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추가 분석통해 장에서 이어지는 작용 경로 규명할 것”
[한의신문] 한약재 목단피(모란 뿌리껍질) 추출물이 대장염으로 인한 장 염증뿐 아니라 뇌 염증과 불안·우울 유사 행동까지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 박기선 박사 연구팀은 목단피 추출물이 대장염 동물모델에서 장 염증과 조직 손상을 줄이고, 이에 동반되는 뇌 염증과 행동 이상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최근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불안과 우울 증상이 동반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장과 뇌가 면역·신경·호르몬 신호를 통해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장-뇌축’을 함께 조절하는 치료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장과 뇌는 면역·신경·호르몬 신호를 주고받는데 장에 만성 염증이 지속하면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어 뇌 기능과 정서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대장염을 유도한 생쥐와 사람 유래 장 상피세포를 이용해 목단피 추출물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목단피 추출물을 투여한 생쥐에서는 대장염으로 인한 체중 감소와 대장 길이 단축이 유의하게 완화됐다. 또 혈액 내 염증물질인 사이토카인인 TNF-α와 IL-6 수치가 감소했고, 장 조직에서 나타나는 세포사멸 역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장 염증이 완화하면서 뇌와 행동도 개선됐다.
목단피 추출물 투여군에서는 대장염 동물모델에서 나타난 불안·우울 유사 행동이 감소했으며, 고용량 투여군에서는 해마와 전전두엽에서 감소했던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수치가 회복됐다.
아울러 뇌 염증에 관여하는 미세아교세포와 성상교세포의 과도한 활성이 억제됐고, 해마와 전전두엽에서 염증성 단백질 발현 역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의 핵심 기전으로 장 상피세포에서 일어나는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억제를 제시했다.
네크롭토시스는 세포막이 파열되면서 염증 유발 물질이 주변으로 방출되는 조절성 세포사멸 과정으로, 조직의 염증 반응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포실험에서 목단피 추출물이 활성산소(ROS) 생성을 감소시키고, RIP1-RIP3-MLKL로 이어지는 네크롭토시스 신호전달 경로를 억제해 장 상피세포 손상을 줄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분 분석에서는 특히 한약재 목단피의 대표 지표성분인 패오니플로린(Paeoniflorin)과 패오놀(Paeonol)을 포함한 주요 성분 5종이 확인됐다. 이들 성분 역시 각각 활성산소 생성과 네크롭토시스 관련 신호를 억제해 목단피의 장 보호 효과가 특정 단일 성분이 아닌 여러 유효성분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동물과 세포 수준에서 수행된 만큼 사람에게 동일한 치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아니”라며 “또한 장 보호 효과가 어떤 과정을 거쳐 뇌 염증과 행동 변화 개선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기선 박사는 “이번 연구는 목단피 추출물이 장의 염증성 세포사멸을 억제하고, 대장염에 동반되는 뇌 염증과 행동 변화까지 함께 완화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장 투과성과 혈액-뇌 장벽, 장내 미생물과 대사체 등을 추가 분석해 장에서 뇌로 이어지는 작용 경로를 보다 구체적으로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인 ‘장-뇌축 관련 질환 개선을 위한 바이오의약소재 개발 및 기전 규명(KSN222501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염증 및 약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Inflammopharmacology(Impact Factor 6.3)’에 지난 6월17일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Paeonia suffruticosa root bark extract alleviates gut-brain axis dysfunction in DSS-induced colitis via suppression of intestinal necroptosis and glial activation’이며, 이강인·김민수 박사가 공동 제1저자, 박기선 박사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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