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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김기옥 원장

김기옥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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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필요로 하는 연구냐, 개원가가 필요로 하는 연구냐?



한의사들의 염원을 담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지난 1994년 첫 발을 내딛었다. 6년이 흐르고 있는 현재 한의학연구원에 대한 회원들의 기대 또한 남다르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개원가에서 필요한 연구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한의 개원가의 필요성보다는 국민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에 나서야 하는 연구원의 고민도 있다. 한의학연구원을 책임지고 있는 김기옥 원장을 만나 향후 연구개발 방향을 물어 보았다. <편집자주>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 소속으로 한의사 연구원 30명을 포함해 정규직·비정규직 포함 2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며, 올 한해 예산 345억원(건축예산 등을 제외한 인건비 포함 연구비용은 180억원 정도)을 운용해 한의학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는 대덕연구단지 내의 한국한의학연구원(KIOM).



지난 1994년 강남구 청담동에서 한국한의학연구소로 출범했던 국책 연구기관이 16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국책 유일의 한의학 연구개발 메카인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성장해 있다.



KIOM은 현재 침구경락, 한약재와 한약제제, 만성 난치성 질환 치료, 체질기반 맞춤의학, 한약 EBM, 한약 효능 강화, 한의학 지능형 정보체계, 한약처방의 안전성 연구 등 한의학과 관련된 폭넓은 분야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체질맞춤의학을 목표로 수행하고 있는 ‘이제마프로젝트’와 당뇨 합병증, 뇌혈관질환, 항암 연구 등은 KIOM의 중점 연구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한의사 출신의 원장이기에 더 큰 책임이 부여



그리고 이 중심에 한의사 출신의 김기옥 한의학연구원장이 있다. 무엇보다 수장이 한의사이다 보니 수십년 동안의 임상경험을 통해 개원가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 임상에서 곧바로 적용 가능한 연구를 차분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한의사 출신이기 때문에 한의사들이 필요로 하는 연구를 할 수 있다는게 큰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협소한 시각으로 방향성을 잡다 보면 오히려 비한의사 출신의 원장이 지닐 수 있는 넓은 시야를 놓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김기옥 원장은 한의사 출신의 수장이 갖는 단점을 행정 관리의 취약성으로 꼽았다.

“아무래도 한의사 출신이다 보니 행정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구원은 다양한 경력과 여러 분야의 전문가 200여명이 근무하는 작지 않은 조직입니다. 이같은 조직을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또한 원장이 한의사건 아니건 KIOM 자체가 갖는 강점과 약점도 있다. 강점은 더 키워 역량을 배가시켜야 하겠지만 약점은 당장 개선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한의학 중심의 다학제 연구 풍토 정착되고 있어



KIOM의 강점으로는 학문간 융·복합 연구가 필수인 상황에서 다학제 연구가 정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의학·의학·약학·생물학·화학 등 다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의학을 중심으로 공동의 목표를 갖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처럼 연구인력들이 어느 정도 다학제 공동 연구 체계를 갖춘 것과 달리 연구시설 인프라는 아직도 부족하다. 이와 관련 김기옥 원장은 ‘임상시설’의 미비점을 지적했다.



“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 연구 결과물에 대한 임상 적용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연구원에는 임상시험시설이 없어서 연구결과물을 실제 적용하여 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중국 중의과학원의 경우에는 연구시설 외에도 6개의 병원을 갖추고 있어 연구원들이 다양한 시설을 이용해 깊이 있게 연구하고, 그 결과물들에 대해 임상시험을 하여 근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것에 비한다면 우리의 연구시설 인프라는 아직도 부족한 현실입니다.”



분명 내부적으로 겪는 어려움은 인력, 설비, 인프라 등 어느 한 두가지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의 개원가에서는 한의학연구원의 역할에 적지 않은 아쉬움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개원가에서 적용 가능한 한의약 연구개발(R&D)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기옥 원장은 그런 지적은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과 개원가간 간극 존재할 수밖에 없어



“저도 연구원에 몸담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기관장으로서 아쉬운 부분은 연구원과 개원가간의 간극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연구원은 아시다시피 정부출연 연구기관입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출연연의 연구는 기본적으로 민간에서 진행하기 어려운 기반연구나 대형연구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즉, 국가가 꼭 필요로 하며, 예산은 투입되지만 들어간 만큼의 돈을 벌 수 없는 연구들(경락경혈 및 진단의 표준, 침의 규격 확보 등)을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개원가의 요구와 직접 맞닿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보다 한의 개원가와 연계하기 위한 노력에 소홀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연구원 내에는 저명한 한의대교수 및 개업의들이 연구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분들과 머리를 맞대 개원가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를 더욱 많이 연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김 원장은 또 일선 개원의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들이는 등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 ‘신동의보감프로젝트(가칭)’를 준비 중이며, 향후 표준화 연구의 피드백(feedback) 또한 한의사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블로그나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그는 안면홍조증, 안구건조증 등 KIOM의 연구결과물들이 개원가와 공유돼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을 나타냈다.



