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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1일 (금)

한약 도핑의 올바른 이해 - 上

한약 도핑의 올바른 이해 - 上

윤성중

윤성중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도핑방지위원, 경희장수한의원 원장



한약공정서 수재 한약 중에 도핑 상시 금지약물 없어

질병치료와 경기력 강화에 있어서 한약복용 꺼릴 이유 없어



최근 언론에 보도된 프로배구 곽유화선수의 한약 도핑 발언으로 한의계가 시끄러웠다. 도핑에서 천연물에 존재하지 않는 성분인 펜디메티라진과 펜메티라진이 검출된 것을 한약 탓으로 돌린 것이 한의계의 공분을 불러왔다. 또, 지난주에는 공중파에서 유명 운동선수의 어머니가 도핑 때문에 아들에게 한약을 먹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한약은 도핑에 과연 얼마나 위험할까? 현재 한국 도핑방지위원회(이하 KADA) 홈페이지에는 ‘2013년 한약재 성분 분석 및 도핑관련 물질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한약도핑에 대한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여기에 도핑금지성분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로 마황, 마인, 호미카(마전자), 보두를 언급하고 있고, 도핑금지성분을 미량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로 반하, 백굴채, 맥문동, 사향, 생지황, 육종용, 지각, 지실, 귀판을 언급하고 있고, 도핑금지성분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한약재를 원료로 제조한 의약품으로 자하거를 들고 있다. 그러나 마황, 마인, 호미카(마전자), 보두를 제외한 한약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으므로 본 목록에서 삭제되어야 한다.



마황, 마인, 호미카(마전자), 보두 4가지만 조심하면 돼..



다행히도 한약공정서 수재 한약중에 도핑 상시금지약물은 없다. 즉, 운동선수들은 평소에는 한약을 복용해도 괜찮다는 뜻이다. 질병 치료와 경기력 강화에 있어서 한약의 복용을 꺼릴 이유가 없다. 다만, 마황, 마인, 호미카(마전자), 보두 4가지만 경기직전과 경기중에 복용을 피하면 된다. 이 4가지 한약의 사용에 있어서 주의해야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마황은 흥분제인 에페드린을 약 1~2% 함유하고 있는데, 반감기는 3~6시간이다. 에페드린 복용량의 70~80%는 48시간 이내 소변으로 배출된다. 4%는 norephedrine으로 전환되어 더 오래 잔류한다. 대만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의하면, 소청룡탕 과립제를 1일 3회, 3일간 복용한 경우에 에페드린이 48시간내에 100% 배출되었다. 완전 소실기는 반감기의 약 10배이므로, 단기간 복용시에는 3~4일, 장기간 복용시에는 6~7일의 휴지기를 가지면 괜찮다. 즉, 마황이 들어간 처방이라도 일주일정도의 휴지기를 가지면 도핑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참고로 마황근에는 에페드린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중국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따르면, 야생마황과 재배마황의 뿌리에 함유된 에페드린 함량은 각 0.00057%와 0.0017%정도에 불과했다. 만약 하루 10g의 마황근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에페드린의 함량은 각 0.0000057mg과 0.000017mg에 해당될 뿐이다. 이는 반하에 함유된 에페드린보다도 적은 수치로, 마황근의 사용에 있어서 도핑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2) 마인은 금지약물인 THC(tetrahydro-cannabinol)을 함유하고 있는데, 종에 따라 함유량의 차이가 크다. 중국에서 이루어진 대마유 실험에 의하면, THC를 5.32%를 함유한 종도 있었고, 0.00024%로 거의 검출되지 않는 종도 있었다. THC는 지용성으로 반감기는 4일로 길다. 40일 이상의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 국내에 유통되는 거피 마인은 도핑에 안전한 편이다.



3) 호미카(마전자), 보두는 약 1~2%의 스트리키닌(strychnine)을 함유하고 있는데, 지용성으로 반감기가 53시간으로 길다. 20일이상의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일일복용량과 사용례가 매우 적으므로 도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적다.

상기 보고서에서 평소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K대학교 태권도 품새 선수 18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십전대보탕, 생맥산, 육미지황탕과 마황, 반하, 백굴채, 마인을 하루 최대 복용치 50%농도(10g/50ml)로 1일 2회 2일간 복용케 한 경우에도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마황, 마인, 호미카(마전자), 보두를 제외한 품목은 삭제되어야..



