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한의학 정보 알리는 게 강남구한의사회 역할”
유튜브 ‘강한의사들’ 진행 맡은 김정국 강남구한의사회 부회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강남구한의사회 유튜브 콘텐츠 ‘강한의사들’의 진행을 맡고 있는 김정국 부회장에게 유튜브 운영 방안 및 홍보 효과 등에 대해 들어봤다.
김정국 강남구한의사회 부회장
Q. 유튜브 제작 참여 소감은?
강남구한의사회는 지난해 박성우 회장의 제안으로 자체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 진행하는 콘텐츠와 마찬가지로 한의학적으로 치료의 강점이 있는 질환을 알리자는 게 목적이었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콘텐츠 편집을 하기 어려워 실행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지상파 PD 출신이 모인 콘텐츠 제작사 ‘지엠씨웍스’에서 한의학 관련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이에 강남구한의사회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지엠씨웍스에서는 기획과 편집을 맡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하게 됐다. 한의학 지식을 대중에게 알리고자 하는 강남구한의사회의 요구와 다양한 콘텐츠를 유튜브 채널에 쌓고자 하는 지엠씨웍스의 요구가 일치한 셈이다.
그동안 스스로 유튜브를 찍을 때에는 한의원에서 기획, 콘티, 대본, 편집을 모두 도맡아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번 기회에 전문가와 협업하게 되면서 1 더하기 1이 3 또는 4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느꼈다.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없었고, 여기에 강남구한의사회 이사인 강남명인한의원 이슬기 원장과 함께여서 더욱 재밌게 유튜브에 출연하고 있다.
Q. 다른 분회나 강남분회 회원들의 반응은?
한의학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취지에 공감해 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 주고 있다. 유튜브를 통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은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있지만, 실제로 콘텐츠를 제작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도전은 하지만 구독자와 조회 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Q.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거나 오해하는 내용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유튜브를 제작하면서 느끼는 부족함을 해소해주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튜브 등의 채널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하기 마련인데, 그러다보면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내용은 잘 언급하지 않게 된다. 전문가들의 유튜브가 시청자에게 고루하고 딱딱하게 여겨지는 이유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보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시청자들이 보고자 하는 내용, 궁금해 하는 내용을 알려 주고 쉽게 풀어줘야 한다. 현재 유튜브를 제작하는데 조회 수가 부족하거나, 앞으로 유튜브를 만들고자 하는 분들이 계시면 이 점을 꼭 기억하길 바란다.
Q. 유튜브에 건강 상식이나 노하우 공유 등 등 전문 지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 지식에 대한 수요는 관련 콘텐츠의 경쟁을 초래하고, 이는 결국 자극적인 콘텐츠 양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강남구한의사회가 경계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방송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법 중의 하나인데, 뭔가 하나만 하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듯한 내용이 대표적이다. 구독자와 조회 수를 늘리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한의사가 자극적이고 편향된 정보를 제공하고, 그런 콘텐츠가 유튜브에 채워진다면 결국 대중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 강남구한의사회는 한의사들을 대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제작에 임하고 있다. 제대로 된 한의학 정보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강남구한의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Q. 참여 과정에서 인상 깊었던 점은?
전문가 집단과 협업하다보니 편집이 주는 힘이 크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고 있다. 영상은 ‘편집발’이다. 콘텐츠도 콘텐츠지만, 녹화된 내용을 어떤 기법으로 편집하는지가 더욱 중요하다. 기존에 한의원 직원들과 유튜브를 제작할 때에는 모두 비전문가들이므로 많은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최소한 할 일에 집중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각자의 영역에서 영상 관련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유튜브 제작도 이 차원에서 진행되다보니, 내용은 풍성하면서도 편한 마음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
Q. 유튜브 콘텐츠 제작이 개인 한의원 홍보나 한의학 홍보에 적지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인 한의원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회의적이지만, 전반적인 한의학 홍보에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먼저 유튜브로 개인 한의원이 홍보될 것이라는 기대는 아예 하지 않는 편이 낫다. 유튜브를 왜 보는지를 생각해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미디어 소비자들은 유튜브에서 정보를 얻거나 노하우를 배우지만, 직접적인 행동을 취해야겠다는 생각은 의외로 잘 하지 않는다. 보다가 다른 영상으로 또 넘어가게 된다.
정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채널이 있으면, 구독을 하고 그 채널에 다른 영상이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이런 점에서 유튜브는 투자 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마케팅 플랫폼이다. 구독자가 많아지면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유튜브 구독자가 잠재고객이라는 접근은 다소 1차원적이다. 구독자가 고객이 되려면 나의 타깃 시장과 홍보 수단이 잘 맞물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방송 출연 역시 개인적인 홍보효과가 없다. 방송에만 나가면 대박이 날 것이라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음식처럼 접근이 수월한 분야라면 몰라도 진입 문턱이 높은 의료기관은 그렇지 않다. 지속적으로 얼굴이 노출이 되어 인지도가 올라가지 않는 이상 몇 번 방송에 나간 것만으로는 당장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많은 한의사들이 각자의 전문적인 부분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질환과 관련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한의학 관점에서 논하는 콘텐츠 비중이 많다면, 그 자체가 홍보 효과를 가지게 된다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제작 계획은?
지금 촬영한 내용은 한의학 전반을 홍보하거나 오해를 풀어주는 내용이었다. 앞으로는 한의학적 치료기법, 한의학적으로 치료효과가 우위에 있는 다양한 질환을 다룰 예정이다. 진행은 기존대로 하되 전문가 패널을 초빙해서 이야기나 시연을 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구성할 계획이다.
Q. 유튜브 제작을 고민 중인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유튜브의 본질은 ‘그냥 막’ 하는 데 있다. 유튜브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첫 시작이 어렵다. 유튜브 추천 목록에 뜨는 콘텐츠는 양질의 결과물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도 처음엔 소소하게 시작했다. 이렇듯 쉽게 시작해야 한다. 장비 없이 핸드폰 하나로도 찍을 수 있다. 간단한 편집을 하는 프로그램도 시중에 많이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용기다. 유튜브로 성공한 제한적인 사례를 듣다 보면, 자신 말고는 유튜브로 성공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유튜브로 성공한 한의사는 한 두명에 불과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나를 알리기보다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하지 않고 내용을 제작하는 것이 시청자들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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