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116

기사입력 2010.08.2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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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대생, 학부형들의 피눈물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초의 현대 국립 한의학 연구기관의 출범

    1993년 10월 보사부(즉 보건사회부, 후에 보건복지부로 바뀜)는 한의학연구소의 설립 추진, 한방의료보험 확대, 한의사의 군의관 및 공중보건의 임용 등 한의학 육성발전 대책을 정기국회에 제출한다.

    몇 개월전 약국의 재래식 한약장 설치 금지규정인 약사법시행규칙 제7조1항7호 규정을 삭제시켜 한의대생의 수업 거부와 한의사들의 반발을 일으키게한 원인을 제공한 주무부서의 과거 행적을 상기할 때 너무도 파격적인 것이었다.

    이 무렵 전국의 한의대생들은 기나긴 수업 거부로 인하여 유급시한이 초읽기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3월 초부터 시작된 수업 거부가 10월까지 이어지면서 수업일수가 부족해져 유급문제가 대두되게 된 것이다.

    7월12일부터 수업을 복귀할 것을 결정하기도 하였지만 몇일 수업을 하지도 못하고 다시 수업을 거부할 것을 결의하여 기나긴 교육파행의 터널로 들어가고 말았다.

    10월14일에는 한의학발전위원회가 보사부 주관으로 열려 한의학연구소 법안을 입법예고하기 위한 법안의 검토작업을 시작하였다.

    이 때 나온 한국한의학연구소법(안)의 제6조(사업)에 본 연구소의 사업을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1. 전래 한의학 관련 문헌 및 한방이론 연구·분석, 2. 한의학 발전을 위한 임상 및 실험 연구, 3. 한약제제의 개발에 관한 연구, 4. 침구학 발전에 관한 조사·연구, 5. 부속 한방병원의 설치·운영, 6. 한의학 발전을 위한 정책 개발, 7. 한의학 연구에 관한 국제 교류사업, 8. 국내외 연구기관·단체 등과의 공동연구 및 정부·민간단체로부터의 연구사업의 수탁, 9. 기타 제1호 내지 제8호의 사업에 부대되는 사업 또는 연구소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

    이 연구소는 1994년 10월10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성대한 개소식을 갖게 된다. 초대 소장은 홍원식이었다. 필자도 이 개소식에 참석했던 것이 기억으로 떠오른다. 참으로 이채로웠던 것은 한의대 학부형들이 본 개소식에 참석하여 자원봉사에 솔선하였던 것이었다. 오랜 기간 수업 거부로 인하여 생긴 각종 불이익을 감수해가면서 자식들과 함께 싸웠던 이들이 아니었던가.

    필자는 이 개소식 자리에서 조영식 이사장의 치사를 잊을 수 없다.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조 이사장은 본 연구소의 설립에 공헌한 한의대들과 학부형들에게 공을 돌리는 멘트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대 소장 홍원식은 개소식에서 다음과 같은 기념사로 감회를 피력하였다.
    “…한의학은 우리 선조의 얼과 민족의 혼이 담겨 있는 전통의학으로 유구한 민족사와 함께 발전해온 고유의 의학입니다. 이러한 한의학이 지난 100여년간 서양문화의 조류에 밀려 다소 뒷걸음치는 과정을 겪기도 했지만 한의계와 한의과대학을 중심으로 꾸준한 연구 발전이 이루어져 왔습니다.…예로부터 의학의 발전은 투철한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인접학문의 지원과 협력에 의해 촉진되어 왔습니다. 한의학도 한의계 독자적 노력으로는 발전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건의학계·약학계는 물론 전문 과학 부문 등 각계의 참여와 지원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우선은 적은 규모로 출범하게 됩니다만 연구기반의 확충과 훌륭한 연구풍토의 조성에 최선을 다하여 정부와 국회,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한의학의 발전은 국내적인 요구에 그치지 않고 국제적 규모로 확대되어야 할줄 믿습니다. 이미 한·중·일 3국간에 동양의학 공동발전연구가 추진되고 있고 나아가서는 기존 한의학권 각국과 구미제국과도 학술정보 교류를 강화하여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의학의 우수성을 계발하는 사명과 함께 인류보건에 기여하는 더욱 높은 사명을 수행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이후 당연구소의 진로를 계속 지켜봐 주시고 따뜻한 충고와 채찍을 아끼지 말기를 당부하면서 인사에 대신하겠습니다.”

    이 연구소는 1997년 ‘한국한의학연구원’으로 승격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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