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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05일 (금)

신미숙 여의도 책방 <65>

신미숙 여의도 책방 <65>

먹느냐? 마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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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지난 3월 중순 단식을 시작하셨다가 8일만에 병원으로 이송되셨던 모 의원님께서 오랜만에 진료실을 방문하셨다. 그 당시, 보식기도 잘 보냈고 체중도 거의 회복이 되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여름이 가까워지는 요즘 유난히 기운이 없고 변비가 자주 오며 묵직한 두통이 한번씩 느껴진다는 것이다. 단식기간 동안 혈당 저하와 탈수는 두통을 유발하고, 줄어든 수분 섭취는 변비를 가져온다. 평소에 여름철 필수 코스로 냉방병과 콧물 감기 그리고 복통, 설사도 잦은 예민한 분이신데 단식 후유증이 오래 가는 것 같다고 이미 스트레스를 받고 계신 듯했다.

 

단식을 종료하고도 경미한 증상의 완전 소실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며, 이 모든 게 체질의 강약이니 너무 걱정은 마시라고. 그리고 보식기와 유사한 식이요법 실천과 모임이 많으셔서 힘드시더라도 상당 기간은 더 금주하셔서 의원님 여름 건강을 미리 챙기신다 여기시면 어떨까요라고 말씀드렸다. 근력이 떨어졌다고 생각되시면 체력단련실 자주 방문하셔서 가벼운 아령운동이나 러닝머신 병행하시고 이전처럼 또 테니스 강행하시면 팔꿈치 통증 재발하니 무리는 마시고 무탈한 여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시라고 첨언했다. 의원님의 단식 뉴스에 많은 사람들이 걱정과 응원을 동시에 보냈을 거라는 의례적인 코멘트를 끝으로 배웅을 나서려는데 의원님께서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잘 안 낫고 있던 이명 있잖아요. 그게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라고 하신다. “의원님께서 단식을 통한 특정 질병의 호전을 경험하셨네요. 이명이 호전되셨으니 다른 증상들도 서서히 나아지실 겁니다.” 단식의 의학적 치료 효과는 광범위한 대신 상당히 개별적이다. 좋아지셨다니 그저 다행스런 일이다.

 

선거운동 기간에 거의 모든 의원실의 보좌진들은 소속 정당의 선거를 돕느라 국회를 떠나 전국의 방방곡곡으로 흩어진다. 큰 선거가 있는 해마다 거리에서는 치열한 선거운동이 절정에 치닫는 그 시기, 대조적으로 여의도에 남아있는 사무처 직원들은 달디단 망중한의 짧은 몇 주를 보내게 된다. 대선 직후부터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선거운동의 후유증으로 추정되는 각종 증상을 온 몸에 들쳐업은 의원실 직원들이 끝없이 진료실로 입장 중이다. 술병이 난 분들도 많고, 화병이 난 분들도 더러 있었다. 몸이 아픈 것도 맘이 멍든 것도 힘든 건 매 한가지다. , 허리, 무릎, 발목통증 모두 선거운동 중 많이 먹어서 살이 쪄서 아픈 것 같다고 말한다. 이제 선거도 끝났으니 술도 끊고 다가오는 여름을 위해서라도 살을 빼겠다는 분들이 여기저기서 의지를 불태운다.

 

나라의 판이 바뀌었으니 몸의 판도 이참에 바꾸겠다는 어느 보좌관님의 배둘레를 보고 속으로 피식 웃었다. 수년째 뵙고 있는 이 분은 키도 키지만 매년 인바디 측정을 하겠다고 주 1회 프린트를 해 가시기를 12개월 열심히 해가다가 세자리 숫자가 두 자리 숫자로 넘어가기 일보직전에 다이어트를 포기하고 사라지기를 반복 중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6월이 되자 다시 나타나서 여야교체에 따라 본인몸 판갈이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이상한 이론을 설파하고 인바디 결과지를 프린트한 후 퇴장하셨다. 역시 체중은 세자리 숫자이다. 과연 올해는 어쩌면 해피엔딩?

 

해마다 결심하는 다이어트올해는 성공할까?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더니 전국 수석을 했더라는 특급 수험생의 뻔한 인터뷰 내용처럼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했더니 살이 쭉쭉 빠지더라는 그 많은 유투버들의 체중감량 감동서사는 왜 화면 너머에만 있는 건데?! 우리도 해봐서 안다. 저녁식사만 생략하는 것도 간헐적 단식의 원칙대로 16시간 금식하고 8시간 안에서만 먹는 것도 날마다 5km씩 꾸준히 달리는 일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우리는 안다. 러닝화 언박싱을 한 날은 때마침 비가 와서 로드러닝을 방해하고 간헐적 단식 개시하여 23일 잘하나 싶었는데 거절 불가능한 와인 번개모임 공지가 뜬다. 이번 한 주는 저녁식사 생략의 한 주를 보낼거라고 굳게 다짐한 후 귀가해 보면 그 날은 꼭 친정 어머니께서 갓 담은 새김치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가신 날이다.

