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주위 유착 박리부터 근육 수축별 통증 감별·치료 지점까지 다뤄
▲유지환 회장, 강경호 원장
[한의신문] 지역의료 현장에서 근골격계 통증 환자를 진료하는 공중보건한의사들에게 초음파 유도하 침도치료와 ‘통사(通瀉)’의 임상기술이 공유됐다. 신경 주변 조직의 유착·섬유화를 해소하는 침도치료부터 근육 수축 방식에 따른 통증 감별과 치료 지점 선정까지, 해부학적 진찰에 기반한 치료 전략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회장 유지환·이하 대공한협)는 8일 대한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공중보건한의사 150여 명이 수강한 가운데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유지환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역의료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공중보건한의사들에게 임상역량은 환자 안전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이번 학술대회가 초음파 유도하 침도치료와 통사 등 임상 술기를 습득해 진료현장에 적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대공한협은 공중보건한의사의 전문성 강화와 지역주민의 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육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학술대회에선 △경추 신경근병증과 초음파 유도하 침도치료(강경호 양재청우한의원장) △건강보험 3%를 넘어서는 한의사의 경쟁력, 통사(김학조 산본 하우림한의원장)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 신경통의 치료 표적은 신경 밖에…유착·섬유화 겨냥한 침도
강경호 원장은 침도치료의 핵심을 신경 자체의 자극이 아닌 주변 조직의 유착·섬유화·연축에 따른 기계적 구속 해소로 설명했다. 초음파로 신경·혈관 등 위험 구조물을 확인하고, 병리기전에 따라 약침과 침도치료를 선택·병행하는 치료 전략도 제시했다.
강 원장은 신경병증의 병태를 △유착(tethering·신경 활주 제한) △반흔(fibrosis·섬유화) △도색(정맥울혈·신경주위 부종) △연축(dynamic compression·동적 압박)으로 구분했다. 신경주위 근막·인대·반흔성 유착을 선택적으로 박리해 신경 활주 회복을 도모한다는 설명이다.
초음파 유도하 침도치료는 ‘Scan→Safe plane→Release’ 3단계로 구분했다. △초음파·도플러를 통한 치료 표적 및 신경·혈관 확인 △수압박리술을 활용한 안전 조직면 확보 △근막·인대·유착 복합체의 선택적 박리 및 재평가 순이다. 침도 끝의 실시간 추적을 안전 원칙으로 제시했다.
질환별 적용에선 △경추 신경근병증: C5~C8 감각·근력·반사 평가, 스펄링검사·상지신경긴장검사(ULTT) 및 추간공 주변 유착 확인 △경추성 두통: 경추 가동범위 제한·후두부 방사통 평가 △경추성 어지럼증: 경부 움직임과 비회전성 어지럼의 연관성 확인 △체성감각성 이명: 목·턱 움직임에 따른 이명 변화 평가 등을 제시했다.
또한 수근관·족근관증후군과 지간신경종에도 신경 포착·활주장애 모델을 적용해 초음파로 주변 인대·근막의 압박 및 유착 여부를 평가하도록 했다.
치료법은 △염증·부종 우세형: 약침을 통한 화학적 조절 △신경주위 공간 확보 필요형: 수압박리술 검토 △섬유화·유착 우세형: 침도치료를 통한 기계적 박리 가능성 평가 등 병태별로 구분했다. 반복 재발·움직임 유발 통증·짧은 치료 효과 지속기간은 기계적 유착을 의심할 임상 단서로 제시했다.
강 원장은 경추부 척추동맥·척수·신경근 손상 위험을 고려한 감별진단도 권고했다. 그는 “진행성 근력 저하·척수병증·벼락두통·중추성 어지럼증·돌발성 난청 등 위험징후 발견 시 시술보다 추가 평가와 진료 의뢰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같은 통증, 다른 치료 지점…‘통사’의 치료 분기점
김학조 원장은 한의사의 임상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근골격계 치료역량과 신체 징후·해부학에 기반한 ‘통사(通瀉)’의 활용을 제안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2024년 한의진료 건강보험 총진료비가 3조9393억원(전체의 3.4%)에 그친 반면 국민의 평생 한의진료 이용 경험률은 67.3%에 달했다. 이용 목적은 질환 치료가 93.9%, 이용 질환은 근골격계가 73.9%를 차지했다. 주요 부위는 △허리 73.3% △어깨 46.6% △목 34.1% △등 24.4% △무릎 23.7% 순이었다.
이에 김 원장은 통사를 △징후 중심의 ‘징후의학’ △심신 상호작용을 고려한 ‘심신의학’ △근골격계·내과·정신과 등을 아우르는 ‘올라운드 치료’로 설명했다. 핵심은 등장성 수축에 따른 염증성 통증(TTP)과 등척성 수축에 따른 허혈성 통증(NEP)의 감별이다.
TTP는 △동작 시 날카로운 통증·당김 △골막염 △건초염·점액낭염 △관절염 등을 특징으로 제시했다. 손목·손가락의 움직임을 재현해 근육·힘줄의 주행과 골성 부착부, 조직 마찰 지점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NEP는 △휴식 시 묵직한 통증 △시림·화끈거림 △방산통·저림 △움직임에 따른 통증 완화 등으로 구분했다. 근육의 지속적 긴장과 신경 자극, 내장기관의 혈류·기능 변화까지 고려해 소화불량·심계항진·두통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장했다.
임상 술기에서는 △팔꿈치·전완부의 골성 지표 촉진을 통한 근육·힘줄·신경 위치 확인 △손목·손가락의 동작별 통증 재현 및 치료 지점 선정 △후경부 근육의 긴장·압통·방산통 평가 등을 제시했다. 특히 “머릿속 해부≠피부속 해부”라는 표현으로 교과서적 해부 지식과 실제 환자의 조직 위치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치료 전후 영상과 추적관찰 자료를 토대로 일시적인 통증 감소뿐 아니라 증상 재발 여부와 장기적인 회복 상태를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중보건한의사 복무기간을 해부학적 진찰과 치료 술기의 전문성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하고, 근골격계 중심의 진료역량을 내과·정신건강·자율신경계 질환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대공한협은 이날 강사로 나선 강경호·김학조 원장에게 공로패를 수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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