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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9일 (토)

‘동의보감’… 백성을 보호하는 신선의 경전

‘동의보감’… 백성을 보호하는 신선의 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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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언가를 평가할 때 그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면서 피하거나 아니면 아예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후한 평가를 하는 경우를 본다. 국가간에 축구나 야구경기가 있을 때 지나치게 자국팀에 대해 관대하게 평가하고 외국팀에 대해 야박한 평가를 하는 경우가 그런 것이 아닌가 한다. 또, 얼마전에 국가대표 감독 말마따나 외국인 감독이라면 무조건 높은 점수를 주고 자국 감독에는 낮은 평가를 가하는 등의 예도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한다.



어떤 책에 대해 평가를 가한다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동의보감』같이 우리들에게 친숙한 책에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동의보감』은 한국에서는 너무도 친숙한 의서이다. 너무 친숙하기에 이 의서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이것을 학술 연구나 치료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만 급급하면서 골몰하여 정당한 평가를 등한히 한 점이 없지 않다.



『동의보감』의 학술적 성취를 되짚어 보는 것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책을 정당하게 평가하기 위함이다. 이 책의 학술적 성취를 논함에 몇가지로 구분해서 다각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먼저, 『동의보감』 자체가 이루어낸 학술적 성취이다. 흔히 『동의보감』의 학술적 성취를 언급할 때 도교적 양생론의 의학적 응용, 유가적 성정론의 의학적 활용, 단미요법에 의한 민중의술의 정리, 체계적인 항목선정, 학파간의 논쟁의 정리 등을 꼽는다. 이러한 요소들은 『동의보감』이 이루어낸 독자적인 성과들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醫學史上의 공적들이다.



미래의학으로 가기 위한 문화적·의학적 콘텐츠 제공



여기에 덧붙여서 필자는 ①자연과 사람의 밀접한 관계를 질병 파악에서 제일로 여기고 있다는 것, ②사람의 차이를 질병 파악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 ③精氣神과 인체의 구성을 연계시키고 있다는 점, ④內傷中心의 질병관의 확립을 더 집어넣고 싶다.



둘째, 『동의보감』의 국제성·세계성과 관련한 학술적 성취이다. 이 책이 단순히 한국인 건강의 증진만을 위해 한국인의 건강코드에만 맞게 구성된 책이었다면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 정반대로 이 책이 간행된 후 이웃 중국, 일본 등지에서는 이 책을 구하여 간행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정황은 출간을 하면서 그 감회를 적은 서문과 발문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데, 특히 중국인 凌魚는 이 책을 간행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서문에서 기술하고 있고 일본인 源元通도 간행하면서 발문에서 이 책의 가치를 “백성을 보호해주는 신선의 경전”이라고까지 극찬하고 있다.



국제성·세계성·현재성을 갖춘 학술적 성취 빛나



셋째, 『동의보감』의 현재성과 관련된 학술적 성취이다. 이 책이 만일 활자체나 고전문화에 대한 연구자료로서 과거의 유물로서만 남아 있고 현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학술적 가치는 논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현재 한국의 한의사들 사이에서는 『동의보감』적 맥락의 처방 활용이 보편화되어 있고, 또 이를 통해 수많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양의학의 이론과 치료법을 받아들여 새로운 의학체계를 수립코져 비교연구를 하는 그룹에서도 『동의보감』은 중요한 전거자료가 되고 있다.



넷째, 『동의보감』의 미래적 가치와 관련된 학술적 성취이다. 미래의학에 대해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과거의 유산으로부터의 탈피를 주장하는 그룹에서 항상 써먹는 레파토리로 과학, 첨단, 멀티 등 다양한 키워드가 있어 왔지만 이러한 키워드만이 강조되고 중심에 놓여지게 될 때 학문적 빈곤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 학문적 빈곤은 외향적 방어벽을 쌓기 위한 노력만이 중시되고 중심에 속하는 요소들이 소홀히 되는 모순이 부지불식간에 축적되면서 생겨나는 예상된 현상일 뿐이다. 『동의보감』은 미래의학으로 가기 위한 역사적·문화적·의학적 콘텐츠를 공급하기에 충분한 내적 인프라가 구성되어 있다. 이것이 바탕이 되어 나아갈 때 미래의학은 우리의 것이 될 것이다.



“응용가능 분야와의 연계 연구 지속될 필요성 있어”



다섯째, 『동의보감』의 학문적 포용력과 관련된 학술적 성취이다. 『동의보감』은 의서로써 뿐 아니라 여타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요소들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민속학, 양생학, 인류학, 역사학, 철학, 사회학, 국문학 등에서 이미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최근에는 피부미용학, 약선학, 음악치료학, 미술치료학, 예방의학 등에도 응용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되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의 넓은 포용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앞으로 유전공학, 분자생물학 등 첨단 분야들에까지 연계될 수 있다면 『동의보감』은 더 넓은 학술적 성취를 하게 되는 셈이다.



끝으로 말하고 싶은 점은 『동의보감』의 내용에 대한 연구가 보다 더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이미 많이 파악하고 있다고들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왕의 연구를 따져보면 아직도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동의보감』내용의 학술적 의미뿐 아니라 응용가능 분야와의 연계 연구까지 이루어진다면 이 책의 진면목이 만천하에 보여질 것을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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