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Korean Medicine이 생소한 국제사회 관심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
전통의학 간 경쟁 심화되는 상황서 한의학의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는 필수적
김태우 경희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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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메디신 편집장인 마타 한슨(좌)과 김태우 경희한의대 교수(우)가 독일에서 열린 아시아전통의학회(ICTAM) 학회장에서 아시안 메디슨 한의학 특집호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caption]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인문사회과학 분야 국제저널인 아시안 메디슨이 한의학 특집호를 발간했다. 이번 특집호의 초청 편집장을 맡은 김태우 경희한의대 교수는 다양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주제들을 부각시켜 한의학이 흥미로운 연구 테마임을 알리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김 교수로부터 이번 아시안 메디슨의 한의학 특집호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1. 아시안 메디슨의 한의학 특집호가 실리게 된 경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IASTAM(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에서는 3~4년에 한 번씩 국제학회인 ICTAM(International Congress of Traditional Asian Medicine)을 주최하는데 2013년 산청에서 열린 학회가 바로 제8회 ICTAM입니다. 이 학회를 통해 아시안 메디슨 관계자들이 한국 한의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고 특집호 주제 중 하나로 한의학을 선정하게 된 것입니다. 편집장인 마타 한슨(Marta Hanson) 교수(존스홉킨스대학)가 저와 일리 우 교수(미시간 주립대)를 초청 편집장으로 초대했고 이후 본격적으로 투고를 받아 심사 및 수정을 통해 이번 특집호를 준비하게 된 것이죠. 마지막에 일정이 좀 촉박했지만, 이번에 독일에서 열린 제9회 ICTAM 학회기간(8월 6일~12일) 이전에 마무리해 회원들에게 배부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해 최종 수정 및 편집 작업을 거쳐 출판하게 됐습니다.
2. 이번 특집의 방향과 주안점은 무엇이었습니까?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한국 한의학에 관한 영어 저술은 다른 여타의 아시아 전통의학(아유르베다, 티벳의학, 중국의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 일본의 캄포의학, 대만의 중의 등)에 비해 존재감이 미약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영어로 출간되는 이번 한의학 특집호에서는 다양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주제들을 부각시켜 한의학이 흥미로운 연구 테마임을 한국 밖의 연구자 및 독자들에게 알리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역사학 인류학 관련 연구논문뿐만 아니라 ‘향약집성방’, ‘승정원일기’, ‘동의수세보원’, ‘우잠잡저’ 등에 대한 영어 번역 및 주석을 게재해 한의학이 훌륭한 연구 자원들을 가지고 있음을 부각시키고자 했습니다.
3. 특집호에는 어떠한 내용이 실렸나요?
이번 아시안 메디슨 한의학 특집호는 편집장의 개요 글과 연구 논문 4편, 번역·주석 섹션의 글 4편, 그리고 한의학 현장에 대한 필드 노트 1편으로 구성됐습니다. 먼저 편집장 마타 한슨(Marta Hanson)의 개요 에세이에서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영어로 출판된 한의학 관련 저술을 전체적으로 개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체적인 소개와 이번 특집호에 실린 글들을 연결하고 한의학 연구의 의미를 논하고 있습니다. 그의 에세이는 ‘비록 중국에서 출간된 의서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한국과 같은, 중국 밖에서도 동아시아 의학의 다양한 경향에 대한 적극적인 재해석과 재구성 진행되었으며... 다양한 의료실천이 특징적 지역적 역학과 의료체계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구 논문으로는 먼저 미국 미시간 대학의 일리 우의 동의보감 연구가 첫 번째 논문으로 게재됐습니다. 한의학의 대표적 의서라고 할 수 있는 동의보감에 대한 연구를 통해 여타의 동아시아의학과도 차별화되는 한의학의 특징적 경향을 저명한 외국 학자가 논하고 있다는 것은 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의 제임스 플라워스의 석곡 이규준에 대한 논문이 실렸습니다. 석곡의 ‘부양(扶陽)’이 의학적 의미를 넘어 사회적, 역사적 함의를 가진다는 것을 논하고 있습니다. 근현대 한의학의 대표적 의가 중 한 명인 석곡에 대한 연구를 벽안의 연구자가 집중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학술지에 논문을 게재 한 것 또한 한국 한의학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해방 이후 한국 한의학 병명의 변화를 통해 한의학의 근현대사를 조명하고 있는 이태형 박사의 논문과 다음으로 한국 한의학의 학파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를 논하고 있는 제 논문이 마지막 연구논문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4. 인문사회과학 영문저널에 한의학 특집이 실린것이 처음인 것으로 아는데 이번 특집의 의의는 무엇입니까?
인문사회과학 연구는 한의학의 역사와 의서 그리고 현장에서의 의료실천의 실제를 다루기 때문에 한의학의 여타 동아시아의학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편집장 마타 한슨과 일리 우, 제임스 프라워스와 같은 외국의 연구자가 한의학 연구에 참여하고 Korean Medicine이라는 주제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한국 한의학의 위상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국제학회장에서 만나는 연구자들조차 Korean Medicine이라는 용어의 생소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아시안 메디슨 특집호를 통해 Korean Medicine이라는 용어와 그 내용이 국외의 더 많은 청중들에게 노출되고 많은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5. 특집을 준비하면서 느낀점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에 다양한 논문들을 투고 받았습니다만 편집자들과 논문 심사위원들의 높은 심사 기준 때문에 더 많은 논문들이 게재되지 못해 아쉽습니다.
6. 앞으로 이러한 성과를 더 많이 내려면 한의계가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십니까?
한의학에 관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는 한의학 의서, 인물, 지역 내에서의 역사적 변화, 그리고 지금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료실천을 다루기 때문에 연구의 ‘국적’이 분명합니다. 외국인들에게 특히 한국 한의학을 어필할 수 있는 연구가 될 수 있습니다. 국제무대에서 각 국가의 전통의학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한국 한의학을 위해 인문사회과학적 연구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적을 꼭 내세우자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동아시아 전통의학 하면 중의학만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지양돼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각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아시아의학들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동아시아의학 전체 커뮤니티의 건강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학계에서는 양질의 연구자들이 더 많이 양성되고 전체 한의계에서도 그러한 연구 방향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를 고대합니다.
7. 이번 특집을 계기로 앞으로 기대되는 점이 있으신가요?
이번 특집호 준비 과정은 연구주제로서의 한국 한의학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한 기회였습니다. 같이 준비한 편집자, 연구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 주제로서의 한의학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기회가 더 많이 만들어져서 한의학이 국내외의 더 많은 청중들과 대화하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