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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8월 08일 (토)

“재난 현장서 ‘한의심신통합치료’ 가능성 확인”

“재난 현장서 ‘한의심신통합치료’ 가능성 확인”

충남 예산 지역 한의의료봉사 참여, 수재민 대상 신체·심리 치료 시행
“재난현장에 특화된 한의진료가 표준매뉴얼로 자리잡길”
엄채윤 진료원장(우리네 재택의료센터·혜민서한의원)

엄채윤1.png

 엄채윤 진료원장(우리네 재택의료센터·혜민서한의원)

 

[편집자주] 경북 화재의 트라우마가 채 가시기도 전, 지난달 충남 예산 지역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해 인적·물적 피해와 함께 이재민들은 심리적 충격과 신체적 질환을 동시에 겪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충남한의사회·사암한방의료봉사단·사암침법학회·마음침법협회는 공동으로 봉사단을 조직해 현장에 급파됐다. 특히 현장에선 마음침사암침을 활용한 한의진료를 실시, 즉각적인 신체·심리 치료 효과를 거두며 이재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본란에서는 현장 진료에 참여한 엄채윤 원장을 통해 한의심신 통합 치료의 가능성을 조명했다.

 

Q. 지역 돌봄 한의사로 활동해오고 있다.

현재 서울시 영등포구 우리네한의원 재택의료센터를 통해 한의방문진료에 참여하고 있다

 

대상자는 주로 뇌졸중, 치매, 욕창, 골절 후유증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 수급자다

 

의료기관에 내원하기 힘든 분들을 위해 간호사, 사회복지사와 팀을 이루는 다학제팀을 통해 침·전침·부항 치료를 포함한 한의 진료와 지역사회 돌봄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침수.jpg

 

Q. 충청남도 수해지역 봉사에 참여했다.

지난 봄, 경북 의성발 산불 재난지역 봉사에도 참여하려 했으나 방문진료 일정과 겹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 예산 지역 수해 봉사 소식을 듣고, 바로 지원하게 됐다.

 

뉴스만으로도 만약 그 상황이 내 가족에게 일어났다면 큰 충격을 받았을 것 같았다

 

재난 직후 현장인 만큼 정신적 피해가 큰 수재민에게 마음침을 비롯한 한의약으로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Q. 당시 현장의 수재민들의 상태는?

복구 작업으로 허리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 강당 바닥에서 생활하며 허리·무릎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 수해로 젖은 옷을 아무리 빨아도 흙탕물이 빠지지 않는다고 하신 분, 남편을 잃고 혼자 수해를 겪으며 막막함과 눈물을 보이신 분 등 다양한 대상자 분들이 있었다.

 

다른 원장들의 사례로는 집이 천장까지 물에 잠겼다며 울음을 터트리신 분, 1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물이 차서 몸만 빠져나오신 분, 과거에도 수해 피해를 입어 절망감에 빠지신 분 등도 있었다.

 

엄채윤2.jpg

 

Q. 이번 봉사에서 진료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나?

먼저 사암침을 기반으로, 마음침 치료를 실시했다

 

기본순환침(태충·합곡 사관혈)으로 막힌 기운을 순환시키고, 후계혈로 어혈을 풀었다. 비인과 수인의 정격혈을 기본으로 맥의 변화를 보며 추가 자침을 진행했다.

 

흉통·두통이 있는 분은 음소해혈로 심장의 열을 내리고, 허리와 방광경 라인 통증이 있는 분은 태계혈·곤륜혈로 척추 통증을 완화했다

 

이를 통해 몸의 통증이 해결되면 심리적 문제도 함께 완화되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Q. 치료 후 개선도는?

무릎 통증을 호소한 80대 남성 환자는 NRS(통증 지수)8에서 4로 줄었으며, 허리 통증도 편해졌다고 말했다.

 

70대 여성 환자는 눈이 침침했으나 치료 후 세상이 밝게 보인다며 감사 인사를 여러 번 전했다.

 

불면증이 심했던 70대 여성 환자는 치료 중 곤히 잠들었고, 고질적인 만성 무릎 통증을 가진 60대 남성은 통증이 완화돼 강당을 뛰어다니기도 했다.

 

답답하고 뜨거운 감정을 호소했던 70대 여성 환자는 감정이 안정되고, ·어깨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고 밝혔다.

 

Q. 봉사에서 기억에 남는 사례는?

몇 달 전 남편을 잃은 상황에 이번 수해까지 겹친 70대 여성 환자는 목·어깨 통증과 가슴 답답함으로 눈물을 보였다

 

치료 후 가슴의 답답함과 억울한 감정이 사라지고 편안해졌다고 말씀하셨으며, 이어 다른 수재민 분들도 데려와 치료해 달라고 요청하시는 등 마음침의 즉각적이고, 강한 효과를 확인하게 돼 기뻤다.

 

엄채윤3.jpg

 

Q. 재난 현장에서 이번 진료의 강점은?

침 치료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근육통, 소화불량, 두통, 불면 등 다양한 문제에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경락 자극을 통해 기의 흐름이 바뀌고, 감정이 안정되면서 환자가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환자가 경험한 감정과 고통을 털어놓고 위로와 교감을 나누는 과정에서 정서적 지지 효과도 컸다

 

간단한 침과 한약만으로도 현장 치료가 가능해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으로 평가된다.

 

앞으로 더 많은 한의사들이 마음침·사암침에 관심 가지고 배워서 더 활용이 확대되길 바란다.

 

Q. 이외 강조하고 싶은 말은?

아직 재난 피해자와 공중보건 관계자 중 한의약의 트라우마 치료 효과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재난 발생 시 초기 심리 안정과 중장기 트라우마 관리에 한의 진료를 포함시켜 다양한 치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첩약 보험에 재난 상황용 첩약을 포함시켜 후유증 예방에 힘쓸 수 있고, 평소 소방관·경찰 등 트라우마 노출이 잦은 직업군 대상 심리 치료 프로그램에도 한의진료를 도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난현장에서 한의진료가 표준매뉴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한의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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