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계, 단기 컨설턴트의 탄력적인 운영 검토 ‘필요’
세계보건기구(WHO)와 한의계의 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3
WHO에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고용이 존재합니다. 무급에서 종신고용까지 있으니 그 사이에 있는 세부적인 고용 형태는 무수합니다.
이번에 말씀드릴 WHO와 한의계의 인적 교류 활성 방안은 WHO에서 운영하는 단기 컨설턴트(Short term consultant·이하 STC) 제도입니다. STC는 WHO에서 전문가와 체결하는 계약의 일종으로 이와 관련된 일반적인 사항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서울대 보건대 사례를 위주로 한의계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보고, 식품안전정보원의 사례를 통해서 제도의 탄력적 적용 범주를 가늠하겠습니다.
WHO 내부자료에 명기된 STC의 정의, 조건, 역할, 기간 및 보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정의에 따르면 “컨설턴트는 한 분야의 전문가로 임시 고용의 형태로 기술적 자문을 제공한다”라고 합니다. 계약 성립의 조건으로는 “컨설턴트는 WHO 직원이 일반적으로 보유하지 않은 기술이나 지식을 갖고 있으며, WHO 입장에서 지속적 고용이 필요하지 않은 분야의 임무를 수행한다”라고 명기합니다. 수행하는 역할은 “해당 전문 분야의 문제 분석, 프로그램 평가, 세미나·연수 운영, 회의 자료 준비 등의 구체적 결과물 도출을 임무로 한다”라고 기술하고 있으며, 고용 기간은 “일정 위임 사항에 따른 STC 채용은 일반적으로 2년을 초과할 수 없다”라고 합니다.
이렇게 STC로 계약된 전문가는 어느 정도의 보수를 받게 될까요? 다음 표는 UN 선정 1일 전문가 비용입니다.
박사급 전문가와 계약을 한 달 체결한다고 가정하면 20일×300 ~ 490 USD = 6000 ~ 9800 USD 입니다. 여기에 그 전문가가 해외에서 근무하게 되는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해당 도시의 일비를 지급하게 되어 있습니다. 사무처 소재 필리핀 마닐라의 경우라면 일비 230 USD×20일 = 4600 USD를 위의 전문가 비용에 추가하여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이론대로 소정 금액을 받는다면 그 전문가는 WHO 정규직원보다 많은 금액을 받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론과 현실은 차이가 있듯이 이어지는 사례에서 곧 이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경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사례로 넘어가기 전에 계약 체결 과정에 대해서 잠시 말씀드립니다. 해당 부서에서는 본 계약의 배경과 필요성 그리고 위임 사항이 포함된 내부 기안문을 작성합니다. 아울러 결재를 위해서는 2인 이상의 후보를 고려하였고 이 중에 특정 사유에 따라 해당 전문가를 선정했음을 명기해야 됩니다. 이의 결재가 완료되면 관련 서류를 전문가에게 보내서 계약을 체결합니다. 계약 체결 절차가 대부분 해당 부서 내부에서 진행되기에 부서원·부서장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또한 전문가는 상대적 비교우위가 있는 편이 계약 진행에 수월합니다.
서울대 보건대 사례는 정부 지원금과 전문가 선정의 연계성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보건복지부에서는 WPRO에 매년 일정 금액을 ‘자발적기여금’ 형태로 지원합니다.
- WPRO 여러 부서에서는 사업 제안서를 제출합니다.
- 우리나라 기여금 중 일부가 보건재정과 사업비로 배정됩니다.
- 보건재정과는 서울대 보건대 OOO 교수님과 협력의 토대를 구축합니다.
- 이에 보건재정과는 해당 교실의 연구원을 STC로 요청합니다.
위 사례의 연구원은 WPRO에서 총 9개월 동안 STC로 근무하며 공동 연구를 진행합니다. 이 계약을 통해서 WHO는 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필요한 전문가 집단을 확보하게 되고, STC는 WHO에서 국제 공동연구 과제를 수행하는 경험을 얻게 됩니다. 참고로 해당 연구원과 체결한 계약 조건은 일비를 제외한 전문가비만 수령하는 형태로 알고 있습니다. 이는 고용 부서의 사업비 부담을 완화하고 연구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절충점으로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상기 사례의 1) 우리나라 지원금, 2) 사업 부서, 3) 국제적 전문성을 확보한 교실, 4) 전문가라는 네 가지 요소들은 각기 역할이 있습니다. 이를 우리에게 대입해보면 어떨까요? 가령 우리나라에서 WHO 스위스 본부에 사업비를 지원하는 경우를 상정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제안서에 따라 사업 부서를 지원하고 중간 보고서와 연말 보고서 받으며 혹 개최되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러나 STC 제도를 활용하면 조금 다른 운영 방식을 생각해볼 수도 있습니다.
가령 우리나라가 공동 관심이 있는 사업에 지원하기로 결정합니다. 사업 부서에게 공식·비공식으로 전문가 파견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사업비 총 규모를 고려하여 우리나라 전문가를 STC로 계약합니다. STC는 업무의 원활한 진행을 돕고, 우리나라 전문가 의견을 개진하며, 사업 진행을 확인합니다. STC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전문가를 파견하는 인적 교류의 한 방안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STC의 정의, 조건, 역할에 충실한 전문가를 추천한다면 이는 분명 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STC 제도의 탄력적 운영의 사례로 식품안전정보원과 WPRO간 진행했던 방식을 말씀드립니다.
식품안전정보원은 WPRO에서 필요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WPRO의 관련 부서에서는 사업 진행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고 있지는 못한 상황입니다. 이러한 정황에서 식품안전정보원은 소속 연구원을 WPRO에 파견하기로 관련 부서와 합의합니다. 파견 방식은 ‘무급-STC’입니다. 즉 연구원은 WPRO의 재정적 지원 없이 식품안정정보원의 월급으로 마닐라 근무를 합니다. 정황 자체가 WPRO 관련 부서의 인력 부족이었으므로 해당 연구원은 WPRO의 필요에 따라 근 2년 가까이 정규직원에 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현재는 ‘무급-STC’에서 전문가비와 일비를 모두 수령하는 계약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WHO에는 다양한 형태의 고용이 존재합니다. STC 제도도 무급에서부터 정규직원보다 더 많이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담당하는 역할도 협동 연구와 같은 본래의 목적 외에 정규직원에 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을 적절하게 운영한다면 공동 아젠다의 성취는 물론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 글에는 마지막 사례인 연세대 대학원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