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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25일 (수)

“입법예고 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관하여”

“입법예고 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에 관하여”

환자의 적정한 치료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 초래할 위험 존재
치료받을 권리(헌법 제36조 제3항), 자동차손배법 제1조(피해자 보호 목적)와도 상충
김영선 대한한의사협회 법무팀 차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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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대한한의사협회 법무팀 차장(변호사)

 

2025년 6월 20일, 국토교통부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이하 '자동차손배법')의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에 관한 분쟁조정 절차를 새롭게 규정하고, 보험회사의 지급 의사 통지 요건을 구체화하며, 의료기관의 진료비 직접 청구 사유 등을 신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개정안의 일부 내용은 헌법상 기본권 보장, 법률유보 원칙, 위임입법 한계 등을 고려할 때 위헌·위법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시행령 개정안은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에 관한 분쟁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제16조의8 신설 조항에 따라 ‘자동차손해배상보장위원회’가 심의하도록 하고, 그 업무를 같은 시행령 제16조의11 제2호의2에 따라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 

 

그러나 해당 위원회 및 진흥원은 그 설립 목적상(자동차손배법 제23조의3, 제39조의3) 손해배상제도 전반에 관한 정책적·재정적 기능을 담당하는 기구이며, 의료적 전문성과 판단역량을 중심으로 설계된 기구가 아니다. 

 

따라서 환자의 치료 필요성이나 의료적 적정성을 판단해야 하는 사안에 대해 이 기구가 주된 심의주체가 되는 것은 구성상 공정성과 전문성의 결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분쟁 해결 체계는 기존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및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분쟁심의회(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다220441 판결)의 역할과 중복되거나 충돌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혼란도 우려된다.

 

시행령 제11조 제1항 제6호 신설 조항은 보험회사가 진료비 지급 의사를 통지할 때 ‘지급 의사의 유효기간’을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항은 상위 법률인 자동차손배법 제12조 제1항(“보험회사는 교통사고환자가 발생한 것을 안 경우 지체 없이 그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에 진료에 따른 자동차보험진료수가의 지급의사 유무 및 지급한도를 알려야 한다”)에 그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법률상 지급 의사 유무와 지급한도만을 통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 유효기간을 제한하거나 일방적으로 설정할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은 없다. 

 

이에 따라 시행령이 국민의 기본권(건강권, 행복추구권 등)에 실질적 제한을 가하는 사항을 법률의 명시적 근거 없이 규정한 점은 헌법 제37조 제2항(기본권 제한은 법률에 근거해야 함), 헌법 제75조(대통령령은 법률의 위임 범위 안에서만 제정 가능)에서 말하는 법률유보 원칙 및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시행령 개정안이 동일한 사고에 따른 피해자 중 ‘경상환자’에 대해서만 별도의 분쟁해결 구조와 심의 절차를 부과하고, 중상환자나 기타 환자와는 다른 절차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 제11조 제1항이 정한 평등원칙에도 저촉될 여지가 있다. 

 

상해 정도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분쟁 해결 절차나 치료 접근성에서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이 합리적인 차별인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하며, 이는 차등 적용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위헌 심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시행규칙 개정안은 시행령을 근거로 하여 경상환자가 8주 이상의 치료를 원할 경우의 절차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 제6조의3 제2항에 따라 보험회사는 상해일로부터 7주 이내에 환자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고,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상해일로부터 8주 이내에 검토 결과를 통지하며, 제6조의4에 따라 환자는 통지일로부터 7일 이내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절차는 형식적으로는 이의제기 기회를 부여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교통사고 피해자로서 치료 중인 환자가 이의제기 요건을 충족시키고 방어권을 행사하기에는 기간이 지나치게 짧고 현실적 제약이 크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헌법재판소 역시 적법절차 원칙은 형사절차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국가작용에 적용되며(헌재 2023. 3. 23. 선고 2020헌가1 등), 실질적 절차 보장이 필요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시행규칙상 이의제기 절차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실질적인 권리구제 기회를 보장하지 못할 경우, 이는 헌법 제12조의 적법절차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

 

또한 보험회사가 지급 의사 유효기간을 정하고, 그 기간을 초과한 진료에 대해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직접 진료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규정(시행규칙 제6조의5 제1호 및 제2호)은,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진료의 필요성 내지 기간에 관한 전문적인 판단을 요하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인이 아닌 보험회사가 지급 의사 유효기간을 정하도록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환자의 적정한 치료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존재한다. 이러한 구조는 실질적으로 치료 지속을 어렵게 만들고, 그에 따라 치료받을 권리(헌법 제36조 제3항), 건강권, 나아가 자동차손배법 제1조(피해자 보호 목적)와도 상충할 수 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은 제도 정비와 효율화를 목적으로 일정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나, 피해자 보호보다 보험회사의 이익에 더 방점을 두는 면이 존재하는 바, 환자의 기본권 보장을 더욱 강화하고, 적법 절차 원칙을 준수하며, 자동차손해배상법의 기본 취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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