서 한의사와 한의원을 배제하는 것은 국민의 진료선택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양방 편향 정책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간 1100만명에 육박하는 국민이 한의원을 일차의료기관으로 이용하고 있는 현실에서 양방의원만으로 사업을 강행한다면 국민적 비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3만 한의사는 한의계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330억원은 양방에만…특정 직역에 집중된 재정”
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장과의 괴리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이달 기준)에 따르면 일차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에 참여 중인 한의의료기관은 4869개소로, 의과 의료기관(2118개소)의 약 2.3배에 달하며, 한의방문진료 이용자의 만족도는 82.1%, 지속 참여 의향은 74.3%로 나타나 지역사회 일차의료에서 한의의료의 역할과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다학제 기반 한의재택의료센터를 통해 고령층의 만성통증과 근골격계 질환, 노인성질환 후유증 관리에서 강점을 입증해왔다.
이번 시범사업은 ‘단독모형’과 ‘협력모형’으로 나눠 만 50세 이상 국민의 만성질환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지역사회 돌봄까지 연계하는 다학제 팀 기반의 일차의료 모델이다. 하지만 한의의료는 제도 설계 단계부터 배제되면서 정부가 지향하는 일차의료 정책 방향과의 모순을 보이고 있다.
사업의 재정 투입 방식 역시 형평성 논란을 낳고 있다. 복지부는 양방의원 중심으로 선정되는 약 100개 참여기관에 향후 5년간 최대 233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연간 1100만명에 가까운 국민이 한의원을 일차의료기관으로 이용하고 있음에도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을 특정 직역에만 집중해 특혜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양 협력모델이 진정한 K-MEDI”
한의협은 초고령사회에 적합한 한국형 일차의료는 특정 직역 중심이 아닌 한·양방 의료이원화 체계를 반영한 협력모델로 제시했다. 윤 회장은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진정한 K-MEDI는 한의와 양의가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해 국민에게 최적의 일차의료를 제공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막중한 책무를 갖고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서 일차의료와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중심에 한의약이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의협은 윤성찬 회장의 1인 시위를 시작으로 복지부의 사업 재검토와 한의계 참여를 촉구하는 임원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