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와 진료커뮤니케이션은 다르다

기사입력 2008.06.2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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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혜범 의료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얼마 전 한의원 원장님들께 <진료 커뮤니케이션> 강의를 하다 이런 질문을 받았다.

    “강사님, 제가 얼마 전 병원 CS(고객 서비스)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교육에서는 환자를 부를 때 ‘고객님’이나 ‘~님’이라고 높여 부르라고 하던데, 저는 실제 진료 시 환자를 부를 때 그보다는 ‘~씨’나 ‘환자 분’이라는 표현이 먼저 나옵니다.

    그냥 환자를 ‘~씨’나 ‘환자 분’이라고 부르면 안 되는 건가요? 사실 ‘고객님’이나 ‘~님’은 입에도 붙지 않지만 어색하거든요. 한의사 입장에서는 ‘환자 분~’이라는 표현도 환자를 상당히 높이고 배려하는 표현입니다. 그럼에도 ‘환자 분’이라는 용어 대신 ‘고객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인지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는 건지 궁금합니다.”

    우선 위 질문에 답변부터 한다면 ‘~님’이나 ‘~씨’나 모두 괜찮은 표현이다. 서비스 강사 분들은 그야말로 친절을 가장 강조하다보니 같은 표현 중에서도 환자를 최고로 높이는 존칭을 추천하겠지만,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그러한 ‘~씨’나 ‘~님’의 호칭은 정말 부차적인 부분이다.

    또 환자를 ‘~님’이라고 부르는 것 역시 CS교육을 받고 의식적으로 그렇게 부른다할지라도 정작 한의사가 그렇게 부르는 것이 어색하게 생각되고 그로인해 표정이 굳어있고 목소리 톤이 좋지 않다면 그것은 부드러운 표정과 다정한 목소리로 ‘~씨’라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다.

    단순히 서비스 강사의 권유나 교육으로 인해 한의사 스스로 입에 붙지 않는 불편한 표현을 쓰며 어색해하거나 환자를 ‘~님’이나 ‘고객님’이라고 부르며 서비스업 맨과 같이 환자의 비위를 맞추는 것은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사실 한의사가 CS 교육을 주기적으로 받아 서비스가 좋고 환자의 비위를 잘 맞추다보면 잠깐의 병원 매출은 올라갈지 모른다.
    그러나 그만큼 그런 병원은 환자의 클레임도 심하고 병을 고치는 한의사를 병을 고치는 전문 의료인으로 보기보다는 그야말로 동네 가게의 주인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또 좀 더 장기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과도한 서비스와 굽신거림은 한의사로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조하지만 한의사는 단순히 그 모든 직업에서 받고 있는 ‘고객 만족’이나 ‘친절’ 교육보다는 진정한 ‘진료 커뮤니케이션’방법을 습득하여 환자에게 진료로 진료에 대한 만족을 심어줘야 한다.

    서비스가 아무리 중시되는 분위기라도 한의사는 병원의 코디네이터처럼 서비스 종사자가 아니라 병을 고치는 전문 의료인이다. 모든 한의사들이 이 점을 꼭 잊지 않았으면 한다.

    현재 한의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장 환자를 ‘고객님’이라고 높여 부르고 환자에게 굽신거리는 외적인 친절이 아닌 한의사가 가진 전문적인 의술을 바탕으로 환자의 증상이나 치료에 대해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논리적으로 설명 해주고 환자의 말에 적극 귀 기울여주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한의사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진정 마음으로 환자를 아끼고 환자의 진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효과적인 진료를 하는 것이다. CS(고객 서비스)와 진료 커뮤니케이션을 적절히 구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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