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잘못 알려진 정보들이 범람하고 있다. 비타민C를 자주 복용하면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 마늘을 많이 먹으면 코로나에 안 걸린다 등도 그 예다.
왜곡된 정보는 치료 적기를 놓치게 해 소중한 생명과 건강에 큰 위해를 끼칠 수 있다. 때문에 보건의료 정보는 무엇보다 사실에 기반을 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19년 자동차보험 시장동향-지급 및 가입특성’을 제목으로 보험개발원이 배포한 보도 자료는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통계를 왜곡하기에 충분했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것 처럼 한의진료비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데 있다. 이는 통계의 일부에만 초점을 맞춰 확대 해석하고, 과대 포장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험개발원은 ‘19년도 한의치료비는 70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81억 원(28.2%)이 증가해 자동차보험 손해액 증가의 주범인양 몰아갔다.
그러나 전체 통계를 자세히 살펴보면 자동차보험의 손해액 증가비는 전년대비 1조 1560억 원에 이른다. 한의진료비 1581억 원 증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 1조 원의 증가 이유는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외국산 등 고급차의 확산과 교통사고에 따른 자동차 수리비 및 부품비, 공임비, 도장비의 증가는 물론 손해조사비, 장례비, 위자료, 상실수익액, 휴업손해 등 손해액이 증가할 수 있는 제반 요인이 숱하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통계는 주목하지 않은 채 한의진료비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주범으로 몰고 갔다.
보험개발원이 통계치를 제대로 말하지 않은 것은 ‘한의치료는 부르는게 값이다’, ‘한의치료는 끝도 없고, 한도 없다’라는 굴레를 씌워 향후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손해율 감축의 근거로 삼고자 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통계는 어떤 목적을 갖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수많은 오류와 깊은 함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럼에도 통계는 객관성, 사실성, 신뢰성을 담보로 할 때 제 가치를 지닌다. 특정 부분만을 발췌하여 입맛에 맞게 악용하는 순간, 그 통계는 의미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
자동차보험에서 한의진료비가 상승한 핵심 원인은 환자들이 느끼는 한의치료 만족도였다. 여기에 더해 한·양방 차별없는 보험 적용으로 가격경쟁력이 생기면서 국민의 선택을 받은 결과다.
이 같은 핵심 요인에는 눈과 귀를 닫고 자의적 잣대로만 특정 통계를 부풀려 모든 문제 발생의 본질인양 덧칠한 보험개발원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