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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6일 (토)

추도사(追悼辭)/故김장현 교수님을 추모하며

추도사(追悼辭)/故김장현 교수님을 추모하며

“교수님의 소중한 가르침을 잘 기억하겠습다”
민상연 대한한방소아과학회장 拜
(동국대학교 한방소아과 교수)

“교수님의 도전의 역사는 새로움을 찾는 역사였고 이를 통해 한의학이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어 나가는 역사였습니다”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바람마저 스산하게 느껴지던 10월 23일 10시 중간고사 시험 감독을 마치고 나올 무렵 비보가 날아왔습니다. ‘김장현 교수님께서 소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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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추석 명절선물에 일이 많아 인사가 늦었다며 명절 풍요롭고 즐겁게 보내라며 소식을 전해 주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돌아가시다니.., 순간 ‘아이고’라는 말이 저절로 터져 나왔습니다.

 

불현듯 전공의 시절 제가 근무하던 병원에 입원해서 투병하시던 저의 부친을 보며 눈물을 보이시던 모습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렇게 마음 따듯한 분이 너무 빨리 하늘의 부름을 받으셨구나.

 

저의 은사이신 김장현 교수님은 경희대를 졸업하시고,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시면서 병원장, 학장, 대한한방소아과학회장, 대한한의학회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시는 동안 중요한 일들을 이루셨습니다.

 

교수로서는 소아과학교과서의 틀을 잡으셨고, 대한한방소아과학회장으로는 전문의 제도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셨으며, 대한한의학회장으로서 한의학회를 한의사협회로부터 독립 운영하는 등 한의계가 기억할 만한 중요한 일들을 해내셨습니다.

 

저의 기억 속의 교수님은 늘 새로운 일을 찾고 도전하는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한 예로 컴퓨터가 제대로 보급되기 전에 독학으로 컴퓨터 사용법을 배워 이를 활용해 한의약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한글 프로그램을 사용해 학회지를 편집하고 교과서를 만드시면서 확신의 찬 눈으로 컴퓨터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우리에게도 필요성을 얘기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교수님의 도전의 역사는 새로움을 찾는 역사였고 이를 통해 한의학이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어 나가는 역사였습니다.

 

그러한 모습이 제게는 늘 신선한 자극이었으며 그 열정은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힘든 일을 자처하는 선구자의 그것이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면 스스로 어렵고 힘든 길을 찾아 나서셨던 노고들이 교수님의 천수를 빼앗아 젊은 나이에 하늘의 부름을 받게 된 이유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 우리 대한한방소아과학회는 50주년을 맞습니다. 11월 1일 50주년 창립 행사를 준비하면서 역대 회장님들은 모시고자 지난 5월 김장현 교수님을 찾아뵈었을 때 투병 중으로 수척한 모습이었지만 변함없는 목소리와 또렷한 기억으로 말씀을 나누었던 일을 기억합니다. 뵙고 나오는 길에 50주년 행사에 참석해 주십사 요청드렸었는데 ‘내가 그때까지 살아있으면 갈게...’라며 농담처럼 말씀하셨던 말씀이 이제야 뼈저리게 실감이 됩니다.

 

이제 교수님께서 열정과 노력으로 닦아놓은 길을 후배들이 잘 걸어가겠습니다. 스승이자 한의학 원로로서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다시는 없지만 소중한 가르침을 잘 기억하겠습니다. 그동안의 투병의 고통과 아픔은 잊으시고 하늘에서 편안하시길 제자로서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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