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수대상금액 1조 3000억원 중 1000억원만 돌려받아, 환수율 7.4%
[한의신문=김승섭기자]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의사 명의를 빌려 개설한 '사무장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으로부터 부당하게 챙겨간 의료비 중 환수되지 못한 누적 금액이 올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석진 새누리당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처음으로 사무장병원에 지급된 의료비 급여 환수 결정 이후 이제까지 누적된 징수대상금액은 1조 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000억원만 회수돼 1조 2000억원은 아직 환수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환수율은 7.4%에 불과했다.
사무장 병원은 의료법상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자가 의료인을 고용, 의료인이나 비영리법인 명의로 개설‧운영되는 불법 의료기관을 말한다.
강 의원은 "의료법 제33조 제2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고 돼 있다"며 "이 경우 의사는 종합병원·병원·요양병원 또는 의원을, 치과의사는 치과병원 또는 치과의원을, 한의사는 한방병원·요양병원 또는 한의원을, 조산사는 조산원만을 개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은 △한의사, 의사, 치과의사, 또는 조산사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의료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하 의료법인이라 한다) △민법이나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비영리법인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준정부기관, 지방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방의료원,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법에 따른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
불법으로 설립된 사무장 병원은 허위처방전 발행이나 저가의 치료재료를 사용한 후 진료비를 과다청구 하는 등의 불법행위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소위 '나이롱환자'를 등재해 요양급여를 부정수급하는 등 건강보험재정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 최초 7개 기관을 적발한 이후, 2012년부터는 매년 200여 기관이 적발돼 왔으나 매년 독버섯처럼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다는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의료생협 등의 형태를 가장, 관계법망을 눈속임으로 피해가고 있다.
의료생활협동조합은 500명 이상의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조합원들이 1억원 이상을 출자(최저출자금 5만원)해 조합원이 공동 소유하는 생활협동조합으로 조합원들의 건강관리, 질병 예방활동, 방문진료 등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설립된 것을 말한다.
현행법상(의료법 제87조 제1항 제3호) 개설 자격이 없는데도 병원을 운영하는 사무장과 이에 공모해 명의를 빌려준 의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모해 명의를 빌려준 의사는 1년 이내의 자격정지 처분이 이뤄지고 사무장 병원인지 모르고 고용된 의사는 300만원 이하 벌금과 자격정지 3개월의 행정처분임 부과됨에도 사무장 병원의 개설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강석진 의원은 "불법 사무장 병원 적발 후 수사의뢰를 하면 수사기간이 짧게 잡아도 6개월 이상 걸려 적발에서 환수까지 1년 이상 넘게 소요된다"며 "그 기간동안 재산은닉‧도피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범정부적 차원에서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해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건강보험공단에 환수시켜야 할 징수금액도 철저히 징수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