“한의학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이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한의치료기술의 기전이나 효능을 확인하는 연구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연구원에서는 기본적으로 연구결과가 나오면 언론 및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히 안내합니다. 또한 더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연구자들과 직접 접촉할 수도 있고, 직접 접촉하는 부분이 꺼려지면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 어디에라도 글을 남겨 주시면 의견을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꼭 연구를 해보고 싶으나 개원가 현실에서 직접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비 분담을 통해 연구원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동 소유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결과 공유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개원가에서 한약의 간독성 내지 안전성 분야에 대한 연구를 많이 진행하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에 대한 연구 강화 계획도 밝혔다.







1가지 한약 처방 안전성 연구에 1억여원 소요



“우리 연구원에서는 몇 년 전부터 십전대보탕이나 오적산 등 한약의 주요 처방에 대한 안전성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안전성평가연구소에 의뢰하여 1차적으로 25가지의 다빈도 한방처방의 안전성을 검증 중입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예산이 소요됩니다. 1개의 처방에 1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상황입니다. 간독성 문제도 계속해서 자료들을 축적해 나가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발효한약을 개발, 보급함으로써 간독성을 줄이고 안전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는 연구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김 원장은 또 일부 제기되고 있는 지적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즉, 연구원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들이 한의 개원가보다는 약국 등에서 더 소용성이 있는 것들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다.



“한의학연구원의 연구개발이 약사들에게나 도움이 될 뿐이라는 부분에는 결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도 약이나 기능성제품 개발을 두고 이런 의견이 나온 것 같은데, 제약이 차지하는 부분은 연구원 연구 프로젝트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연구원에서는 다양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진단과 처방의 표준화, 한의약 원천기술 개발, 한방진단기기 개발은 물론 개발된 처방의 공유와 개업가의 비방이나 아이디어들을 반영하여 연구개발에 나섬으로써 한의학의 발전과 개원가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임상경험 풍부한 한의사가 절실히 필요하다



개원가와의 연계 연구를 위한 방안으로 임상경험이 풍부한 한의사를 충원하고자 하는 계획도 밝혔다. “연구실을 리드할 수 있는 우수한 중견 한의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연구원에서는 연구능력이 뛰어난 중견 우수 한의사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연구능력이 있고 한의학의 미래를 위해 도전하고자 하는 중견 한의사 분들의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능력있는 한의사들이 대거 참여하여 효과적인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임상센터의 설치가 필수입니다. 이를 위해 한의계에서도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김 원장은 특히 10, 20년 후의 의학 추세는 시스템 바이올로지(System Biology)를 기반으로 한 ‘통합의학(Complimentary medicine)’이 대세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시스템 바이올로지는 서양 의료체계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즉, 생체를 복잡한 네트워크로 구성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생물학의 조류다. 이런 면에서 시스템 바이올로지는 인체 전체를 보는 한의학적관과 어느 정도 상통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한의학이 서양의학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이같은 현대과학적인 흐름을 정확히 읽고,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해 나가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립 16주년을 맞고 있는 KIOM은 이같은 통합의학의 시대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 것인가. 현재 KIOM의 중장기적 목표는 한의기술 표준체계 확립과 한의기반의 원천기술 개발, 다양한 한의임상 연구기반을 확보하는 것이다.



“원천기술을 개발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연구원은 향후 5년 내로 피 한 방울로 사상체질의 바이오마커를 찾아내 사상체질을 분석하고, 경락·경혈·기에 대한 단서를 찾아내어 한방 진료가 의학이론을 통해 어떻게 과학적으로 효과가 발현되는가를 입증해 낼 것입니다. 이 뿐만이 아니라 이제는 그동안 축적된 한의학 연구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외 전통의학계를 선도하는 핵심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각오를 새롭게 다질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성급하게 성과물만을 독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원자력 분야의 경우도 50여년의 내공을 쌓은 끝에 이제야 비로소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비록 연구원의 역사가 16년이라고 하지만,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00년 중반부터입니다. 그간은 연구 기반을 튼튼하게 닦아 놓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기반을 활용하여 이제부터는 서서히 성과물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KIOM, ‘통합의학’ 여는 새로운 장을 만들 것



김 원장은 그동안 느끼고 경험해온 사실을 바탕으로 한의학의 근본적인 원리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 근거를 마련하여 ‘통합의학’의 새로운 장을 KIOM이 여는데 매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노벨의학상’을 탈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혼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도 내비쳤다.



“지난 23년간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한의학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느냐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그 실마리를 어떻게 찾아 현대의학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빛낼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게는 큰 화두였습니다. 그동안 개업의로써 대학, 학회, 협회에서 나름대로 활동하며 노력해 보았지만 한계가 분명히 있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이후에 도달한 결론은 한의계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은 바로 한국한의학연구원 뿐이라는 것입니다.”



>>>>>> 김기옥 한국한의학연구원장



충북 청주고 졸업 후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나와 동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한 동국대·대전대·경원대 한의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한데 이어 서울 관악구한의사회장, 대한의료기공학회장, 베가진단학회장,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 등을 지냈다.

▷주량 및 흡연: 소주 3잔, NO 흡연 ▷좋아하는 노래: 윤태규의 ‘마이웨이’ ▷기억에 남는 영화: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즐겨 읽는 책:아름다운 마무리(법정스님), 100년후(조지 프리드먼) ▷최근 여행지: 제주도 올래길 ▷좌우명: 차선은 없다. 최선이 있을 뿐이다 ▷가족 관계: 전업주부인 아내와 대학원생 딸(벼리)과 대학생 아들(명섭) ▷시간이 날 때는: 주로 테니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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