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3건씩 만든 불필요한 규제

기사입력 2020.07.23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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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를 왜 만드는가?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접근을 사전에 차단해 자유경제 시장원리가 올바로 작동되고, 정착되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규제가 독(毒)인 경우가 허다하다. 자유경제를 활성화하기는커녕 창의성을 말살하고, 공개경쟁을 막는 거대 장벽이 되곤 한다. 한번 구축된 규제는 웬만해선 허물 수 없다. 애초에 만들지 말았어야 할 규제임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가 변이되듯 규제는 지속적으로 창궐 중이다.

    이와 관련 전경련이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 결과와 규제개혁백서를 분석한 결과 ‘17~‘19년 동안 정부입법을 통해 신설·강화된 규제는 총 315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동안 매일 하루도 쉼 없이 3건의 새로운 규제가 만들어졌다는 뜻이다.

     

    물론 저 가운데는 긍정적이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기 위한 규제도 있었겠지만 상당수는 시장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을지 모를 규제도 적지 않았을 게 뻔하다. 전경련도 3151건 중 96.5%를 비중요규제로 분류했다. 굳이 규제하지 않았어도 됐을 것이란 의미다.

    또한 신설된 규제 84.4%는 국회심의가 필요 없는 시행령이하 하위법령에서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도 있는 토의나 분석 없이 각 정부 부처에서 손쉬운 길을 택해 규제를 만들었다는 방증이다. 

     

    각종 규제로 피해를 가장 많이 보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 중 으뜸은 단연 한의 의료다. 그물처럼 얽키고 설킨 규제로 인해 최선, 최상, 최고의 한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고, 그 피해는 한의 의료인은 물론 의료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 14일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이 보건복지부가 아닌 국민권익위원회를 방문해 각종 제도 개선과 규제 개혁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겠는가.

     

    국민의 건강증진과 선택권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규제 철폐 △한의사 전문의약품 사용규제 철폐 △한의사 보건소장 임용제한 철폐 △한의사의 장기요양 5등급 및 인지지원등급 관련 의사 소견서(치매진단 관련 양식) 발급 제한 개선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구성·운영 개선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 책임자의 자격기준 개선 △치매안심병원 및 치매안심센터 등의 한의사 참여 △감염병 관리(역학조사관 등)를 위한 한의사 인력 활용 등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이는 지금 당장이라도 해결 가능한 사안들이다.

     

    해결이 안 되는 이유는 별 것 없다. 비용이나 효과분석에 따른 장단점이 극명해서가 아니라 보건복지부의 눈치보기와 복지부동이 핵심 원인이다. 규제를 개선하면 어떤 장점이 있는지도, 그 규제를 해소하는 방법도 뻔히 다 알고 있다. 다만, 규제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잡음이 두려운 것이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은 뒷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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