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
“한의학은 내가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입니다. ‘엄마는 할 줄 아는 게 환자 보는 것밖에 없다’는 딸의 핀잔을 들어도 세상 일에 서툴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나 스스로 몰입이 제일 잘 되는 때가 바로 진료실에서 환자를 돌볼 때입니다.”
한의학으로 세상을 보고, 한의학을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는 송현주 원장(마산 송한의원). 그는 현재 경남여한의사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여러 동료들과 힘을 모아 우리 주위의 불우한 이웃을 돕고, 적극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한의사의 모습을 심기 위해 선택한 그만의 삶의 방식이 한 조직을 이끌게 한 셈이다.
송 원장이 경남여한의사회장으로서 소외된 이웃들과 소통하는 방법은 의료봉사다. “과거에는 많은 수의 환자들을 진료하는 것을 중시했다면, 이제는 많은 수가 아니더라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봉사로 내실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의료봉사는 서로간의 정성(精誠)과 진심(眞心)이 어우러지는 따뜻한 교감의 공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경남여한의사회는 경남 고성군 여성농민회와 연계해 매년 의료봉사를 하고 있다. 벌써 15년째다. 그렇다 보니 이제 의료봉사는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끼리 반갑게 해후하는 만남의 장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또 3년 전부터는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거주하고 있는 보호시설을 방문해 엄마와 같은 멘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아이들의 시린 가슴에 맞춘 따스한 의료봉사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김해시의 여한의사들은 매년 네 차례에 걸쳐 방주원, 동광육아원 등의 보호시설을 방문해 아이들의 아픔을 보듬고 있다.
“봉사는 내가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만이 아닙니다. 오히려 봉사는 스스로를 많이 배우게 하고 성장해 가도록 합니다. 봉사 현장에서 느꼈던 점들은 대부분 진료실에서 환자를 대할 때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외국인의 건강을 위한 배려에도 소홀하지 않고 있다.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의료봉사에 적극 참여한 것은 물론 국내 거주의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건네고 있다.
창원시 여한의사들은 매주 일요일마다 중국,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 말레이시아 등지의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무료진료에 나서고 있다.
“의료봉사에서 느끼는 점은 세상에는 정말 공짜가 없다는 점입니다. 내 것을 누군가에게 나눠주면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 또 다른 무언가로 돌아오게 되어 있는 것이 바로 봉사입니다.”
경남여한의사회는 봉사 외에도 동료 선·후배간 돈독한 유대를 맺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과 새내기들에게 선배들의 임상 정보를 나눠 주는가 하면, 경남한의사회의 각종 사업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송 회장은 요즘처럼 경영이 어려울수록 스스로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환경 변화가 아닙니다. 우리 내부를 돌아보고, 반성하고, 진리를 보고, 진심으로 무엇을 한다면 아무 걱정할게 없을 것입니다. 세상의 많은 직업 중에 내가 이 일을 하게 된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고, 여기에 내 것을 조금 버리고 양보하면 바로 사회로 환원하는 봉사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긍정의 마음을 갖고 진료에 나설 때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학문이 너무 모호하고 명쾌한 답이 없어 한 때는 혼돈에도 빠졌었지만 그래도 한의학은 그에게 행복의 전령사다.
“그런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많은 학회에 가입과 탈퇴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주위의 권유나 인기에 편승해 한의학을 선택한 것이 아닌 한의학 그 자체를 좋아해 이 길을 걸은 것이라 지금의 내가 있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어느 한 순간 내가 부족해서 한의학의 실체를 과소평가하게 됐다는 것을 깨달은 후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긴 호흡으로 한의학을 바라보게 되면서 거듭 한의학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설령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세상을 바꿀 방법은 나 이외에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 없다는 그.
“오늘 나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최고의 삶 아닐까요. ‘행복의 열쇠는 성공이 아니라, 성공의 열쇠는 행복’이라는 말을 마음에 새겨 보세요.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에 불안해 하지 말고, 오늘도 진료실을 밝은 마음으로 환하게 밝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