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로 언어·청각 장애인들 진료 돕는 강진호 원장

기사입력 2008.05.09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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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을 두려워하는 마음부터 없애는 것이 가장 중요

    진맥이나 문진 등을 활용하는 한의학은 서양의학보다 환자와의 교감이 중요한 의학이다. 그만큼 환자 중심에서, 인간적으로 환자를 치료하기에 적합한 의학이 바로 한의학인 것이다.

    이러한 한의학의 장점을 십분 활용, 수화로 언어장애인과 청각장애인들에게 한의학의 따스함을 전하고 있는 한의사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올한의원 서울대점의 강진호 원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본과 1학년 때인 지난 1999년 버스를 타고 가다가 수화로 대화하는 사람들을 보고 ‘자신들만의 대화가 있으니 오히려 자신이 소외되는 느낌을 받았다’는 강 원장은 자신도 한 번 수화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그 길로 대구농아인협회로 찾아가 3년 동안 전문강좌를 들으면서 수화를 익혔다. 그 당시 강 원장은 한의과대학 내에 소모임을 만들거나 수화로 꿈을 꿀 정도로 수화에 흠뻑 빠졌었단다.

    그러나 강 원장은 대학을 졸업하면서 공보의나 개원의의 길을 걸으면서 이러한 수화의 꿈은 잠시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 개원을 하면서 특화된 진료과목 때문에 언어장애인이나 청각장애인들이 선호하는 일반적인 침 치료가 어려웠고, 빡빡한 진료 스케줄 때문에도 이들에 대한 봉사활동을 병행하기에는 많은 장애요소가 있었다.

    그러한 그는 최근 다올한의원 서울대점에 근무하게 되면서 특화질환이 아닌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 그동안 마음 한 구석에 늘 담고 있었던 언어·청각 장애인들에게 눈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처음 이곳에 근무하게 되면서 지역 농아인협회에 전화를 걸어 아토피를 비롯 건강에 문제가 있는 언어·청각 장애인들이 있으면 한의원으로 방문해 달라고 요청을 했습니다. 현재 한 두분씩 찾아오시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적어도 관악구 내에서는 다올한의원이 ‘언어·청각 장애인들의 지정 한의원’이라는 인식이 심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실제 한의원을 방문했던 언어·청각 장애인들도 한의사가 직접 수화로 대화하는 것 자체에 놀라기도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면 오히려 그들의 닫혀져 있는 마음의 문도 쉽사리 열 수 있어 치료율도 훨씬 높다고 한다.

    “한의원에 외국인들이 방문하면 겁을 먹곤 합니다. 이는 언어·청각 장애인들이 내원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수화로 모든 의사 소통을 하지 못해도 인사 정도나 ‘아프세요’, ‘괜찮으세요’ 등 기본적인 말만 익혀도 환자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말들은 필담으로 의사 소통을 하면 되고요. 우선 언어·청각 장애인들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최근에는 한의사들을 비롯 사회 각계 지도층들의 활발한 사회적 환원 활동이 중시되고 있다. 의료인들도 마음만 있다면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간단한 수화를 익히는 것도 언제 방문할지 모르는 언어·청각 장애인들의 편의를 도모할 수 있는 하나의 사회적 환원의 방법일 것이다.

    “언어·청각 장애인들은 수족에는 불편함은 없지만 정보 전달에만 장애를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말을 배울 수는 없어도 의료인들이 수화를 배우는 것은 가능합니다. 사회 환원이나 봉사라는 것을 너무 커다란 개념으로 생각해 접근하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사소한 것부터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청각 장애인들에게 많은 입소문이 퍼져 한의원에 방문하는 환자수가 늘어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강 원장은 “앞으로도 언어·청각 장애인들과 직접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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