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尹吉榮의 『東醫方劑學』발간을 기념하여
1964년 대한한의학회에서 주최한 출판기념회
1964년 대한한의학회는 1964년 6월3일에 서울 태평로 신문회관에서 6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동양의과대학 교수인 尹吉榮(1912~1987)의 『東醫方劑學』의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당시 대한한의학회 이사장 崔衡鍾의 개회사를 하였고, 대한한의사협회 사무국장 朴憲在가 윤길영 교수의 약력 소개를 하였다. 축사는 대한한의사협회장 金定濟(1916~1988), 동양의과대학 학장 李鍾奎, 金永勳 선생,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李鍾海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尹吉榮은 1943년 醫生이 된 후에 동양의약대학 교수, 경희한의대 교수 등을 역임하면서 韓醫學界의 중심에서 학문을 이끌어간 리더였다. 그는 韓醫學의 뛰어난 학문체계를 科學的 立場에서 재정리하기 위해서 現代 生理學의 발달된 이론체계 가운데 일부를 도입하여 韓醫學을 現代化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한 학자이다.
당시 한의학회 이사장이었던 崔衡鍾이 이 책에 대해 쓴 讀後感이 1964년에 나온 『大韓漢醫學會誌』 제2권 제6, 7합병호(통권 12호)에 나와 있으니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李朝時代 中, 末葉의 文化業績을 더듬어 漢醫學分野의 著書를 살펴 보면 - 東醫寶鑑(許浚), 及幼方(趙廷俊), 濟衆新編(康命吉), 麻科會通(丁茶山), 時種通編(李鍾仁), 醫宗損益 및 方藥合編(黃惠庵), 壽世保元(李濟馬) 등을 列擧할 수 있는데, 先代 醫聖, 醫人들의 勞心力作한 高貴의 遺産을 펼쳐 읽을 때마다 그들이 富貴榮華의 俗된 慾望을 버리고 오직 學理探究에 一生의 精力을 이바지하여 精神的 遺産을 남긴 그 歷程이야말로 간단하고 쉬운 일이라 하지 못할 것이므로 우리 醫學徒로서는 항상 그 氣慨와 努力에 대하여 敬慕함을 억제할 수 없는 바이다.
이제 後學인 尹吉榮 敎授가 東洋醫科大學 校壇에서 後輩를 指導하면서 硏究를 거듭한 結實을 上梓하여 尨大한 著作을 세상에 내놓았는데 題하여 가로되 『東醫方劑學』이다. 그 內容에 있어서 特記할만한 點을 들면 - 漢醫學의 特殊性을 바탕으로 系統的 體系를 세워 理解하기 容易하고 立方法硏究로 處方의 妙를 얻었으며 通治方과 母方이 되는 基本方으로 臨床加減을 體系化시키는 同時에 藥性을 症候別, 氣味別로 考察해서 配合要訣을 提示하여 立方配合損益의 精確한 信念을 갖도록 한 것 등이다.
尹 敎授의 學究的 態度는 勤勉, 眞摯하였고 또한 硏鑽의 努力을 쌓기에 많은 歲月을 바쳐 이처럼 充實한 著書를 이룩하였고 따라서 그의 漢醫學體系化와 發展에 貢獻한 바 적지 아니한데 대하여 敬意를 表한다. 모름지기 全國의 硏究가 臨床家의 案頭의 伴侶가 되기에 遜色이 없을 文獻이 되리라고 믿고 敢히 蕪辭로서 書評에 代한다.
여기에서 崔衡鍾이 파악한 요체는 “通治方과 母方이 되는 基本方으로 臨床加減을 體系化시키는 同時에 藥性을 症候別, 氣味別로 考察해서 配合要訣을 提示하여 立方配合損益의 精確한 信念을 갖도록 한 것”이다.
상·하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尹吉榮의 『東醫臨床方劑學』은 上卷에 辨證要領, 治法과 治方의 活用要領, 實際臨床을 위한 方劑解說, 醫案要訣, 常備藥處方, 經驗方, 癌腫의 東醫學的治療가, 下卷에는 治療要方(六經別 治療要方, 外形別 治療要方, 症候別 治療要方, 婦人科 治療要方, 小兒科 治療要方, 病名別 治療要方), 本草部(要藥解說, 藥味配合要訣, 症候別本草, 氣味別本草)로 정리하였다.
이러한 책이 이 시기에 간행되어 출판기념회를 대한한의학회 차원에서 열린 것은 한의학에서 약물 처방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할 때 큰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한의학의 치료술의 삼대 축인 침, 뜸, 약 가운데 하나인 약물에 대한 체계적 정리는 매우 중차대한 과업이다. 게다가 단순한 약물만을 정리하는 차원이 아닌 진단과 치료까지 망라하는 종합적 의서의 형태를 띤 서적이 한의계 전체에서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尹吉榮은 한의계가 점차 分科에만 힘써서 숲을 못보고 나무에만 집착하는 상황이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저어하여 이와 같은 약물을 중심으로 엮은 종합 의서를 만든 것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