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1)

기사입력 2011.07.1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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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의 개국공신인 權近은 조선의 대표적인 학자로 국제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는 『鄕藥濟生集成方』의 序文과 跋文을 집필할 정도로 의학에 조예가 있었다. 그의 저술 『入學圖說』은 그의 학문세계를 모아놓은 총체이다.

    권근의 의학관을 논할 때 『入學圖說』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책은 권근이 성리학의 기본원리를 도식화하여 설명한 책으로서 주돈이의 『太極圖說』을 바탕으로 朱熹의 『대학』, 『중용장구』를 참고하면서 선유들의 격언을 취하고 여기에 학생들과의 문답을 부기한 것이다. 전집과 후집으로 나뉜 이 책의 전집에는 天人心性合一之圖, 大學指掌之圖, 中庸首章分釋之圖 등 26종의 도설이 있고, 후집에는 十二月卦之圖, 周天三辰之圖說, 日期生閏之圖說 등 14종의 도설이 실려 있다.

    이 책에는 권근의 心性論에 대한 인식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성리학에 대한 통찰력을 담고 있다. 그는 인간의 心性이 理氣와 善惡의 구분을 분명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善惡의 구분은 心에 의하며 이 心은 그 자체에 주어진 性이 理에 연원한다는 의미에서 理가 제대로 드러나게 됨으로서 나타나게 된다고 보았다.

    권근이 의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이러한 그의 철학적 관심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五臟은 五神인 魂神意魄志와 밀접히 관계되며 이러한 관련은 心의 변화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에 理가 顯化된 心의 작용은 오장의 상태와 깊이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성리학에서 心은 육신을 움직임을 주장하며 그 작용은 天으로부터 從來하므로 육신은 心에 따라 움직이다. 권근이 그린 ‘天人心性合一之圖’는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머리, 어깨, 가슴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天과 人의 관계를 도시한 그림이다. 인간의 性에 들어있는 五常(仁, 義, 禮, 智, 信)의 德에 따라 善惡이 갈라진다는 것으로서 이 性이 發動하여 四端(是非, 羞惡, 惻隱, 辭讓)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가 그린 그림들은 河圖五行相生之圖, 洛書五行相剋之圖, 太極生兩儀四象八卦之圖 등과 같이 의학에서 많이 활용되는 그림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그림들은 그가 인간의 心性論을 다루기 위해 설정된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의학적 논의와 연계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그림들은 易學的 人間論과 깊은 관련이 있다. 韓國에서의 醫易學硏究의 傳統은 悠久하다. 기록상 朝鮮時代부터 易學에 造詣가 깊었던 몇몇 儒醫들에 의해 集中的으로 硏究된 後에 朝鮮時代에 들어 많은 儒醫들이 본격적으로 醫易學을 硏究하기 始作하였다. 『醫方類聚』, 『鄕藥集成方』, 『東醫寶鑑』같은 醫書들은 이러한 傳統 속에서 醫易學을 收用하고 있으며, 이것은 朝鮮後期를 통틀어 깊이 나타난다.

    권근은 고려시대까지 존재했던 醫易의 전통을 그대로 계승하여 이를 인간의 심성이라는 문제와 연계시켜 논의하고자 한 것이다. 그가 『항약제생집성방』의 序文과 跋文을 지어 의학적 견해를 피력한 것도 그런 의미에서 그의 의철학사상의 일단을 엿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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