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은 한의학과 닮았다”

기사입력 2008.04.0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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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의 공연문화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사회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와 의성허준기념사업회가 뮤지컬 ‘우리 동네’를 후원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논현동에서 거북이 한의원을 운영하는 이헌용 원장(사진)이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에 빛나는 뮤지컬 ‘빨래’를 제작 후원하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개인보다는 작품에 대한 홍보가 많이 됐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은 작품인데 제작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묻혀버릴 수 있었던 아픈 사연이 있어요. ”

    이 원장은 최초 기자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홍보수단으로 삼는다는 오해를 받기 싫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한의사의 문화 참여의 중요성을 동료들과 함께 나누고 싶지 않느냐는 기자의 간곡한 요청에 이 원장은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그때서야 뮤지컬을 후원하게 된 배경도 설명해 줬다. “환자들 중 공연배우들이 몇몇 있는데 그들로부터 공연계 얘기를 듣다보니까 호기심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궁금하면 몸으로 부딪쳐서 알아내는 버릇이 있거든요. 곧바로 연기학원에 등록해서 연기는 물론 노래와 탭댄스, 연출까지 배웠죠. 그러다가 그곳에서 알게 된 인연을 통해 제작후원까지 하게 된 거예요.”

    이 원장은 연기를 배우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진심을 쓰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환자들은 원장이 어떤 속뜻으로 말하는지 다 알아채요. 대화의 기술도 중요하지만 진심을 쓰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기를 배우면서 환자의 입장에서 많은 생각을 하다 보니까 이해의 폭도 커졌어요.” 문화에 대한 사랑과 한의학과 일맥상통하는 점 때문에 책임감을 느꼈다는 이 원장.

    “뮤지컬은 특히 한의학과 닮았어요. 양방은 환자에 대한 정보만 있다면 치료가 수월하지만 한의학은 환자와 직접만나 맥을 보고 관찰을 하면서 몸의 노래에 귀를 기울여야 하거든요. 직접 부딪쳐야 되는 셈이죠.”

    현재 소규모 창작뮤지컬로서는 기업의 후원을 받을 수 없어 언제나 제작비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런 점에서 뮤지컬 ‘빨래’는 작은 기적을 맞닥뜨린 셈이다. 그리고 현재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라이브밴드와 앙상블을 보강하는 등 한층 더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 원장은 끝으로 “제작비를 댄 것을 단순히 투자의 개념으로 보지 않아줬으면 한다.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작품이라면 그것만으로 족하다”며 각별한 뮤지컬 사랑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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