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사진)은 ‘논리적 설득’을 중시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다. 어떤 민원도 손 의원을 논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면 고려의 여지조차 없는 셈이다.
지난 12일 손 의원이 대한병원협회와 공동주최로 개최한 ‘건강보험 수가결정체계 이대로 좋은가’ 토론회는 그를 논리적으로 설득한 경우였다. 이번 토론회는 의료계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못하는 현행 수가 결정체계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개선하자는데 있었다.
손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양방)소아과의 경우 하루 50~80명 사이의 보험 환자를 진료해야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인데 낮은 수가는 의료진들의 피로를 심각하게 누적시키고 있다”며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의료수가를 높이면 자연스럽게 건강보험료 또한 커져 불이익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질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으면서 건강보험료를 더 내고 싶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이 아닌가.
그러나 손 의원은 “지나친 욕심이며 그렇다고 의료인을 두둔하자는 것이 아니라 적정수가를 결정하자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권 시절에 다수의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배치한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의료수가를 소비자에게 물어보고 가격을 결정하는 시장구조는 정말 아이러니하다”고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이처럼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득을 중시하는 손 의원에게 한의학은 아직도 자신을 설득하지 못한 학문이었다. 손 의원 또한 한의학의 과학적인 데이터 부재를 문제 삼았다.
“수년 전에 노인들의 영양상태에 대한 논문을 쓰려고 자료를 수집하던 과정에서 개소주와 흑염소에 들어간 한약재의 영양성분 자료를 한의사협회에 요청한 적이 있었는데 준비돼 있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 당황스러웠던 경험이 있었다. 한의학이 정량화와 통계처리 등을 중시하는 동 시대에서 외면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
손 의원은 가톨릭대학교 생활과학부 식품영양학전공 교수출신으로 대한영양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에 입성했다. 한약을 영양학적인 관점에서 풀어 설명해달라고 하자 손 위원은 “건강한 사람의 체액 산도(ph)는 7.35~7.45로 약 알칼리 상태를 유지하는데 한약은 칼륨과 비타민, 무기질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칼륨은 체액의 산도를 건강상태로 만들어주는 작용을 하는데 한약이 그런 역할을 하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약의 약리작용을 영양학적인 접근으로 풀어내는 것 또한 한의학을 동시대의 친숙한 학문으로 키울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이 아닐까.
손 의원에 따르면 한의학의 진정성이 존중되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라는 논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