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속초18.4℃
  • 구름많음25.7℃
  • 맑음철원24.3℃
  • 맑음동두천26.1℃
  • 맑음파주25.4℃
  • 구름많음대관령15.4℃
  • 구름많음춘천25.8℃
  • 맑음백령도17.6℃
  • 비북강릉17.9℃
  • 흐림강릉18.5℃
  • 흐림동해20.1℃
  • 맑음서울25.5℃
  • 맑음인천25.1℃
  • 구름많음원주24.3℃
  • 흐림울릉도20.9℃
  • 맑음수원23.9℃
  • 흐림영월22.8℃
  • 구름많음충주23.2℃
  • 구름많음서산23.2℃
  • 구름많음울진21.4℃
  • 흐림청주23.7℃
  • 구름많음대전23.4℃
  • 구름많음추풍령21.3℃
  • 구름많음안동24.0℃
  • 구름많음상주23.7℃
  • 흐림포항21.0℃
  • 구름많음군산20.6℃
  • 흐림대구24.1℃
  • 구름많음전주22.7℃
  • 흐림울산21.1℃
  • 흐림창원22.1℃
  • 구름많음광주22.8℃
  • 흐림부산21.0℃
  • 흐림통영21.0℃
  • 구름많음목포21.3℃
  • 흐림여수21.5℃
  • 구름많음흑산도20.2℃
  • 흐림완도24.2℃
  • 구름많음고창20.4℃
  • 흐림순천21.6℃
  • 흐림홍성(예)23.9℃
  • 흐림22.8℃
  • 흐림제주20.7℃
  • 흐림고산18.8℃
  • 흐림성산19.9℃
  • 비서귀포22.4℃
  • 흐림진주21.6℃
  • 맑음강화24.8℃
  • 맑음양평26.8℃
  • 구름많음이천26.3℃
  • 구름많음인제22.6℃
  • 구름많음홍천24.6℃
  • 흐림태백19.3℃
  • 흐림정선군23.8℃
  • 흐림제천22.0℃
  • 흐림보은22.5℃
  • 흐림천안22.5℃
  • 흐림보령22.8℃
  • 구름많음부여23.1℃
  • 흐림금산22.7℃
  • 흐림22.5℃
  • 구름많음부안20.4℃
  • 구름많음임실20.8℃
  • 흐림정읍21.8℃
  • 구름많음남원21.4℃
  • 구름많음장수19.6℃
  • 구름많음고창군20.6℃
  • 구름많음영광군20.2℃
  • 흐림김해시21.6℃
  • 구름많음순창군21.7℃
  • 흐림북창원22.7℃
  • 흐림양산시22.7℃
  • 흐림보성군23.4℃
  • 흐림강진군22.9℃
  • 흐림장흥22.6℃
  • 흐림해남21.5℃
  • 흐림고흥22.7℃
  • 흐림의령군23.5℃
  • 흐림함양군22.6℃
  • 흐림광양시22.4℃
  • 흐림진도군20.5℃
  • 구름많음봉화22.8℃
  • 흐림영주23.2℃
  • 구름많음문경22.9℃
  • 구름많음청송군23.8℃
  • 흐림영덕20.4℃
  • 구름많음의성24.4℃
  • 구름많음구미25.1℃
  • 흐림영천23.5℃
  • 흐림경주시23.3℃
  • 구름많음거창22.8℃
  • 흐림합천23.9℃
  • 흐림밀양23.0℃
  • 흐림산청22.0℃
  • 흐림거제21.6℃
  • 흐림남해21.5℃
  • 흐림21.9℃
기상청 제공

2026년 06월 08일 (월)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6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 16

桂枝, 천년의 정체불명
- 산물의 위계가 만든 효능 분화

김호철 교수님(최종).jpg


김호철 교수

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 교수

(주)뉴메드 대표이사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김호철 교수(경희대 한의대 본초학교실)의 ‘과학으로 보는 한약 이야기’를 통해 임상 현장에서 자주 제기되는 한약의 궁금증과 문제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최신 연구 결과와 한의학적 해석을 결합해 쉽게 설명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이 기존의 한약 지식을 새롭게 바라보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계지탕(桂枝湯). 한의학을 공부한 이라면 누구나 입에 익은 이름이다. 외감풍한의 첫 자리에 놓인 처방이며, 『상한론』 113방의 첫머리에 자리한 처방이다. 그런데 이 처방의 군약인 桂枝가 정작 무엇이었는지를 묻기 시작하면, 천년이 넘는 본초고증학의 미해결 쟁점에 발을 들이게 된다.


