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의 지름길

기사입력 2010.11.05 11:26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 1일 한방의료기관에서 임상적으로 사용하던 제품 등은 앞으로 독성시험자료를 면제하겠다는 내용의 천연물신약 비임상시험 면제범위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은 지난달 27일 천연물신약 개발에 주력해 2020년까지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천연물신약’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버드나무 껍질에서 출발한 진통소염제 ‘아스피린’과 주목(朱木) 껍질을 바탕으로 개발된 항암제 ‘탁솔’ 등은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약재 애엽(艾葉) 추출물을 이용해 만든 위궤양치료제 ‘스티렌정’이 한해 1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초와 약물에 대한 체계적 전문 지식과 수많은 임상 노하우를 지닌 한의계에서는 천연물신약 개발은 남의 일에 불과하다. 이는 무엇보다 제도의 미비에서 기인한다. 한약, 생약, 한약재, 한약제제, 생약제제, 한의약품, 한방신약, 천연물신약 등 각각의 용어가 지니는 정의와 범위가 불분명하다.

    이렇다 보니 천연물신약으로 개발된 의약품 대부분이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되고, 현행 제도 아래서는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맘 놓고 처방해도 되는지, 아니면 처방할 수 없는지에 대한 해석 자체가 모호하다.

    여기에 더해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의학 전문가가 소외된 채 생명공학, 약학, 의과학 등의 전문가들이 천연물신약 연구개발(R&D)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분명한 것은 한의약, 한방원리에 대한 신개념의 정의와 전문의약품에 대한 한의사 처방권이 온전하게 주어지지 않는 이상 한의계가 축적한 천연물신약 개발의 지름길은 결코 열릴 수 없다는 점이다.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