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자율성을 짓밟지 말라

기사입력 2008.09.26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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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참여정부에서는 의료의 산업화라는 논리 아래 국민의 건강 증진이라는 의료 본연의 가치가 상당 부분 훼손된 측면이 많았다. 참여정부를 지나 새롭게 들어선 이명박정부는 ‘의료’를 신성장동력 창출이라는 개념으로 새롭게 접근하고 있다.

    외국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환자 유인·알선 개선 등 의료법 개정 작업 등 의료서비스의 선진화를 목적으로 각종 정책이 구상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제2차 서비스 선진화 방안’이 주목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의료를 선진화한다는 미명 아래 일반인의 의료기관 및 약국 개설 허용, 한 명의 자격자가 여러 개의 사업장 개설 허용, 의료직능단체 당연가입 폐지 등의 계획을 발표했다.

    세 가지 모두 문제이지만 일반인의 의료기관 개설 허용은 반드시 폐기돼야 할 정책이다. 이미 복지부가 나서 이같은 방안을 검토하거나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처의 잣대로만 의료선진화 방안을 강행하려는 행태는 시정돼야 한다.

    의료는 의료만의 특성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고도의 전문성과 특수한 직업 윤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만약, 일반인의 의료기관 개설이 허용된다면 의료 현장은 감당할 수 없는 큰 혼란에 빠져들 것이다.

    가장 먼저 교육현장부터 붕괴될 수 있다. 긴 수련기간과 많은 학비를 감내하면서 까지 의·약대를 갈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개원가의 붕괴도 뻔하다. 의료가 환자 건강보다는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다. 이런 과다 경쟁은 결국 소규모 사업장의 줄도산을 야기하게 되고, 이는 곧 국민건강의 피폐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발전된 사회일수록 전문인의 영역이 보호받고 존중된다.

    전문인의 자율성이 짓밟히는 세상은 퇴보가 따른다. 그렇기에 일반인의 의료기관 개설 허용은 백지화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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