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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16일 (수)

대법원,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은 합법”

대법원,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은 합법”

한의사 면허 정지시킨 복지부 처분은 위법, 보건복지부 상고심 기각
뇌파계 사용, 한의사면허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홍주의 회장 “다양한 현대진단기기 적극 활용,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

한의사가 한의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초음파 진단기기는 물론 뇌파계를 사용하는 것은 합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8일 파킨슨병과 치매 등 신경계 질환을 진단하는데 있어 뇌파계를 사용한 한의사 이 모 원장의 한의사면허 자격을 정지시킨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최종 판결했다. 소송 제기 이후 11년 만이다.

 

대법원9.jpg

 

이 사건은 한의사 이 모 원장이 2010년 9월경부터 11월까지 ‘뇌파계를 사용해 파킨슨병과 치매를 진단하고 한약으로 치료한다’는 의료광고를 낸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을 면허 외의 의료행위로 판단하면서 2012년 4월 한의사면허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내림으로써 시작됐다.

 

이에 이 모 원장은 2012년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한의사면허 자격정지 3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2013년 10월 31일 서울행정법원 1심 재판부는 이 모 원장의 청구를 기각하고 보건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뇌파계는 신경계질환, 뇌질환 등을 진단하는 데 사용되고, 그 기능과 사용 방법 등을 고려하면 뇌파기기와 관련된 교육을 충분히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한의사가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3년 후 열린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2016년 8월 19일 서울고등법원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소송비용 중 일부를 보건복지부 측이 부담하라고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한의원에서 뇌파계를 파킨슨병, 치매 진단에 사용한 행위는 한의사로서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의료기기 용도나 작동원리가 한의학적 원리와 접목돼 있는 경우 등 한의학 범위 내 있는 의료기기 사용에 대해서는 이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단지 의료기기 등의 개발·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한의사가 해당 의료기기 등을 진료에 사용하는 게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한 것이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3심 재판부인 대법원은 ""한의사의 해당 의료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규정이 있는지, 진단의 보조수단으로 사용하게 되면 의료행위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수준을 넘어서는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지, 전체 의료행위의 경위·목적·태양에 비춰 한의학적 의료행위의 원리에 입각해 이를 적용 내지 응용하는 행위와 무관한 것임이 명백한 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또 "원심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법원이 이번에 최종심을 통해 한의의료기관에서 한의사가 파킨슨병, 치매 진단을 위해 뇌파계를 사용하는 것은 결코 한의사 면허정지 취소 처분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향후 초음파 진단기기와 뇌파계 등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학적 원리에 따라 활발히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대법원4.jpg

 

이날 대법원 판결 현장에는 대한한의사협회 한홍구 부회장(법제 담당)과 정 훈 법제이사가 참석해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이 합법하다는 쾌거의 순간을 함께 했다.

 

이 같은 판결이 내려지기까지는 당사자인 이 모 원장과 대한한의사협회의 철저한 대처가 주효했다. 한의협은 승소 판결을 이끌어 내기 위해 이와 관련한 탄원서 제출 및 성명서 발표를 비롯 근거 자료를 지속적으로 제시해 왔다.

 

이와 관련 한의협은 탄원서 제출을 통해 “의사단체들은 한의사는 뇌파계 진단기기를 사용해서는 안 되며, 사용할 지식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본인들의 이권을 지키기 위한 편협한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한의사들도 한의대 교육과정 중 진단학 관련 과목, 각 전공과목내 뇌질환 관련 부분에서 뇌파계의 원리와 측정방법, 응용방법 등을 교육받고 있고, 한의사국가시험에서도 평가하고 있어 뇌파계를 사용할만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대법원 판결(2022.12.22.선고, 2016도21314)에서 제시한 ‘한의사의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새로운 판단기준에 따라서 이 사건의 뇌파계 진단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하지 못한다고 볼 어떠한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과 관련 홍주의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사의 뇌파계 사용과 관련해 대법원이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준 것에 대해 전국 3만 한의사 회원들을 대표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이어 “현대 진단기기는 한의학의 과학화와 현대화에 필요한 도구이자 문명의 이기이며, 이를 적극 활용해 최상의 치료법을 찾는 것은 한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또 “이번 판결을 계기로 대한한의사협회 3만 한의사 일동은 초음파와 뇌파계 등 다양한 진단기기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보다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한의약 치료로 국민건강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법원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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