 

우리의 일상이 늘 먹고 마시고 굶고 덜 먹고 빼고 또다시 찌고의 반복이기에 이 일상생활을 엄격한 규칙과 금기로 제어한다는 것은 얼마나 비인간적이고 건조하며 노잼이며 살벌한가? 이 모든 것이 자유의지의 내재적 허약함 덕분이겠지만 그래서일까? 보톡스 열풍의 딱 그 강도와 유행속도로 요즘 가장 핫한 의료계의 키워드는 의정갈등 봉합이 아닌 위고비인 듯하다. 의사 면허만 가지고 있으면 전문분과 상관없이 어느 병의원에서든 주사처방이 가능하다. 그래서 집앞 정형외과에도 길건너 이비인후과에서도 위고비 개시광고판을 내걸었다. 무릎통증도 비만으로 인한 것이고 수면중무호흡증도 과체중으로 인한 것이다. 위고비든 위고비 열풍에 밀려 대중들의 선택지에서 더더 후순위로 밀려날 게 뻔한 비만한약이든 결국에는 먹는 양을 조절해 준다는 최종 목적지는 동일하다. 먹느냐? 굶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먹어야 살도 빼고 건강도 유지하며 치매 없이 장수하다가 죽는단 말인가?

 

01어떻게 먹을 것인가_2022년11월.jpg

 

어떻게 먹을 것인가(캐롤린 스틸, 메디치, 202211)

- 음식은 자아의식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어서 사실상 서로 분간하기 힘들다. 음식 문화는 삶의 핵심에 자리한다. 음식은 삶의 본질이자 삶의 깊은 은유다.

- 전통적인 음식 문화가 계속 해체되는 지금, 곧잘 속아 넘어가는 대중에게 판매할 식이법이 있다면 누구에게든 기회는 열려 있다.

- 삶의 우주적 측면과 길들여진 측면을 음식만큼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은 없었다.

- 영양학은 비교적 새로운 분야로, 앞서 보았듯 지난 세기에는 유명 인사나 돌팔이 의사, 괴짜 및 식품 산업이 지배해왔다.

- 그동안 우리가 식품 및 다이어트 산업이 퍼뜨리는 유행에 곧잘 속아 넘어가며 희생양에 머물던 시대는 끝났다.

- 인간과 인간을, 인간과 세상을 이어주는 물질인 음식은 궁극적인 시간 기록기다. 삶의 우주적 측면과 길들여진 측면을 음식만큼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은 없었다.

 

02그레인브레인_2023년1월.jpg

 

그레인 브레인(데이비드 펄머터, 시공사, 20231)

- 얼마 전부터 연구자들은 뇌 질환을 비롯한 모든 퇴행성 질환의 밑바탕에 염증이 자리잡고 있음을 알게 됐다. 염증은 그저 무릎을 시큰거리게 만드는 원인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라 뇌 퇴행 과정 자체와도 관련이 있다.

- 식생활과 운동은 우리 몸의 타고난 염증 관리 메커니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 셀리악병 환자들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오랫동안 침묵 속에 가려져 있었던 글루텐의 진정한 위험을 확대해서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 나는 사람들이 글루텐이 가득 든 탄수화물을 폭식하는 것을 보면 마치 그 사람들이 담배를 피워 물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글루텐은 우리 세대의 담배라 할 수 있다.

- 치매 외에 다른 신경학적 문제도 지방 섭취 저하, 특히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와 관련이 있다. 어쩐 일인지 우리는 지방을 먹으면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이것이 심장마비와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고 믿게 됐다.

- 복부지방이 많아질수록 두통의 위험도 커진다. 체중감량, 글루텐 제거,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 건강한 혈당 균형 관리 등으로 염증의 근원을 줄일 수 있다면 두통을 통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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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약이 아닙니다(조슈아 월리치, 눌와, 20238)

- 식사와 건강의 관계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은 의과대학에서 배우는 학문과 다르다. 의학과 영양의 공통분모는 생각보다 훨씬 적은데도 두 학문의 근본적인 차이를 모르는 의사들은 자신의 능력을 넘어 말도 안 되는 책을 수없이 쓰고 출판한다.

- 의료는 대체로 체중 및 체중감량에 초점을 맞춰 건강과 웰빙을 정의하는체중 규정접근법을 따른다. 그러면 결국에는 건강한 체중이라는 좁은 정의에 들어맞지 않는 사람을 차별하게 된다.

- 건강과 영양은 본질적으로 사회경제적 문제이자 특권의 문제다. 건강은 도덕적 책임을 묻는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 체지방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더라도 체중감량이 곧 정답이라거나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 전체 식품군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식사를 건너뛰는 방법은 건강에 결코 좋지 않다. 의도적으로 체중을 조절한다는 맥락에서도 이런 행동은 해롭다.

- 알카리성 식이요법으로 암을 치료한다는 식의 영양 헛소리를 보면 몹시 화가 난다. 이런 주장은 암에 걸린 사람의 공포와 불안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우리가 정면으로 비판해야 하는 헛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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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존엄사(비류잉, 글항아리, 20247)

- 나는 2014년에 일찌감치 나카무라 진이치의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를 읽었다. 나카무라가 권장한 것은 의료사가 아닌 자연사다. 자연사의 실질적인 상태는 아사와 탈수다.

