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원 투표, 한의 역사의 변곡점

기사입력 2020.06.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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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첩약보험 시범사업과 관련한 전 회원 온라인 투표가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24일 오후 6시 이후 발표될 투표 결과는 한의계 역사의 또 다른 변곡점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1984년 12월 1일부터 2년간 충북 청주·청원 지역에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이 실시된 바 있다. 이 시범사업에 대한 높은 국민의 호응은 훗날 한약제제의 건강보험 급여화 계기를 마련했다.

     

    이번 전 회원 투표 결과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첩약보험 시범사업이 1984년에 시행된 이후 36년 만에 한의약 발전의 미래가 달린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선택에 따른 많은 고민이 있을 수 있다. 약국의 참여, 의약분업 도화선 우려, 불만족스런 수가 및 전체 재정 규모, 한정된 대상 질환, 환자 1인당 연 보험적용 횟수 등 부정적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반면에 국민의 한의약 접근성 완화, 제도권 의료 편입, 추가 확대될 재정 및 대상 질환, 수가 재조정 등 긍정적 요소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다.

     

    직접적인 판단 근거 외에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 볼 필요도 있다. 지난 9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 이후 양의계의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를 비롯 대한약사회 등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담보되지 않은 첩약보험은 국민을 마루타로 실험하고자하는 반인륜적 행태라고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이 같은 극렬 반대는 대개 한의약이 잘되는 방향으로 나가고자 할 때 극성을 부렸다. 한의사가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고자 할 때도 이들 단체는 위와 유사한 논리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만약 한의계가 몰락의 방향을 선택했다면 굳이 저 같은 비난을 퍼붓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예도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 그 많던 침구사와 한약업사는 다 어디로 갔을까 이다. 답은 간단하다. 국민의 외면으로 설 자리를 잃은 것이다. 처음부터 제도권 의료로 자리매김해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국가자격시험 제도를 존속시켜 후학 양성에 매진했다면, 그 운명은 달라졌을 것이다.

    시장만큼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철저히 적용되는 곳도 없다.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다. 그렇다면 첩약보험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수요자인가, 공급자인가. 최대 수혜자는 분명 국민이다. 

     

    시범사업을 한다 해도 국민의 반응이 신통치 않으면 첩약보험은 그냥 시범사업으로 끝날 뿐이다. 첩약보험 시범사업은 시장의 반응을 시험할 중요한 기회다. 

    여러 우려 때문에 그 같은 기회마저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옳은지, 시범사업 후 국민의 판단에 따라 지속 사업으로 확대시켜 나가는 것이 옳은지,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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