장중경의 桂枝는 송대에 와서 다시 그어진 이름


『신농본초경』(2세기경)에는 모계(牡桂)와 균계(菌桂) 두 종이 상품에 수재되어 있다. 다만 이 구분은 산지와 형태에 따른 것이지, 가지와 껍질을 부위로 나눈 것은 아니었다. 한대의 桂는 Cinnamomum cassia 계통의 약재였으나, 그 안에서 부위를 명확히 갈라 약용했다는 기록은 충분치 않다. 장중경의 『상한론』과 『금궤요략』에는 桂, 桂枝, 桂心이라는 명칭이 함께 등장한다. 이 세 이름이 정확히 어떤 부위를 가리켰는지에 대해 학계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일본 학자 진류성(眞柳誠)은 ‘일본동양의학회지’에 23회에 걸쳐 연재한 「임억 등이 장중경 의서의 계류 약명을 계지로 바꾸었다」에서 도발적인 가설을 제시했다. 한대에는 桂, 수당대에는 桂心, 송대에는 桂枝去皮를 사용했고, 이들은 모두 Cinnamomum cassia의 가지껍질·줄기껍질에서 코르크층을 제거한 부위였다는 견해다. 핵심 근거는 송대 임억(林億) 등이 1057년 교정의서국에서 한대∼당대 의서를 교정하면서 원문의 桂를 일률적으로 桂枝로 통일했을 가능성이다. 우리가 오늘 보는 『상한론』의 桂枝는 송대 교정의 결과물일 수 있으며, 장중경이 실제 붓으로 쓴 글자는 그저 桂였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계피나무 한 그루에서 나오는 부위들을 같은 약재로 분류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의문이 따라온다. 왜 송대에 이르러 桂가 본격적으로 분화되었는가. 본초학사를 다시 읽으면 임상경험의 누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 보인다. 약재가 먼저 갈라져 있었던 것이다.


계피나무는 줄기껍질을 벗기면 형성층이 파괴되어 죽는다. 즉 육계 채취는 나무를 죽이는 작업이다. 그래서 cassia 재배는 6∼10년 키운 나무를 베어 껍질을 한 번에 벗기는 방식이 표준이다. 한 그루를 베면 밑둥의 두꺼운 수피인 판계(板桂)부터 굵은 줄기껍질인 기변계(企邊桂), 윗쪽 줄기껍질인 통계(筒桂), 가지껍질, 어린 가지까지 부위 위계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두꺼울수록 cinnamaldehyde와 procyanidin이 농축되며, 위로 올라갈수록 농도가 떨어진다. 한 나무에서 4∼5단계 등급이 형성되는 셈이다.


한대까지 본초학자들이 어떤 부위를 어떻게 약용했는지에 대한 직접 기록은 충분치 않다. 다만 농축된 수피가 약용의 중심이었으리라는 것이 본초고증학의 흐름이 가리키는 방향이다. 어린 가지 통째가 송대 이전부터 별도 약재로 분명히 인식되었다는 기록은 찾기 어렵다. 송대에 들어 도시화, 상품경제, 인쇄문화의 발달, 의서의 광범위한 보급, 약재 유통의 확대가 동시에 일어나면서 본초학의 풍경이 바뀐다. 약재의 등급화와 감별학이 정교해지고, 시장에서 유통되는 부위가 다양해진다. 1092년 진승(陳承)이 『본초별설』에서 어린 가지 자체를 유계(柳桂)라는 이름으로 분리한 것이 그러한 흐름 속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전까지 주요 약용 산물로 부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부위가 약재 영역에 본격적으로 편입된 시점이다.

 

김호철.png
AI 생성 이미지

 


효능은 임상의 발견이 아니라 법상론이 입힌 언어였다


여기서 결정적인 일이 일어난다. 송대 본초학에는 이미 법상론(法象論)이라는 사유 체계가 자리잡고 있었다. 약재의 형태, 색, 질감, 자라는 자리가 그 약효와 연관된다는 사상이다. 가지는 가벼우니 위로 떠올라 표를 다스리고, 뿌리는 무거우니 아래로 가라앉아 리를 다스린다. 꽃은 가볍고 씨는 무겁다. 속이 빈 것은 통하게 하고 단단한 것은 굳힌다. 약재의 부위와 형태가 그 약효의 방향을 시사한다는 사유다.


