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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5일 (수)

'홍진단',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한의사와 한의대생 모임

'홍진단',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한의사와 한의대생 모임

홍진단의 성소수자 한의의료 지원(上)
김지민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대표
(홍진단 회원)

 

홍진단 김지민 님.jpg

 

[한의신문] '성소수자와 연대하는 한의사/한의대생 모임, 홍진단'은 2022년 7월 참의료실현 청년한의사회 성평등인권위원회가 개최한“성소수자 의료(연사 추혜인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살림의원 원장)” 강연을 통해 모인 한의사, 한의대생들이 뜻을 모으며 시작됐다. 

 

성소수자들에게 직접 작명을 공모받아 만들어진 이름 '홍진단'은 공진단에 '무지개 홍(虹)'자를 합친 것이다(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홍')에 '진'심인 '단'체의 줄임말로 부르기도 한다).  

 

홍진단보다 몇 년 앞서 결성돼 심리상담사 전문가집단으로서 인권운동을 펼치는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상담사 모임, 다다름(이하 다다름)'에 영감을 받아, 2022년 9월 창립부터 성소수자 운동에 한의사로서 연대할 사업들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성소수자 86.7% 한의의료기관 이용 경험 

 

홍진단은 2023년 7월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맞아 최초로 한의계 공동 참가단을 조직하고, '성소수자 친화적 한의원 만들기' 세미나를 개최했다. 같은 해 7~8월에는 한의사, 성소수자 당사자 모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여 한의사들의 성소수자 진료 경험/관심도, 성소수자들의 한의약 이용 경험/인식을 조사하기도 했다.  

 

2023년 홍진단이 실시한, '성소수자 대상 한의약/한방의료기관 이용 인식조사' 결과, 절대 다수인 86.7%의 성소수자 응답자(총 120명)들이 한방의료기관 이용 경험이 있으며, 이는 대국민 상대 조사(2022년 한방의료이용 실태조사) 결과인 71%보다 훨씬 높았다. 한방진료에 대한 만족도는 홍진단 설문조사 결과 3.86점으로, 같은 조사의 대국민 3.8점과 비슷했다.  

 

한의약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항목에서도, 성소수자들의 니즈가 오히려 국민 평균보다 다양하고 높을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성소수자 응답자들은 2022 한방의료이용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 결과에 비해,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월경장애, 배뇨통, 갱년기 등 비뇨생식기계 질환/보약, 성장과 같은 건강증진/다이어트/교통사고 상해증후군(자동차보험)' 이용률이 더 높았다. 

 

이외 성소수자군에서 한의약 이용 빈도가 대국민 평균보다 더 높았던 질환군들은 '기분장애(우울, 불안) 등 정신과 4.9%(실태조사 : 0.1%)/아토피 피부염 등 피부과 4.9%(실태조사:1.6%)/어지럼증, 눈떨림 등 기타 달리 분류되지 않는 증상 5.8%(실태조사:2.2%) 다이어트 8.7%(실태조사:2.4%)' 등이 있었다.  

 

이를 통해 연령과 관계없이(대국민 실태조사는 연령이 높을수록 한방의료 이용률이 높다는 결과) 성소수자들 중에서 한의약 이용에 호감을 가지고 더 다양한 질환 치료, 건강 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층이 꽤 있을 것이라고 홍진단 회원들은 추측했다. 홍진단은 2023년 9월 인천퀴어문화축제에 공식 부스 단위로 참가하여 이러한 결과를 공개하여 성소수자 당사자들에게 많은 호응과 격려를 받기도 했다.   

 

Queer-Friendly 한의원 존재의 중요성 절감 

 

2023년도의 사업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홍진단은 2024년 6~7월에는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와 함께 성소수자 대상 한의진료소를 개최했다. 2회의 일일 진료소를 통해 23명의 성소수자 당사자가 침, 뜸, 추나, 한약(첩약 및 제제약), 한방신경정신요법 등 다양한 치료를 받았고, 결과는 지금까지 홍진단이 성소수자 한의진료에 대해 고민해왔던 지점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유효하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본 내용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칼럼에서 더 자세히 소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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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진료소 이용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사후 집담회를 통해, 성소수자들의 건강 이슈와 관련된 한의학 치료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또한 진료가 혐오나 차별행위, 혹은 개인정보 누설 우려 등이 없는 안전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때, 더 정확하고 질 높은 한방의료가 성소수자 당사자에게 제공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만큼 성소수자에게 안전하고 열려 있는, 즉 퀴어프렌들리(Queer-Friendly) 한의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게 된 사업이었다. 

 

이에 홍진단은 그간의 성과를 한의계에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발표하고자, 2024년 9월 '한의 성소수자 진료 포럼'을 개최했다. 성소수자 친화적 의료환경 조성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한의 임상 경험, 케이스 등의 심화된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이 결과물을 가지고 한의계에서 실제 성소수자 진료 임상과 관련성이 높은 분야에서 활약하는 임상가들과 현재까지 네트워킹을 해오고 있다. 이러한 홍진단의 활발한 활동들은 2024년 10월, 경향신문 지면 기사로 보도되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관련 기사 : https://www.khan.co.kr/article/202410091431001). 

 

작년 포럼을 통해 관심있는 한의계의 새로운 일원들이 더 합류하며 홍진단은 '성소수자 친화적(퀴어 프렌들리Queer-Friendly) 한방의료기관 리스트' 사업 논의를 2025년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본 사업은 홍진단이 2022년 9월 창립 이래부터 한결같이 목표로 둔 사업으로, 다다름의 '퀴어프렌들리 심리상담사 명단'을 벤치마킹 한 사업이다.  

 

레즈비언/게이/트랜스젠더/젠더퀴어 등 성소수자들이 차별이나 혐오, 성중립화장실 이용 등 일상적 불편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내원할 수 있는 한방의료기관을 조금이라도 더 늘리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한편 그사이 의료계에서는 고무적인 변화가 있었다. '차별없는 병원'을 출간하는 등 성소수자 의료를 수년간 주도적으로 연구해왔던 '한국성소수자 의료연구회(KALM, Korean Association for LGBTQ Medicine)'가 올해 1월 공식 학회로서 출범했다.  

 

홍진단 회원들은 이 학회가 성소수자 의료에 있어 다학제적 학술 교류와 협력의 장으로 기능하게 하기 위해, 홍진단 설립부터 의료연구회의 일원들과 꾸준한 교류를 해왔다. 올해 6월 14일 개최됐던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의료연구회 일원으로서, 홍진단이 한의과 공식 의료지원을 담당하기도 했다. 

 

서울·인천퀴어문화축제 한의의료 공식 지원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홍진단 회원들은 타박/염좌, 온열질환, 두통, 생리통, 소화불량, 불안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의료부스를 찾은 축제 참가자 및 자원활동가들을 침, 한약제제, 추나 치료 등으로 진료했고, 다가오는 9월 개최될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도 공식 의료지원을 맡을 예정이다.  

 

홍진단의 한의사/한의대생 회원들은 한의계가 성소수자 인권, 건강권 증진에 연대하고, 한의약을 성소수자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인권 운동, 한의학 학술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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