- 단식으로 생을 마감하는 일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만큼 비참하지 않다. 병원에서 의료사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 환자는 음식은 안 먹어서 죽는 게 아니라 죽음을 목전에 두고 소화 흡수를 못 해서 안 먹는 것이다.

- 고형 음식을 완전히 끊은 지 엿새째 되는 날, 어머니는 눈에 띄게 앙상하고 쇠약해졌다. 진정제를 놓기 전날 저녁,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생전 장례식을 치렀다.

- 어머니는 수목장 자리가 아버지로부터 멀면 멀수록 좋겠다고 말하곤 했다. 다음 생에 아버지를 만나지 않는 게 가장 큰 소원이라는 점은 우리 가족 모두 확실히 알고 있었다.

- 미국 완화의료학회 전 이사장이자 국가존엄사센터의 이사를 맡고 있는 티머시 퀼은 자발적 식음 중단: 죽음을 앞당기기 위한 자비롭고 광범위한 선택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단식을 통한 존엄사는 일반 국민에게 널리 적용 가능하지만 좀처럼 공론화되지 않은 존엄사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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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을 태우는 몸(지미 무어, 에릭 웨스트먼, 라이팅하우스, 20255)

- 케톤 상태는 극저탄수화물, 중단백, 고지방 식사를 했을 때 발생하는 대사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인체의 주 에너지원이 포도당에서 케톤으로 바뀐다. 케톤 상태는 몸이 지방을 태우는 상태이다.

- 탄수화물의 해악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지방을 끔찍이 무서워하도록 만든 결과, 의도치 않게 비만과 만성질환이 증가했다.

- 케토제닉 다이어트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케톤 상태에 도달해 유지할 수 있을 만큼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 금식을 하는 동안에는 몸이 굶주림에 반응해 케톤 생산을 증가시킨다. 간헐적 단식은 체중과 건강을 최적화하기 위한 강력한 전략이 될 수 있다.

- 파킨슨병의 기전은 알츠하이머병의 기전과 거의 유사하므로 파킨슨병 역시 식단으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 흥미롭게도 많은 정신 질환이 뇌가 아닌 장에서 비롯된다는 이론이 제시되고 있다. 장 건강이 나쁜 것은 탄수화물이 많은 곡물 위주의 식단, 항생제 남용, 흔히 복용하는 일반의약품, 심지어 출생 시 엄마의 장 상태 때문일 수 있다.

 

몇 년 전, 어딘가에 투자를 잘 해서 예상 외의 수익이 생겼다며 제자 한 명이 청담동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다. 고급진 분위기도 모자라 모든 서비스에까지 고급스러움을 제공해야 한다는 무게감을 모든 직원들이 머리에 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면 그건 그런 장소에 자주 가 보지 않은 나의 타고난 촌스러움 때문일 것이다. ‘맛있다, 멋있다, 최고다?’라는 느낌보다는 재밌다, 새롭다, 이거 좀 웃기는 포인트다!’라는 기분이 지속되었다. 직원교육용 메뉴판 설명 원고가 하드커버로 제작되어 식당 내 어딘가에 쌓여있을 게 분명해 보였다. “이 요리의 제목은 남도에서 불어오는 계절의 하모니입니다. 제주 청귤로 마리네이드한 흑산도 홍어 그리고 고흥 참숯으로 24시간 훈연한 해남 유기농 돼지 항정살 같이 내어드립니다. 여기에 땅속에서 3년간 저온숙성시킨 해남 묵은지와 강화도 명이나물 페스토를 곁들이셔서 한입에 드시길 권해드립니다. 저희 0식당만의 삼합의 새로운 해석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메뉴가 나올 때마다 이 설명을 다 들어줘야 하는 건가?’라는 걱정이 되었지만 코스 중반이 넘어가니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처음의 그 긴장감은 자연스럽게 느슨해졌다. 후배 덕분에 누린 이 호사스런 경험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음식이 아닌 파인다이닝이라는 문화를 맛 보았던 날!!

 

()을 제대로 아는 한의학의 예방의학적 가치의 재평가 절식

위고비 없이도 단식이나 체중감량을 위한 식이요법을 잘 해내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비약물적 혹은 자연의학적 그 무엇이라 불리워도 결국은 먹는 방법에 대한 고전적 실천과 도전적 시도, 그리고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이론과 그 결과에 대한 비교분석이 개별적으로 혹은 집단적으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이뤄지고 있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은 한의사들이 건강유지, 체질개선, 식이요법 지도에 강점을 가졌던 시절 나름 유행어였다. 이제는 어느 돌솥밥집 오픈주방 유리벽에 밥이 보약이다라는 글귀를 보았을 때와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단어랄까? “음식 조절로 체질 감별이나 해 주는 게 어디 의사냐?”라는 한의사에 따라붙는 따가운 폄하의 시선을 극복하고 식()을 제대로 아는 한의사들이야말로 대중에게 예방의학적 가치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다는 재평가가 절실한 때이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이 식()을 제대로 안다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우주라는 무거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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