1) 사향, 맥문동, 생지황, 육종용의 은폐제(Masking agent) 성분인 글리세롤(glycerol)

글리세롤은 동-식물에 분포하는 지방의 구성성분으로 감미료로 널리 쓰이고 있는 소재이다. 글리세롤은 혈장증량제로 주사제로 정맥투여시에 금지약물의 은폐제로 이용될 수 있다. 경구 섭취로 글리세롤이 도핑에서 문제가 되려면 체중 1kg당 1.2g의 글리세롤을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한약으로 성인기준 60kg을 기준으로, 단회 72g의 글리세롤을 섭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장 복용량이 적은 사향도 하루 4,235g을 복용해야 한다. 이는 일일최대복용량의 42,350배로 현실성이 없다. 따라서 사향, 맥문동, 생지황, 육종용이 도핑 은폐제로 쓰일 수 없다.



2) 지실, 지각의 시네프린(synephrine)

시네프린은 에페드린과 유사한 구조로서, 교감신경 흥분작용을 나타내어 세계반도핑기구(이하 WADA)의 모니터링 대상약물이다. [중국약전]의 지실, 지각의 일일복용량은 3~9g이다. 시네프린은 지실에 0.45%, 지각에 0.1% 함유되어 있다. 하루 3~10g의 지실과 지각을 복용할 경우, 지실은 13~45mg, 지각은 4~13mg에 해당하는 시네프린을 복용하게 된다. 국내 시판 오렌지 및 감귤 주스에 시네프린이 14.61-120.39mg/kg이었으며, 이는 자연에서 유래되는 허용 범위내의 함량을 나타내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오렌지나 감귤 주스를 하루 최대 500ml를 섭취할 경우, 약 60mg에 해당하는 시네프린을 섭취하는 셈이고, 이는 지실과 지각의 시네프린 최대섭취량 45mg과 비교하면, 오렌지나 감귤 주스가 35%나 높은 수치이다. 더구나 지실과 지각은 장기간 사용하는 한약이 아니다. 지실과 지각이 들어간 한약이 도핑에 문제가 되었던 어떠한 증거도 없다.



3) 귀판의 스테로이드(steroid)

귀판에는 동-식물에 널리 존재하는 천연스테로이드 성분인 (+)-4-cholesten-3-one, cholesterol miristate, sterol이 들어있다. 이는 도핑에서 금지하는 동화작용제나 부신피질호르몬같은 스테로이드 성분이 아니다. 동-식물에 존재하는 천연스테로이드는 강력한 부작용을 가진 합성스테로이드와는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다르며, 대체로 우리 몸에 유익한 약리작용을 나타내는 물질이다. 따라서 귀판을 도핑제로 의심할 근거가 없다.



4) 자하거의 코티손(cortisone)

국내에서 쓰이는 라이넥과 멜스몬 자하거제제에는 코티손이 없다. 제조 공정에서 호르몬 성분이 제거된다. 또한 KADA의 금지약물 검색에서 라이넥은 금지약물에 해당되지 않는다. 즉, 코티손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싱가포르와 홍콩의 국제공인검사기관에서는 멜스몬에 호르몬성분이 함유되지 않다고 밝혔다. 더구나 현재 한약공정서에는 자하거가 수재되어 있지 않다. 즉, 한의사는 의약품인 자하거제제만 사용하게끔 되어 있다. 따라서 KADA의 한약 항목에서 자하거를 따로 다룰 이유가 없다. 따라서 KADA의 금지약물 검색에서 자하거는 삭제되어야 하고 현재의 자하거제제에 대한 내용을 제공하면 된다. 자하거를 그냥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코티손이 도핑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태반 하나에 함유된 코티손은 약 45㎍에 불과하다. 자하거의 일일복용량을 고려하면, 도핑에 문제가 될 소지가 전혀 없다고 하겠다.



5) 백굴채의 코데인(codeine)

중화본초와 중약대사전, 중약학교과서의 자료조사 결과, 백굴채는 양귀비과식물이지만 성분에 코데인이 없다. KADA 금지약물 검색에서도 백굴채 및 백굴채함유제제가 금지약물에 해당되지 않는다.



6) 반하의 에페드린(ephedrine)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반하에 에페드린은 평균 1.65㎍/g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중국약전]의 일일복용량 3~9g의 최대치를 복용한다고 하더라도 0.01485mg에 불과한 수치이다. 이는 WADA의 에페드린 기준인 소변 검출 기준인 10㎍/ml를 절대로 넘을 수 없는 수치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12mg의 에페드린 복용으로 2/3의 검체가 10㎍/ml를 넘었다고 한다. 0.01485mg은 12mg의 1/828에 불과하다. 또, 반하는 오용될 경우에 간독성과 위장독성을 나타내므로 임상에서 많은 양의 반하를 사용하지도 않는다. 중국과 일본, 대만에서도 반하후박탕, 반하사심탕 등 반하가 들어간 제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반하를 도핑에서 문제 삼지 않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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