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가 시작됐음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속되고 있다. 다행히 세계 곳곳에서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있어 언젠가는 코로나19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싹트고 있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은 곳곳에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영국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세계 여러 국가로 확산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러시아에서 한 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무려 18가지의 변이 바이러스가 생성된 사례가 확인됐다. 이 같은 변이 바이러스의 발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의 신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장기간 잔류하면서 숙주에 적응하는 쪽으로 변화해 다수의 변이가 생성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국 FDA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는 잠재적으로 코로나19 검사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진단, 자칫하면 확진자 검사 단계에서부터 변이 바이러스를 놓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의 한국보건의료 체계의 변화와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은 장래에도 반복될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단임과 동시에 한국보건의료 체계가 직면한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여건과는 달리 국내에서 코로나19에 대한 검체 채취와 방역, 진료는 철저히 양방의료 위주로만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도 의료정책을 수행하는 정부 관료들은 오로지 양의 편애, 한의 편견에서 벗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지금껏 한의약이 코로나19에 접근할 수 있었던 방법은 개별적 희생만이 가능했다. 지난해 대구한의대 부속 한방병원과 대한한의사협회회관에서 큰 활약을 펼쳤던 ‘코로나19 한의진료센터’가 그렇고, 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서울시회·경기도회 등이 일간지에 호소문을 게재한 것도 마찬가지며, 한의사가 대표원장으로 운영하고 있는 느루요양병원이 국가의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제공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먼저 나서 이 전대미문의 감염병 퇴치에 보건의료 전 직역의 힘을 모아 나가는 것이 지극히 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외눈만 달린 양 한쪽의 의료만 편애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폐해로부터 확실히 벗어나기 위해선 과거의 관행 내지 습성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느루요양병원을 한·양방 협진 모델의 거점 병원으로 운영하는 것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