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1112년(예종 7년)에 설치된 ‘혜민국(惠民局’은 이후 조선시대인 1392년 혜민고국(惠民庫局), 1414년 혜민국(惠民局), 1466년 혜민서(惠民署)로 이어지며 서민들의 질병 치료를 어찌 보면 의료의 본질인 국민의 건강 증진에 가장 충실한 역할을 담당했던 기관으로 오늘날 국민과 함께하는 한의약을 추구하고 있는 한의계의 지향점과도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지난 2011년 ‘한의혜민대상 규정’이 제정되고, 이를 근거로 그해에 처음으로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이 개최된 이래 지난 14일 열렸던 시상식까지 모두 11차례에 걸쳐 한의약의 발전에 공헌한 인사를 발굴해 시상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상식에서는 제17대 대통령 한의사 주치의로 활동했던 류봉하 원장(회춘당 경희류한의원)과 제19대 대통령 한의사 주치의인 김성수 교수(경희대 한방병원)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한의학의 가치를 드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한의혜민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내년 3월9일 예정된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개최된 시상식은 정관계의 관심이 매우 높았던 점도 눈에 띄었다.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인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는 물론 국무총리와 각 당의 대표 및 보건복지위원장, 서울특별시장 등이 동영상을 통해 직접 축하 인사를 건넸으며,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 의장 등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참석해 123주년을 맞는 대한한의사협회와 54주년을 맞는 한의신문의 발전을 기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동영상 축사를 통해 한의약 발전을 위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 우수한약 육성 시범사업과 제4차 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을 강조했다.
또한 이재명 후보는 한의사들이 법률과 제도의 한계로 진료 현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어려운 점을 충분히 헤아려 국민건강을 위해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고, 윤석열 후보 역시 삶을 치유하는 인술인 따뜻하고 소중한 한의학의 가치가 널리 퍼져 나가길 바라며, 전통의학인 한의학의 계승과 발전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상식에서는 또 한의약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 인물을 발굴해 특별상, 감사패, 장학금, 표창장 등을 전달함으로써 한의계 내·외부에 학문탐구와 봉사활동 등 한의약의 미래를 향한 선한 영향력이 확산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바로 1112년에 제정돼 국민의 건강을 돌봤던 혜민국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의계 스스로의 내적 성장을 추구하고, 인술실천 정신을 기반으로 한 한의약의 가치를 드높이고자 했던 한의혜민대상 시상식의 존재 이유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