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등 이상사례 신고 명문화…이상반응 검사 의뢰에도 명시
[한의신문] 현행 ‘감염병예방법’은 한의사가 진료 과정에서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나타난 환자를 진단하면 이를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국가 예방접종 제도에서 접종과의 인과관계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증상이나 질병도 한의사의 신고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은 한의사의 기존 보고·신고 절차를 유지하면서 신고 대상을 ‘이상반응’에서 보다 넓은 개념인 ‘이상사례’로 확대했다. ‘이상사례’란 예방접종 후 나타난 의도하지 않은 증상이나 질병을 말하며, 접종 때문에 발생했는지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도 포함한다.
즉 접종과 증상의 인과관계를 먼저 판단해 신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접종 후 나타난 이상 증상을 폭넓게 신고해 국가가 원인을 확인·감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해당 내용은 한지아 의원(국민의힘)안과 통합·조정된 위원회 대안에도 반영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예방접종관리법 제정안(위원회 대안)’을 의결해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했다.
앞서 복지위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소위원장 백종헌)는 지난 15일 서미화 의원(의안번호 2220138)과 한지아 의원(의안번호 2218501)이 각각 대표발의한 제정안을 병합 심사해 대안을 마련한 바 있다.
제정안은 코로나19 이후 생애주기별 예방접종의 중요성과 접종 후 안전관리 필요성이 커진 데 따라 현행 ‘감염병예방법’에 규정된 관련 제도를 별도의 법률로 분리한 것으로 △접종 실시부터 △백신 수급 △이상사례 감시·역학조사 △피해보상까지 예방접종 전반을 하나의 법체계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 한의사 신고 대상 ‘이상반응→이상사례’ 확대
특히 서미화 의원안에 담겼던 한의사의 이상사례 신고 근거가 대안에 그대로 반영됐다. 현행 ‘감염병예방법’은 한의사·의사·치과의사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자를 진단하거나 그 시신을 검안한 경우 소속 의료기관의 장에게 보고하고,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경우 관할 보건소장에게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정안은 이러한 신고체계를 독립된 제정안으로 옮기면서 신고 대상을 ‘이상사례’로 확대했다. 제35조(의사 등의 예방접종 후 이상사례 신고 등)는 한의사·의사·치과의사가 예방접종 후 이상사례가 나타난 사람을 진단하거나 그 시신을 검안한 경우 소속 의료기관의 장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경우에는 관할 보건소장에게 직접 신고해야 한다.
보고를 받은 의료기관의 장은 해당 사실을 관할 보건소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특히 ‘이상사례’는 예방접종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된 경우에 한정되지 않는다. 제정안은 이를 예방접종 이후 발생한 의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고 의도되지 않은 모든 증상 또는 질병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과성이 최종 규명되지 않은 단계에서도 한의사가 진단한 접종 후 이상사례가 신고 대상에 포함된다.
이상반응 확인을 위한 검사 의뢰 근거도 별도로 규정했다. 제37조(예방접종 후 이상사례에 대한 검사)는 의료인 및 의료기관장이 국가예방접종 또는 임시예방접종 후 일반 의료기관에서 검사가 어려운 이상반응 의심자를 진단한 경우 질병관리청장에게 확인 검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했다.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질병관리청장은 의뢰받은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상사례에 대한 역학조사 절차도 마련했다. 질병관리청장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은 신고 또는 관련 기록 등을 통해 이상반응이 의심되고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관계 기관·단체 등에 필요한 자료나 정보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 예방접종 전 과정 국가 관리체계로 일원화
예방접종 정책 전반도 독립적인 국가 관리체계로 재편된다. 질병관리청장은 5년마다 예방접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연계한 지역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에는 예방접종위원회를 설치해 접종 대상 질병과 실시기준, 백신 구매·비축·공급, 효과평가, 이상반응 대응 및 국가보상 등을 심의하도록 했다.
예방접종 기록 관리도 강화된다. 접종을 실시한 사람은 관련 기록을 예방접종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해야 하며, 질병관리청은 접종률 감시와 면역도 조사, 백신 효과평가 등을 실시할 수 있다. 통합관리시스템은 교육·유아교육정보시스템, 통합전자민원창구,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 등과 연계할 수 있다.
◎ 백신 수급 국가책임 강화…접종 피해보상도 체계화
백신 수급에 대한 국가의 관리 권한도 구체화했다. 질병관리청장이 예방접종약품을 지정해 구매·비축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공급이 부족할 경우 제약사에 필요한 물량을 생산하도록 할 수 있다. 기존 백신만으로 효과적인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개발 중인 백신의 구매·공급 계약도 가능하다.
예방접종 피해에 대한 국가보상 체계도 규정했다. 국가예방접종이나 임시예방접종으로 질병·장애·사망이 발생한 경우 진료비와 간병비, 장애 일시보상금, 유족 일시보상금 및 장례비 등을 지급한다. 보상 여부는 신청일부터 원칙적으로 120일 이내 결정하며, 결정에 대해서는 이의신청할 수 있다.
이번 제정안은 감염병 신고 주체였던 한의사의 역할을 예방접종 안전관리 영역까지 구체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진료 현장에서 접종 후 이상사례를 신고하고, 필요시 확인 검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가 감시체계에 참여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되며,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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