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커뮤니케이션전문가 이혜범

기사입력 2008.03.2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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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키즘 시대, 보이는 것부터 챙겨라”

    며칠 전 한의원에 간 적이 있다. 그날따라 환자가 많아 한참을 기다리다 진료실에 들어섰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원장님 진료 책상에 ‘쾌변 요구르트’가 놓여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문득 ‘아니 선생님이 변비가 있으신가’라는 생각과 함께 짧은 시간이지만 ‘한약을 처방해 드시지 왜 쾌변 요구르트를 드시나?’ 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물론 처방이나 주의사항들도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이 일화를 공개하는 이유는 그 한의원 원장님을 탓하려고 해서가 아니다. 진료 책상에 놓인 각종 소품은 한의사를 보여주는 이미지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서다.

    진료 책상은 분명 환자를 진료하는 공적인 공간이다. 그러므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동안은 음식이나 기타 개인적인 소품은 가급적 없는 것이 좋다. 차트를 제외하고는 컴퓨터 모니터, 액자나 연필꽂이, 머그컵 정도가 적당하다. 그 이상은 책상 서랍에 넣거나 다른 곳으로 깨끗이 치우자. 요즘은 당장 눈에 보이는 것이 중시되는 ‘루키즘’ 시대다.

    만약 자신을 진료하는 원장님의 손톱에 때가 끼어있거나 혹은 가운에 얼룩이 묻어 있다면 어떨까. 병원에 처음 방문하는 환자라면 분명 그 보이는 모습으로 병원을 판단할 것이다.

    한의사 입장에서는 그날따라 바빠서 손톱을 깎지 못했을지라도 환자는 그 사정까지 알아주지 않는다. 즉 그것이 치료 실력과는 전혀 무관한 것일지라도 그 보이는 모습, 이미지가 현 루키즘 시대에서는 무시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외모가 멋있고 없는 일차적 문제가 아니라 직업상 가장 중요한 신뢰감에 관한 것이니 꼭 명심하길 바란다. 진료실에서는 모든 것이 한의사의 이미지와 연관된다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외모에서 신뢰감을 주지 못하면 실제 갖고 있는 실력을 보일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단 외모에서부터 신뢰감이 느껴질 때 환자도 그 한의사를 믿고 치료를 받게 된다.

    이것은 없던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고 개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타고난 본질을 바탕으로 좀 더 매력적으로 장점을 부각시키라는 것. 결국 치료 실력은 기본, 그 실력에 어울리는 외모를 겸비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돈을 들이지 않고 첫인상으로 승부를 거는 방법은 무엇일까. 남이 보아 조금 별난 데가 자신의 매력일 수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일례로 외형상 키가 작다면 ‘작은 고추가 맵다’는 식의 야무진 이미지를 심어주고, 뚱뚱하다면 ‘포근함과 편안함’을 무기로 긍정적인 이미지로 심어주며, 말랐다면 ‘섬세함과 예리함’ 을 강점으로 부각시키는 것이다.

    한의사로서 환자에게 바람직한 외모는 어떤 것일까. 우선 표정이 편안해야 한다. 그리고 눈에는 환자에 대한 애정과 관심, 치료에 대한 열정이 담겨야 한다.

    평소 가슴을 펴고 등을 곧게 펴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부정한 자세로 느릿느릿 걷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지 않을뿐더러 나태한 인상을 준다. 어깨 축 처진 힘없는 한의사의 모습을 보며 환자는 시술을 망설일 수도 있다. 사소한 것이지만 환자에게는 깊은 인상을 남긴다. 진료 전 만남이라면 환자는 의사에게 훨씬 긍정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아울러 병원에서 가운을 입는다고 해도 평소 복장은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비춰준다. 그러므로 옷깃에서부터 단추나 지퍼, 넥타이, 양말에 이르기까지 깔끔한 스타일을 갖추도록 주의하자. 특히 여선생님들은 스타킹의 올이 나가지는 않았는지 치마가 접히지 않았는지도 주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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