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부름에 답하는 한의학을 만나다

기사입력 2026.08.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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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유관학회 연합세미나’에 다녀와서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포터즈 심규찬(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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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포터즈 심규찬(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한의신문] 지난 621, SETEC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 유관학회 연합세미나에 척추신경추나의학회 서포터즈로서 참석했다. ‘한의학이여, 여성의 부름에 답하라라는 주제 아래 대한스포츠한의학회, 대한침구의학회, 임상약침학회, 척추신경추나의학회가 함께한 자리였다. 서포터즈로 현장을 지키며 강의를 듣는 동안, 네 학회가 스포츠의학, 침구, 약침, 추나라는 서로 다른 자리에서 출발해 결국 '여성 건강'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모이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여성 건강이라고 하면 보통 월경·임신·출산·갱년기처럼 익숙한 몇 가지 주제를 먼저 떠올린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도 대체로 그 언저리에 머문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여성 환자를 만난다는 것은 생애주기, 호르몬 변화, 운동 수행, 피부와 체형, 골반과 내장기, 심리와 환경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훨씬 입체적인 일이다. 이번 세미나는 바로 그 점을 네 개의 강의로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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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스포츠인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첫 강의는 대한스포츠한의학회 함유정 이사님의 여성 스포츠인 관리 강의였다. 핵심은 여성 운동선수를 '남성과 다르다'는 비교의 틀로만 볼 것이 아니라, 여성 자체를 독립적인 연구·관리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은 것은 여성 운동선수 3징후에서 RED-S(스포츠 상대적 에너지 결핍)로 모델이 확장되어 온 흐름이었다.

     

    과거 이상섭식·무월경·골다공증 세 축이 이제는 에너지 상태·생식 기능·골 건강을 중심으로 면역, 심혈관, 심리, 회복, 경기력까지 연결해 보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었다. "생리가 불규칙하다"는 현상 뒤에 에너지 부족과 회복 지연이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관점, 생리 주기만으로 훈련을 기계적으로 조절하기보다 개인의 컨디션에 맞춘 개별화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는, 같은 병명도 환자에 따라 다르게 접근하는 한의학의 시선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다.

     

    침과 실, 그리고 한의학적 원리

    두 번째는 대한침구의학회 박연철 이사님의 강의였다. "침과 실이 만드는 아름다움"이라는 제목만 보면 미용·매선 중심일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침구 치료의 한의학적 원리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다. "어떤 술기를 하더라도 한의학적 원리에 입각해야 효과가 좋다"는 메시지가 가장 인상 깊었다. 매선·약침·침처럼 기술의 형태는 달라도, 그 바탕에는 환자의 상태를 어떻게 파악하고 어느 방향으로 조절할지에 대한 원리가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한 부위만 보지 않고 상하·좌우·전후, 표리 관계와 장부·경락의 연결까지 함께 살피는 설명을 들으며, 학교에서 선처럼 외우던 경락이 임상에서는 3차원의 조절 네트워크로 작동해야 한다는 점이 새롭게 다가왔다. 좋은 술기를 익히는 것만큼, 그 술기를 어디에 왜 어떤 원리로 쓰는지 설명할 수 있는 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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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미용 약침, 한의학의 새로운 임상 영역

    세 번째는 임상약침학회 성혜령 원장님의 미용약침 강의였다. 스킨부스터 같은 시술이 무엇인지, PN, PDRN 같은 성분이 실제 임상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잘 모르는 학생이 많은데, 이번 강의가 바로 그 지점을 짚어 주어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강의에서는 피부미용 약침이 피부의 재생 환경과 장벽, 염증, 노화, 흉터, 탈모, 지방분해까지 폭넓게 활용된다는 점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약침의 역할을 "피부가 치료를 잘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 표현하신 대목이었다.

     

    진피 환경이 무너진 피부에서는 레이저·리프팅의 효과도 오래가기 어려운데, 이때 보습·탄력·재생·항염을 돕는 약침이 그 바탕을 받쳐 준다는 의미였다. 정말 좋은 비유라고 생각해, 나중에 임상에서 환자에게 설명할 때 그대로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술 자체만큼 사전 고지와 사후 관리가 강조된 점도 기억에 남았다. 치료 효과만이 아니라 과정에서 나타날 변화와 그 의미를 정확히 안내하는 일이 의료인의 중요한 역할임을, 미용 영역을 통해 다시 확인했다.

     

    손으로 골반과 내장기를 읽는다는 것

     

    마지막은 척추신경추나의학회 기성훈 원장님의 부인과 추나요법 강의였다. 내장기 추나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학생이 많을 텐데, 이번 강의는 그 분야에 처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강의에서는 골반강과 골반 내 장기를 중심으로 가동성, 고유운동성, 인대·근막의 연결, 채프먼 반사점을 활용한 평가와 치료가 소개되었다. 가장 새로웠던 점은 내장기를 단순한 해부학적 구조물이 아니라 움직임을 가진 기관으로 바라본다는 것이었다.

     

    외부 힘에 반응하는 가동성과 발생학적 발달 과정에 연결된 고유운동성이 제한되면, 고유수용기 정보가 줄고 자율신경·순환·회복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골반강에서는 자궁·난소·방광·골반저와 여러 인대가 근막을 통해 서로 이어져 있어, 한 곳의 긴장이나 움직임 제한이 통증·월경 문제·하복부 불편감으로 함께 드러날 수 있었다. 이렇게 얽힌 영역까지 손으로 평가하고 풀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추나가 가진 가능성의 폭을 새삼 실감했다. 이번 강의를 계기로, 근골격계 추나뿐 아니라 내장기 추나까지 깊이 있게 공부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여성 건강을 향한 한의학의 확장, 그리고 서포터즈로서의 시간

    이번 세미나를 들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여성 건강은 어느 한 과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여성 운동선수 관리에는 스포츠의학·부인과·영양·심리·재활이, 피부미용에는 약침·침구·재생·환자 커뮤니케이션이, 부인과 추나에는 골반·내장기·근막·자율신경과 촉진·동의의 문제가 함께 얽혀 있었다. 여성의 건강에 답한다는 것은 혈자리나 처방 몇 가지를 더 아는 일이 아니라, 환자의 몸을 맥락 속에서 이해하려는 태도임을 배웠다.

     

    서포터즈로 현장을 함께 만든 경험은 그 자체로 또 다른 배움이었다. 학교 수업만으로는 임상 현장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 새로운 개념과 술기, 임상 영역은 학회라는 장을 통해 공유되고, 선배 한의사들의 고민이 후배에게 전해진다. 그 자리를 가까이에서 돕고 지켜보며, 학회 활동이 단지 강의를 듣는 일이 아니라 한의학이 확장되는 현장을 직접 경험하는 일임을 체감했다.

     

     

    아직 학생인 내가 강의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번 세미나가 앞으로 공부할 방향을 한결 선명하게 만들어 준 것은 분명하다. 여성의 건강을 넓고 깊게, 그리고 환자의 몸을 하나의 맥락 속에서 입체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자리에서 배웠다. 귀한 배움의 자리를 마련해 주신 척추신경추나의학회와 여러 유관학회, 경험과 지혜를 나누어 주신 연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배움을 바탕으로, 나도 여성의 다양한 건강 문제에 더 세심하게 귀 기울이는 한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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