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학교 국제한의학교육원장 이상훈
<세계전통의약대회-인공지능과 전통의학>
지난 10월 17일부터 18일까지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2026 세계전통의약대회’가 열렸다. 대회의 주제는 ‘기술을 통한 역량 강화와 통합적 발전: 모두를 위한 전통의학 추진’으로 첨단 기술과 전통 지혜의 결합을 통해 인류 보건을 증진할 방안이 다각도로 논의됐다.
이번 대회는 중국 정부와 베이징시가 공동 주최하고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주관했으며, 글로벌 전통 및 통합의학 연합(GATIM) 등이 주요 협력 기관으로 참여했다. 각국 보건부 장관, 의약품 규제 당국 수장, WHO 고위 관계자, 학자와 기업인이 한자리에 모여 전통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3D 가상 중의>
□ 학술·정책 동향: 경험의학에서 정밀·근거중심의학으로의 대전환
첫날 열린 ‘전통의약 정부 포럼’에서는 각국 보건 당국자들이 전통의학을 일차보건의료(PHC)와 국가 보건 체계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다부처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특히 UN 2030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WHO 글로벌 전통의학 전략을 이행하려면 전통의학을 ‘경험의 영역’에서 ‘과학적 근거의 영역'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튿날에는 8개 분야별 세부 포럼이 이어졌으며, 인공지능(AI), 표준화, 임상 근거 창출 등 첨단 기술과의 융합 성과가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 현장 탐방: AI 로봇과 로봇 뜸이 보여준 웰니스의 미래
학술 세션과 함께 국가회의센터 3층 전관에서 열린 ‘공공 복지 전시(Public Welfare Exhibition)’는 전통의학의 디지털·지능화 전환을 대중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리였다.
- 스마트 커뮤니티 구역: 한의학 AI 디지털 중의사와 지능형 침구 동인(銅人)에 이어, 세계 최초의 중의학 AI 지능형 로봇이 현장에서 공개됐다.
- 본초 라이프스타일 구역: 약초 음료 시음, 지능형 한방 커피 로봇 시연, 약초 웰빙 마켓 등 현대적 라이프스타일과 결합한 전통의학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다.
- 전통치료 및 양생 체험존: 전자동 지능형 경혈 뜸 로봇, 경혈 지압 로봇, 추나 교육 로봇의 시술을 시연하고, 팔단금 로봇의 동작을 따라 해 볼 수 있었다.
한편 1층 박람회장에서는 중국중의과학원, 북경중의약대학, 광안문병원, 동인당 제약 등 중국을 대표하는 중의학 기관과 기업이 자체 개발한 AI 의료기기와 제품화된 의약품을 일반인에게 전시·홍보했다.
<중의 AI 로봇>
□ 시사점 및 전망: 한의학과 글로벌 통합의학이 나아갈 이정표
이번 대회는 전통의학이 AI·빅데이터·로봇공학, 그리고 엄격한 임상 근거 체계와 결합하여 미래 정밀 헬스케어의 핵심 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19개국 109개 회원 기관을 아우르는 GATIM의 친화이진 사무총장은 필자와의 단독 면담에서 WHO 전통의학협력센터로서 국제 보건의 전통의학 분야를 이끌어 온 경희대학교 동서의학연구소와 협력해 글로벌 플랫폼을 연계하고, 임상 근거와 기술 자산을 국제 표준과 보건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인공지능’과 ‘전통의학’은 처음에는 낯선 조합처럼 보이지만, 고전 지식의 데이터베이스화는 물론 한약물의 재배·가공·처방·임상시험·제품화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서 이미 깊숙이 결합되고 실용화되고 있다. 이제 한의계와 관련 분야는 이 거대한 변화의 파도에 휩쓸려 나가지 않고 주도적으로 올라탈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과 협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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