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10)

기사입력 2011.07.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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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穡(1328&~1396)의 龍虎丹論

    李穡(1328~1396)은 고려 말기의 문신이며 정치인, 유학자이다. 성리학을 조정에 소개,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李穀의 아들로서 이제현의 제자이며 정몽주와 정도전의 스승이다. 이성계 일파의 역성혁명을 부정적으로 보고 협조하지 않다가 의문의 최후를 맞이한다.
    李穡의 『牧隱詩藁』에는 다음과 같은 시가 나온다.

    “병든 사람이 몹시 유감스러운 건 / 病夫深有感
    요즘 부자를 얻기 어려움이었는데 / 附子近來難
    오늘 다시 놀라며 기뻐한 것은 / 今日更驚喜
    한 봉지 용호단을 얻은 때문일세 / 一封龍虎丹
    무더운 날엔 몸이 절로 피곤하거니와 / 暑天身自困
    흐리고 비올 땐 뼈가 더욱 쑤셔댄다네 / 陰雨骨彌酸
    간절히 기달려라 가을바람이 일어 / 苦待西風至
    서연에서 강관을 불러들이기만을 / 書筵召講官”

    이 시의 제목은 ‘나연(那演)이 용호단(龍虎丹)을 보내준 데 대하여 사례하다’이다. 용호단은 『丹溪心法』에 나오는 처방으로서 ‘走注疼痛, 或麻木不遂, 或半身痛’ 즉 여기저기 옮겨다니면서 아프고 뻣뻣하면서 저려서 팔다리를 쓰지 못하거나 혹 몸의 한쪽이 아픈 증상에 사용하는 약이다. 이 약은 草烏, 蒼朮, 白芷 각 1냥에 乳香, 沒藥 각 2돈, 當歸, 牛膝 각 5돈을 곱게 갈아 술로 끓여 탄환크기의 알약을 만들어 1丸씩 따뜻한 술에 녹여 먹는 것이다.

    위의 시가 언제 지어진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가 생존한 시기가 고려말 조선초라는 것과 증상이 노년성 질환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그의 말년에 지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위의 시는 그가 복용한 龍虎丹이라는 약물에 대한 찬양시이지만 몇 가지 측면의 의미를 드러낸다. 첫째, 龍虎丹이라는 약물이 당시 기성약으로 조제되어 많이들 복용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퇴행성 관절통이 발생했을 때 이 약물을 복용했을 것이라는 것은 이 약물의 주치만 들어보아도 알게 된다.

    둘째, 李穡이 附子를 많이 복용했다는 것이다. “요즘 부자를 얻기 어려움이었는데 / 附子近來難”라는 것은 그가 附子를 얻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는 것이다. 그리고 附子를 찾던 중 龍虎丹을 얻게 되어 다행이라고 하고 있다. 이것은 李穡의 몸이 냉한 체질을 타고 나서 찬 기운에 민감하다는 것을 증거하는 것으로 그의 육체적 특성과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셋째, 나연(那演)이 누구인가이다. ‘나연(那演)이 용호단(龍虎丹)을 보내준 데 대하여 사례하다’라고 제목을 붙이고 있는데, 那演은 王公 혹은 長官을 의미하는 몽고어 ‘noyan’의 音譯으로 보통 귀족을 뜻한다. 那顔, 那延, 那衍 등으로도 음역된다. 그러므로 ‘나연(那演)’은 귀족이라는 의미로 볼 것이다. 공민왕 이후 반원정책으로 몽고는 고국으로 돌아가고 이 땅에 그 용어들만 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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