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광호 연구원

기사입력 2009.09.25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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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실을 사는 국민들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열정어린 마음으로 국민을 위한 연구에 나서야

    중국의 선승 중 조과 선사라는 분이 있다. 선사가 날마다 소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참선을 했기 때문에 조과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루는 고을 태수이며 시인인 백낙천(白樂天)이 찾아왔다. 그는 높은 소나무 꼭대기에 앉아 있는 조과 선사를 보며 소리쳤다. “스님, 계신 곳은 매우 위험합니다.” 선사가 대답하길 “태수가 더 위험하오.” 백낙천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다시 소리쳤다. “저한테 무슨 위험이 있다는 겁니까?” 그러자 조과 선사는 매우 걱정스러운 듯이 말했다. “태수의 생각이 땔나무에 불 붙듯이 타고 있는데 어찌 위험하지 않단 말이오.”

    이글을 읽으면서 현재 한의학연구원 사람들의 작태를 빗대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의학을 연구하는 모든 사람들은 현실을 도외시하고 마치 소나무 꼭대기에서 참선을 하는 스님과 같은 고립된 처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현실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한국의 한의학은 한약에 대한 신뢰성과 현대의학적인 약진과 대체의학의 과학적인 접근 추세에 대응하지 못하고 점차 현실에서 멀어지려는 위기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연구하는 한의학자는 모두 인정한다.

    그런데 유독 연구를 수행하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여전히 급할 것이 없고 위기감도 없으며 오직 연구에 충실할 뿐이라는 이야기로 자신을 합리화한다. 한의학연구원 사람은 더하다.

    현재의 위기는 몇 가지 원인으로 귀결된다. 첫째는 한약재의 안전성·유효성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미흡한 점을 들 수 있다. 특히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인 접근은 이것을 도외시하고 있으며 연구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문제를 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을 개선하려는 실천이 더 중요하다.

    두 번째를 든다면 한의학이란 전통적인 학문적 체계가 현대문명에 문화적으로 녹아들어가는데 게을리 했다. 특히 건강보험과 같은 제도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했다. 결국 문화적인 소외는 대중성을 상실하고 인터넷 문화에서 소수의 문화적 언어로 존재하게 되었으며 결국 전통문화의 보호를 받는 차원에서 골동품처럼 잊혀져갈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연구원의 연구는 이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한의학은 신비로움에 취해서 호기심 차원의 연구라는 화두를 잡고 나무 위에 초연히 앉아 있는 연구자가 더 문제이다.

    셋째를 든다면 한의학을 한의사라는 집단의 전유물 정도로 생각하고 홀로 독점하려는 생각에 문제가 있다. 한의학은 한의사가 해야 제맛이고 한의사가 아닌 사람이 연구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홀로 높은 곳에서 고고한 척을 했다. 그래서 대중과 함께 나누고 대중과 고민하며 질병의 아픔을 치유하고 예방하는 역할을 현대의학에 맡기고 참여하지 않고 연구만 했다.

    이렇게 현실 참여를 하지 않는 한의학은 정말로 높은 소나무 위에서 평상심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안타까운 존재로 비춰지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 밑에서 한의학이 위험하고 무언가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절규에 귀 기울이지 않고 그렇게 불 붙듯이 타고 있는 생각이 더 위험하다고 설파한다.

    그들도 나무에서 내려와 현실에 닥치게 되면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으면서 소나무 위에만 올라가면 현실을 도외시하고 고고한 태도를 견지한다.
    한의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는 국민이 걷어준 혈세로 연구입네 하면서 소나무 위에서 참선하듯이 세상을 희롱해서는 안된다.
    나무에서 내려와 현실을 사는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타는 듯한 열정어린 마음으로 돌보고 국민을 위한 연구를 하는 것이 옳은 처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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