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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9일 (토)

조현주 연구원

조현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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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의학에 발을 담근 지 이제 십 년이 되어 갑니다. 저보다 몇 배나 많은 시간을 한의학과 함께 보내신 분들도 많으시겠지요. 짧지만은 않은 저의 십년 동안에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적도 많았고, 억울하고 답답했던 적도 많았습니다. 좋은 점이야 저보다 임상에 뛰어나시고,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들이 더 잘 아실 듯 합니다.



제가 당했던 억울하고 답답했던 일들은 대부분 한의학에 대한 오해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 한약 먹으면 간 망가진다면서요?”, “한약은 스테로이드 덩어리 아닌가요?”, “한약 먹으면 농약, 중금속을 그대로 먹는 것과 같다고 하던데요?”, “침 맞으면 관절염이 더 악화된다고 절대 맞지 말라고 들었어요.” 등등 멋모르던 시절에는 이런 질문에 꿀 먹은 벙어리처럼 답은 못하고 속으로만 ‘그런거 아닌데…’ 라고 생각만 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분들의 노력과 연구의 성과로 대부분의 오해에 대해 완벽한 근거를 가지고 설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오해들 중 한 가지인 중금속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대부분의 한약재는 식물에서 기원한 것으로, 식물이 자라는 토양이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오염이 되어 있으면 그 한약재도 역시 중금속에 오염이 되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한약재뿐만 아니라 땅에서 자라는 야채나 곡식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토양에서의 오염뿐만 아니라, 약재 가공시 생기는 독성물질, 숙지황의 벤조피렌이나, 약재의 미백에 이용되는 이산화황 등도 문제가 됩니다. 최근에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한약의 안전성 문제가 뉴스와 시사,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가 되고 있어 많은 한의사들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한가지 억울한 점이 있습니다. 식약청에서 한약재의 중금속 함유 검사를 할 때는 약재를 그대로 분쇄하여 그 안에 들어 있는 수치를 측정합니다. 그렇게 검사를 하면, 대부분의 한약재에서는 기준을 초과하던 초과하지 않던 납, 수은, 비소, 카드뮴 등이 검출됩니다. 하지만 어느 한의원에서도 약재를 그대로 분쇄해서 환자에게 처방하지는 않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제형인 탕약은 약재를 열수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다수의 연구에서 약재를 열수 추출, 즉 전탕하게 되면 중금속들은 최고 100%까지 감소한다고 발표되고 있습니다. 끓이게 되면 중금속들은 난용성이거나 불용성이기 때문에 약재의 섬유 조직 속에서 전탕액으로 용출이 거의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그 대신에 약재 찌꺼기나 침전물 속에는 중금속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한약이 중금속덩어리라는 말은 맞는 말이긴 하지만 또 완전히 틀린 말이기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전탕하지 않고 약재를 갈아서 환이나 산으로 복용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틀려집니다. 약재 안에 포함되어 있던 중금속은 물론이고, 분쇄하는 과정에서 혼입될 수 있는 각종 오염물질들이 그대로 환자에게 전달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탕하면 중금속이 사라진다는 사실로 우리는 완전히 이 문제에 해방될 수 있는 것일까요? 제 생각에는 꼭 그렇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한의사는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는 한약재를 직접 취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약재 자체의 중금속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재로써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국민에게 안전한 한약을 공급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제약회사에서 노력하고 있는 방안 중에 하나는 약재를 가공해서 한의사들에게 공급하는 것입니다. 약재 가공의 기본은 열수 추출입니다. 이미 한번 열수 추출해 가공된 약재를 한의사들이 사용하게 된다면, 중금속 오염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이를 이용해 환이나 산제를 만든다면 또한 중금속의 불안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또한 한가지 부가적인 장점은 제약회사에서 약재를 가공하게 되면 ‘의약품’의 카테고리 안에 포함되기 때문에 더 이상 건강원이나 경동시장에서 파는 약재의 오염을 한의원의 약재와 동일화 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식품용 한약재와 의료용이 완전히 분리가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물론 가장 큰 과제는 원장님께서 직접 약재를 추출하시는 것과 같은, 또는 더 뛰어난 품질의 추출물을 제약회사가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실현 가능해 지기 위해 저를 포함한 많은 한방 제약업계에서는 오늘도 자료를 모으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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