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경섭 회장

기사입력 2011.05.04 17:15

SNS 공유하기

fa tw
  • ba
  • ka ks url
    B0042011050462101-1.jpg

    땅을 살리고 생명을 살리는 GAP인증품
    생산단계 이력추적관리로 소비자의 신뢰 제고하자

    한·중 FTA협상이 6월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국내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중국과 우리나라의 10a당 생산원가가 당귀는 약 7배, 천궁은 약 10배가량 높아 국내 약용작물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또한 우리 경쟁국인 중국 내의 사정을 살펴보면 자국 약재 수요량이 증가하고 일반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한약재를 재배하는 농가가 줄어 한약재 생산량이 감소하고 이는 한약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국제 한약재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약용작물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여 국내시장을 넘어 새로운 넓은 해외시장을 겨냥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약용작물산업을 세계화할 수 있는 경쟁력 제고는 어느 한순간에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산업이 육성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며, 생산·유통 등 산업의 각 주체들은 각고의 노력으로 각각의 직역에 매진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하에 우리 약용작물 생산자는 최근 GAP제도를 통하여 국산 한약재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GAP(농산물우수관리제도, Good Agricultural Practices)는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 생산단계에서 판매단계까지의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소비자 신뢰 제고 및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지속가능한 농업재배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2003년부터 2005년까지의 시범사업을 거쳐 2006년부터 본 사업이 시작되었는데 이력추적관리제도 실시, 종자 및 묘목의 선정, 재배 전 토양 관리, 비료 및 양분 관리, 물 관리, 작물 보호 및 농약 사용, 수확작업 및 수확 후 관리, 수확 후 관리시설, 유해물질 및 쓰레기 관리, 작업자의 건강, 안전, 복지, 환경문제, 농업인의 교육 등 필수기준 27항목과 권장기준 23항목의 심사를 거쳐 전 항목이 적합하여야 비로서 인증을 받게 된다.

    우리 협회는 2006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약용작물 부문의 GAP 전문 민간인증기관(제2호)으로 지정되어 지난해에는 당귀, 황기, 구기자, 오미자, 작약, 곽향, 지황, 산약, 감초 등 18개 품목, 301농가에 대해 인증을 하였으며 인증품의 대부분은 계약재배를 통해 식품회사로 출하되었다.

    물론 농업인 입장에서 식품회사든 한방의료기관이든 구매선을 따질 필요는 없지만 한약재에 대한 위해물질에 대해 민감한 한의원이나 한방병원보다는 식품회사에서 GAP인증품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이 아쉬운 현실이다. 그러나 선도적 한방병원에서 GAP인증품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고 또 여러 제약회사나 도매회사에서 GAP인증품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향후 수요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GAP인증품의 특징은 우선 이력추적관리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 소비자들의 신뢰를 제고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한약재에서도 ‘한약재 및 한약이력추적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통과하였으나, 이미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2006년부터 생산·유통·판매 3단계의 이력추적관리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농가는 품목명, 생산자성명, 생산자주소, 생산자연락처, 재배지 위치, 재배지 면적, 생산계획량을 이력추적관리시스템에 등록하여야 하며, 영농일지를 통해 재배 전 토양관리, 파종 또는 식재시기, 시비·제초방법 및 횟수를 기록하고 인증품 출하사항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등록내용은 한약이력추적관리제도에서 생산자들에게 요구하는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즉 재배단계에서는 지금하고 있는 농산물(약용작물)이력추적관리제도나 한약이력추적관리제도가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 약용작물 생산농가는 유통의 투명성과 소비자신뢰 제고를 위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이력추적관리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유통업자들은 생산자가 고령화되어 한약이력추적제도 시행이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은 현재 농촌에서 일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결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정작 재배단계에 있는 생산자들은 제도 도입을 찬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배에 종사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산자들을 핑계로 제도 도입이 불가하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제도 도입반대의 목소리를 높일수록 한약시장은 더욱 위축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둘째, GAP인증품은 토양 및 수질검사를 통해 재배지의 오염 여부를 검증하고 수확물에 대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므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물론 재배단계에서는 농산물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전수검사가 불가능하다는 한계는 있지만 일반 관행으로 재배된 한약재에 비해 위해물질 검출가능성이 훨씬 낮으므로 그만큼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GAP인증품은 위생적인 GAP관리시설(가공시설)을 통해서만 출하가 가능하다. GAP관리시설은 기존의 가공공장과는 달리 엄격한 수확 후 관리시설 기준을 마련하여 국가에서 관리시설을 지정·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약용작물의 경우 재배 후 비위생적이거나 낙후된 시설에서 가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GAP제도에서는 이점을 보완하기 위해 재배단계뿐 아니라 GAP관리시설을 통한 수확 후 관리까지 범위를 넓혀 관리하므로 일반 관행 농법과 차별화되는 것이다.

    이렇듯 국내 약용작물 농업인은 의식 전환을 통해 기존의 관행농법을 탈피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고품질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부응하여 이제는 한의계가 화답해야 할 때이다. 수입한약재의 가격 폭등과 한약재의 수급차질을 대비하기 위하여 국내 약용작물 농업인들의 생산의욕을 장려하고 국내 생산기반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의계가 나서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계약재배를 활성화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안정적인 생산기반과 공급원을 확보하여 다가오는 한·중 FTA 시대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어느 GAP인증 농업인의 마음을 한의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께 전하며 모두의 마음 속에 감춰져 있는 농촌에 대한 향수와 국산한약재에 대한 애정이 이제는 현실에서 표출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재배일지를 기록하는 일, 비싼 검사비를 부담하는 일, 까다로운 표준재배법을 준수하는 일 모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것은 벼랑 끝에서 살아남고 싶은 절박한 농민의 선택이자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올곧은 농민의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GAP당귀생산자 K씨)

    “관행농으로 하는 농사보다 화학비료와 농약 사용을 자제하다보니 일손이 더 들어갑니다. 생산량도 줄었습니다. 그럼에도 GAP로 농사짓는 이유는 땅을 살리고 우리가 함께 사는 옳은 길이라 믿기 때문입니다.”(GAP오미자생산자 R씨)
    “소중한 자원이라고들 합니다. 약용식물에서 성분을 추출해 신약을 개발하기도 합니다. 몇 백만원의 약초로 몇 백억의 부가가치를 창출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농민은 갈수록 힘이 듭니다.”(GAP지황생산자 C씨)
    backward top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