송대 본초학자들이 새롭게 마주한 두 산물, 즉 두꺼운 껍질과 어린 가지를 법상론의 사유로 해석하면 결론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두꺼운 것은 무거우니 깊이 들어가고, 가지는 가벼우니 위로 떠오른다. 송대 허숙미(許叔微)는 『상한발미론』에서 “계지탕의 桂枝는 가지의 가늘고 얇은 끝을 쓰며, 두꺼운 육계와는 다르다. 두꺼운 것은 오장을 다스리니 그 무거운 성질을 취하고, 가지는 가벼이 떠올라 상한을 다스리니 그 발산하는 성질을 취한다”고 명문화했다. 이 진술의 문법 자체가 법상론의 정형구를 따른다. 가지는 가벼우니 위로 떠오른다는 표현은 임상경험의 누적과 함께, 송대 본초학의 사유 체계가 그 경험을 빠르게 정당화한 결과로 읽을 여지가 있다.


부위의 분리(1092년 진승)와 효능의 분화(12세기 허숙미)가 짧은 시기 안에 잇따라 명문화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임상경험이 부위 분리 이전부터 누적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송대 본초학의 법상론적 사유가 그 분화를 빠르게 이론화하는 동력으로 작용했음은 분명해 보인다. 같은 패턴이 송대 본초학 전반에 작동한다. 마황의 줄기와 마황근, 당귀의 두·신·미, 황기의 상부와 하부가 모두 송대 이후 부위별로 분화되었고, 법상론의 사유로 효능이 정리되었다. 계의 분화는 본초학사의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송대 본초학 전반에 흐른 사유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일본은 桂皮만 쓰고 중국과 한국은 桂枝를 따로 둔다


이후 명대 이시진의 『본초강목』(1578)에서 어린 가지는 계지로, 거친 껍질은 육계로, 안쪽 살은 계심으로 분류하는 체계가 표준화되었고, 청대에 이르러 1742년 『의종금감』과 1769년 황궁수의 『본초구진』에서 어린 가지 계지가 국가적으로 공식화되었다. 오늘날 약전이 정의하는 어린 가지 계지는 한대로부터 약 1500년이 지나서야 정착한 약재다.


이 천년의 분화는 세 나라 한의학의 분기를 만들었다. 일본은 진류성의 본초고증을 받아들여 한대 桂枝가 가지껍질·줄기껍질 계열이라는 입장에 섰다. 일본 약국방은 계피(Cinnamomi Cortex)만을 정식 약재로 인정하고 계지(Cinnamomi Ramulus)를 별도 약재로 두지 않는다. 고방파의 영향 아래 한대 처방의 원형 복원에 무게를 둔 결과다. 일본 한의학의 계지탕에는 어린 가지가 아니라 두꺼운 계피가 들어간다. 반면 중국과 한국은 송대 이후 정착된 분화를 본초학의 정통으로 받아들였다. 중국약전과 대한민국약전은 계지와 육계를 별도 약재로 분리하며, 장중경의 桂枝는 오늘날의 어린 가지로 해석한다.


그러니 우리가 마주한 자리는 이렇다. 장중경이 쓴 桂枝가 무엇이었는지 우리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 그 모름의 뿌리에는 효능이 먼저 갈라진 것이 아니라 산물이 먼저 갈라져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 갈라진 산물에 송대 본초학의 법상론적 사유가 작동해 효능 분화를 빠르게 정당화했다는 흐름이 놓여 있다. 한 그루의 계피나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부위 위계가 있었고, 송대의 시장과 사유가 그 위계의 아래쪽까지 약용 영역에 끌어올렸으며, 법상론이라는 사유 체계가 그 산물에 승부와 침강이라는 효능 언어를 입혔다.


본초학은 종종 천년 전부터 흔들림 없이 이어져 온 견고한 체계처럼 표상된다. 그러나 그 안에 발을 들이면, 그 견고함이 실은 약재 산물의 위계, 송대 의가들의 사유 체계, 임상가들의 운용 경험이 만나는 자리에서 거듭 다시 그어진 경계의 흔적임을 보게 된다. 桂枝 한 약재만 들여다봐도 그 흔적이 천 년 동안 출렁이고 있다. 효능은 약재의 물질적 차이와 시대의 사유 체계가 만나는 자리에서 형성된 것이며, 그 형성의 두께를 정직하게 인정하는 일이 어쩌면 본초학이 가진 가장 단단한 자산일지 모른다.

 

관련기사

가장 많이 본 뉴스

더보기
  • 오늘 인기기사
  • 주간 인기기사

최신뉴스

더보기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