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학교 교양과정부 이 현 지 교수

기사입력 2008.06.0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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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화·표준화라는 사회적 요구 부응

    한의학 위상 높이기 위한 오랜 숙원 해결
    신뢰도 높은 한의학 의료상품으로 수요 증대

    한의학의 표준화·과학화·산업화·세계화를 표어로 내걸고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지난 3월1일 개원했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은 ‘한의학의 과학화와 세계화를 실현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인력 양성’을 설립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된 것은 의료사회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서구의학이 아닌 동아시아 전통의학이 서구적인 전문화의 모델을 통해서 질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현상이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되기 전까지 한국사회에는 전통의학을 교육하는 국립대학이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은 단순히 한의학 전문가 양성의 질적인 수준을 높인다는 의미 외에도 국립대학에서 한의학을 의학으로 인정하고 교육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사회적 요구

    나아가서 한국이 민족의학으로서 한의학의 발전에 직접적인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의학계에서는 국립대학 내 한의학과 설립이 가지는 상징성 때문에 지금까지 수차례 국립대학 내 설립인가를 요청해왔다. 그러나 번번히 의과대학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이번에 설립된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인가도 의학계와 오랜 갈등 끝에 얻어낸 힘겨운 성과였다.

    한국에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하게 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우리는 그 요인을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사회적 요구이며, 둘째는 한의학계의 요구이고, 셋째는 수요자들의 요구이다.

    첫째, 사회적 요구이다.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되기까지는 한의학의 발전이라는 궁극적인 목적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의학은 한국의 전통의학으로서 서구의학과는 다른 의철학을 토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한의학이 서구의학과 같은 표준화와 과학화를 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제도권 내의 의학으로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과학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사회적인 요구이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은 이러한 사회적 기대를 국가의 경제적 지원을 업고 실현하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한의학이 과학화와 표준화를 시도하기 위해서 지속적인 연구를 필요로 한다. 이런 연구를 위해서는 경제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의학과는 모두 사립대학에 개설되어 있었고, 사립대학은 이러한 연구를 위한 지원에는 관심이 낮았다. 자연스럽게 사립대학의 한의학과에서는 한의사를 배출하는 데만 관심을 가져왔다. 그러나 국립대학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되면서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위한 연구기반을 조성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연구기반은 한의학의 세계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가의 요구와 부합하여 적극적으로 추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될 수 있었던 가장 직접적인 사회요인은 의학전문대학원 및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설립 등으로 나타나는 의료수준 향상에 대한 사회적 요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의과대학을 비롯한 한의과대학, 치의과대학에서는 단순 기술을 갖춘 의료인을 배출한다는 문제의식이 사회적으로 팽배해 있었다. 그러므로 교양과 도덕을 겸비한 의료인 양성과 연구를 담당하는 의료교육기관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요구되었고, 그 결과 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되었다.

    둘째, 한의학계의 요구에 의해서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되었다. 사회적으로 의학교육기관이 전문대학원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한의학계에서도 이런 현실을 간과할 수는 없었다. 한국의 경우, 2002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인가를 받았고, 전체 의과대학 41개 가운데 27개 대학이 점진적으로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교양과 도덕 겸비한 의료인 양성

    전 세계적으로 미국식의 전문대학원 제도가 도입되고, 의료계의 교육수준이 향상되는 수준이 현격하게 나타남으로 한의학계에서도 자구책으로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구했다. 그리고 국립대학에 한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함으로써 한의학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오랜 숙제를 풀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수요자들의 요구이다. 오늘날 의료 수요자들의 한의학 이용률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의학에 대한 일반인들의 태도는 ‘비과학적’이고, ‘보약이다’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다. 이런 수요자들은 한의학이 더욱 발전하여 좀 더 믿을 수 있는 의료상품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구의학의 남용이나 치료법에 으로 인한 부작용을 염려하지만, 동시에 한의학에 대한 신뢰가 낮아서 한의학 이용을 피하는 경우도 많다. 수요자들은 과학적이고 발전한 한의학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의학 연구를 담당할 수 있는 공적인 기관이 요구된다. 바로 한의학전문대학원이 그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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