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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1일 (월)

[건강칼럼] 에어컨·선풍기 바람 맞으며 자고 일어났더니… 얼굴이 돌아갔어요

[건강칼럼] 에어컨·선풍기 바람 맞으며 자고 일어났더니… 얼굴이 돌아갔어요

정정교 대전대학교 서울한방병원 교수

정정교교수.png


한여름 아침에 세수를 하다 거울을 본 순간 입꼬리가 한쪽으로 쏠려 있고, 눈도 제대로 감기지 않는다면 누구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흔히 말하는 안면신경마비(구안와사, 벨마비)로, 얼굴의 표정 근육을 조절하는 안면신경에 급성으로 이상이 생긴 상태다. 

 

흔히 겨울철 찬바람이 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여름철에도 적지 않게 발생하며 한의원·한방병원에서도 여름 안면신경마비로 꾸준히 내원하고 있다.

 

특히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은 상태로 잠이 들거나 땀을 흘린 뒤 차가운 기운에 노출됐을 때, 또는 음주 후 체온 조절이 무너진 상황에서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다수의 환자들이 “전날 찬 바람을 맞으며 잤다”고 말하는 것도 이러한 경향을 보여준다.


의학적으로 찬바람 노출이 안면신경마비를 직접 유발한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여러 연구에서는 냉기 자극이 말초 안면신경을 따라 혈류를 감소시키고, 염증과 부종을 악화시켜 신경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특히 피로, 면역 저하, 수면 부족 등의 조건이 겹치면 발병 위험이 더욱 커진다. 또한 잠복한 단순포진바이러스가 냉기나 스트레스에 의해 재활성화되어 신경을 손상시킬 가능성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 같은 상태를 ‘구안와사(口眼喎斜)’ 또는 ‘와사풍(喎斜風)’이라 하며, 외부의 찬 기운이 얼굴 경락 등에서 기혈순환을 원활하지 않게 하여 생긴 병증으로 이해한다. 

 

발병이 급작스럽게 나타나는 만큼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며, 일반적으로 발병 후 3~5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 속도와 결과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한의치료에선 침 치료를 중심으로 약침·뜸·추나 치료 등을 병행해 안면신경 기능을 회복시키고, 혈류를 개선하며 신경 자극과 염증 완화를 도모한다. 

 

침 자극은 마비된 부위의 혈류와 신경전도 기능을 개선하고, 뜸과 약침은 면역 반응 조절과 회복 촉진에 도움을 준다. 

 

경우에 따라 한약 처방을 통해 전신 컨디션을 회복시키고, 얼굴 근육의 긴장 불균형을 조절하는 추나요법도 병행될 수 있다. 

 

대부분의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치료 효과와 경제성 모두를 고려할 수 있다.

 

여름철 안면신경마비는 감기처럼 금방 나을 거라 여기고 치료를 미루기 쉬울 수 있으나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비대칭, 안면 연축, 연합운동, 감각이상 등의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중장년층, 과로가 누적된 직장인, 오래된 고혈압, 당뇨나 면역 저하 상태에서는 회복 속도가 더디고 예후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면 중 찬 바람이 얼굴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운동 후 땀을 흘린 상태에서 냉방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체력과 면역이 약해진 상태라면 더욱 조심해야 한다.


만약 어느 날 갑자기 귀 뒤가 뻐근하고, 입 한쪽으로 물이 새고 눈이 잘 감기지 않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서둘러 내원하셔서 진료를 받아보시길 바란다. 빠른 초기 대응이 가장 좋은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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