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육성법 취지 훼손, 한의약 정책 전문성·국가적 컨트롤 기능 약화 등 우려
[한의신문] 서울특별시한의사회(회장 박성우)는 최근 정부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한국한의약진흥원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통폐합 추진과 관련 3일 ‘결사 반대’의 입장을 밝히며, 통폐합 논의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하는 한편 논의에 대한 즉각적인 중단 등을 촉구했다.
서울시한의사회는 “‘공공기관 효율화’와 ‘바이오헬스 산업 간 연계 강화’라는 명목 아래 추진되는 이번 논의는 한의약의 의료적·학문적 특수성과 국가적 육성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되는 전형적인 탁상 행정적 접근”이라며 “이는 지난 수십 년간 구축해 온 국가 한의약 육성 체계를 약화시키고, 한의약 발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흔드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시한의사회는 △한의약육성법의 입법 취지와 국가 책무 훼손 △한의약 정책 전문성과 국가적 컨트롤 기능의 약화 △미래 보건의료 정책 설계 과정에서 한의약 참여 기반 위축 △한의약 산업과 공공 기반 사업의 지속성 위협 등의 이유를 들며, 이번 논의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먼저 서울시한의사회는 “국회가 ‘한의약육성법’을 제정하고, 한의약진흥원의 설립 근거를 마련한 것은 국가 차원에서 한의약의 체계적 육성과 발전을 책임지겠다는 명확한 의지였다”면서 “한의약진흥원은 단순한 사업 수행 기관이 아니라 한의약 발전 정책을 실행하는 국가 전담 기관으로, 이러한 기관을 다른 기관의 일부 조직으로 흡수하는 것은 한의약 육성을 위한 독립성·전문성을 약화시키고, 법률 제정의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통합 이후 한의약 분야가 독립된 전담 기관이 아닌 거대한 보건산업 지원 체계 내 하나의 세부 기능으로 축소된다면, 한의약 정책에 대한 독립적인 연구 역량과 전문적 의사결정 구조가 약화될 수밖에 없다”면서 “아울러 한의약 분야의 정책 참여 기반은 더욱 약화되고, 국가 보건의료 발전 과정에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의약진흥원은 그동안 한약재 품질관리, 한약제제 개발 지원,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임상 데이터 구축, 한의약 세계화 등 국가 차원의 기반 사업을 수행해 왔다”면서 “이러한 사업은 단기적인 경제성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국가 보건의료 인프라로, 효율성만을 기준으로 접근할 경우 한의약 분야의 장기적 성장 기반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공공 기능이 위축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시한의사회는 “일제강점기 당시 우리 민족의 전통의료 체계가 제도적으로 위축되었던 사례는 국가가 특정 분야의 전문성과 가치를 외면할 때 어떠한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역사적 경험”이라며 “국민건강을 위한 보건의료 발전은 특정 분야의 축소가 아니라 다양한 의료 영역의 전문성을 조화롭게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정부가 감염병 대응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시켰던 전례가 있듯이, 국가 차원의 중요 정책 분야는 조직 축소가 아닌 전문성과 권한의 강화로 이어지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지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번 논의와 같은 식의 퇴행이 아니라, 오히려 보건복지부 내 ‘한의약정책관실’을 ‘한의약청’으로 승격하고, 한의약진흥원과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국가 한의약 성장동력을 극대화하는 전향적인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한의사회는 정부를 향해 한의약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한의약진흥원 통폐합 논의의 즉각적인 중단과 더불어 한의약의 국가적 위상 강화를 위해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실’을 ‘한의약청’ 승격할 것, 한의약육성법의 취지를 존중하고 국가 한의약 육성 체계를 유지·강화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마련할 것 등을 촉구했다.
이어 “서울시한의사회 회원들은 이번 사안을 국가 한의약 정책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논의 없이 추진되는 이번 통폐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한의약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기반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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