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전통의학 국제표준화 우위 선점 경계
의료일원화특위, 중국이 전통의학 메카 주장
국익 걸려 있는 문제는 공동 대처 지혜 필요
지난달 23일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김기옥)은 ‘전통의학’의 글로벌 표준화 작업을 위해 내년부터 2011년까지 191억원을 들여 원내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5860㎡ 규모로 ‘한의기술표준센터’를 설립키로 하고 기획재정부로부터 내년도 설계비로 9억원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표준센터의 설립은 한의기술의 계량화·과학화와 근거중심의학(EBM)을 확립시켜 전통의학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점차 확대되는 세계의 대체의학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
하지만 한의계의 이러한 노력은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의학 공정’을 통해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고자 하는 중국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23일 우리 언론을 통해 ‘한의기술 표준센터’ 건립에 관한 보도가 나가자마자 중국의 인터넷 뉴스 매체인 ‘中國新聞網(www.Chinane ws.com)’은 실시간으로 이러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딴죽걸기에 나섰다.
그들은 “한국이 중국, 일본과 각축하고 있는 전통의학 국제표준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자 한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서, 지난 6월 ‘침구 경혈위치의 국제표준’ 제정과 관련해서는 당시 “한국한의협회가 인체 361곳의 침구 경혈위치 중 99%의 경혈위치를 한국의 것을 채용하였으니, ‘이는 한국한의학의 침구기술이 국제표준이 된 것을 의미한다’고 발표하였다가 한국의 관련 전문가로부터 강렬한 견책을 받았다. 이후 한국한의협회는 자신들의 표현이 과장되었음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였으나 공개적으로 착오를 바로잡지는 않았다”고 하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더욱이 한·중·일 삼국의 경혈 위치가 다르게 된 원인이 중국의 침구술이 한국과 일본에 전해지는 과정에서 약간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었다고 하면서 한국의 경우 허준의 ‘東醫寶鑑’에 근거해 위치를 확정했는데 이 책은 중국 역대 의서를 근거로 편찬한 것이라고 하여 ‘東醫寶鑑’을 폄하하기까지 했다.
이어서 “전통의학 방면에 있어서 중국은 계속 종주국의 위치에 있었으며, 침구학도 예외가 아니다”라는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의 견해를 빌어 중국이 동아시아 전통의학의 메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중국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3월 ‘東醫寶鑑’을 ‘UNE SCO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신청할 당시에도 그들은 ‘중의학이 뿌리라면 한의학은 거기에서 파생되어 나온 줄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것이지만 더 큰 문제는 중국의 논리에 동조해준 한국의사협회의 태도이다.
국익 차원에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가볍게 처신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기사를 접한 중국인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게 될 지 걱정이 앞선다.
설사 집단간의 이익이 상충된다고 하더라도 더 큰 이익, 즉 국익이 걸려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공동으로 협력해서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