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유 행 명예기자(영도한의원 원장)

기사입력 2008.09.23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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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약으로 만든 수액제제 ‘눈길’

    8월14일 오전 진료를 마치고 황급히 택시에 올랐다. 4시15분 김포공항발 상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였다.

    90년 본과 1학년 때 처음 중국 상해 땅을 밟아 보고 18년만의 일이다. 당시는 아직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지 않아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이후에 중국(북경 등)에 몇 번 가보기는 했지만 처음 중국이란 나라와 인연을 맺었던 곳이라 감회가 남달랐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강북의 동인당(同仁堂)과 쌍벽을 이루는 강남 제일의 제약회사인 청춘보(靑春 ) 그룹에서 운영하는 호경여당(胡慶餘堂)이라는 중국 약선(藥膳)요리 전문식당 및 관련 기관을 방문하는 팀에게 약선 요리에 관한 한의학적인 내용과 한·중 의술 교류에 대한 자문해 주기 위해서였다. 지난번 안문생(안문생한의원) 원장님과 인터뷰를 통해 약선요리에 관해 공부한 것이 이번 여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상해에서 아쉬운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상해에서 항주로 가는 고속 열차에 올랐다. 상해남역의 큰 규모에도 놀랐지만, 우리나라 KTX보다 뛰어난 고속 열차의 승차감과 편의시설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상해에서 항주까지는 불과 1시간1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전 90년대 초에는 상해~항주를 4, 5시간씩 걸려 가며 다녔는데 이제는 정말 편하고 안전한 객차에서 1시간 남짓한 시간에 다닐 수 있다니 중국의 경제 발전만큼이나 생활수준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항주에 도착하자마자 위생청 관리의 안내로 청춘보 그룹에서 마련한 오찬에 참석하였으며 사장님으로부터 약선요리에 관한 여러 가지 귀중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만찬 후 청춘보 제약회사를 견학하였는데 그 규모와 시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강택민 주석이 와서 한방제약의 현대화 공정에 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실로 대단한 회사인 것 같았다).

    회사를 소개하는데 있어 한의사인 나에게 무엇보다도 눈에 뛰는 것은 한약으로 만든 수액(水液)제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약침요법이 일반화되어 활용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정맥 내 한약수액요법은 일반화되어 있지 않고 연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분야는 가능하다면 향후 중국과 교류를 통해서 발전시켜야 할 부분인 것 같다.

    이 분야에 다양하고 성공적인 임상 경험 및 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청춘보 그룹의 총경리가 한국과 중국의 한방 학술 교류와 관련하여 많은 관심과 지원 의사를 가지고 장래 어떠한 형식으로든 꾸준한 교류를 희망한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적지 않은 부담과 더불어 구체적 진행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으며, 개인적 방문이었으나 이러한 사례가 ‘한·중 한방 교류의 초석이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귀국 후 지속적인 연락을 하고 있다.

    오찬 후 호경여당에 붙어있는 한약박물관을 참관했는데 이는 중국에서도 유일한 한약 박물관으로 청나라시대의 약국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었으며 약2000여종의 약재도 함께 전시가 되고 있었다.

    그 규모나 보관된 유물들이 허준박물관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이곳에서는 중성약(미리 만들어 놓은 약)을 살수도 있고 진맥을 통해 처방을 받을 수도 있는데 아쉽게도 퇴근 시간이라 의료인들을 만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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