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걸 원장, 한국장애인연맹(DPI) 회장 당선

기사입력 2008.03.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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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인인권센터 대표이사 맡아 ‘동분서주’

    “장애란 불가능하다, 못한다. 이런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불과한 것이며, 단지 불편한 정도다. 이 불편함으로 인해 인간다운 권리까지 침해당해선 안된다.”

    지난달 한국장애인연맹(DPI) 제3대 회장에 당선된 채종걸 원장(동대문구 동광한의원). 한국DPI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채 원장은 “화합과 소통, 그리고 실천으로 장애인의 인권이 향상될 수 있도록 장애인 운동을 진두지휘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DPI(국제장애인연맹·Disabled Peoples International)의 탄생은 장애계 주류 사회에 대한 반역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된 ‘전환점’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많은 장애 관련 단체가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곳들이 단체 그 자체의 이익만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는 장애인의 권익 향상에 초점을 맞춘 활동을 한데 반해 DPI의 출범은 장애인만이 아닌 장애인과 일반인들이 함께 조화로운 삶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했기 때문이다.

    “Nothing About Us Without Us”

    “DPI는 세계 51개국 400여명의 장애인들이 1981년 싱가포르에 운집해 개최한 제1회 세계대회를 기점으로 출범했다. 당시 DPI의 핵심 모토는 당사자 배제 불가론(Nothing About Us Without Us:우리를 배제하고는 우리의 문제를 논하지 말라)이었다.”

    즉, 장애와 관련해 재활전문가, 의사, 특수교사, 간호사 등 많은 전문가들이 ‘장애’의 현상, 권익, 미래 비전 등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장애를 지니고 있는 ‘장애인’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되돌아 볼 때보다 냉철한 분석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데서 국제적인 장애인 인권 운동 조직이 탄생했다.

    “DPI는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기회 균등을 실현하고자 한다. 장애인을 장애인이게 하는 물리적 환경, 사회보건 환경, 교육 환경, 노동 환경, 문화 환경 등의 모든 장벽을 제거하고자 한다.”
    장애인을 힘겹게 하는 겹겹의 장벽을 걷어 차고자 하는 채 원장. 그의 이런 집념과 활동이 세계적인 조직체의 한국DPI 회장이라는 막중한 일을 떠맡게 했다.

    하지만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쉽게 한국DPI 회장을 맡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구나를 느끼게 한다. 두 살 때 소아마비 증세로 인해 지체장애3급 판정을 받은 채 원장은 대광고등학교 시절 장애인 동아리인 ‘밀알’의 회원이 돼 크고 작은 봉사에 열심히 참여했다. 이후 그는 원광대 한의대에 입학해 장애인 동아리 ‘청솔회’를 창립, 고아원을 비롯 재활원, 양로원 등을 돌며 적극적인 봉사에 나섰다.

    ‘밀알’, ‘청솔회’서 사회 참여 시작

    “장애인이라고 해서 남에게 도움만을 받을 순 없었다. 장애인도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청솔회’는 창립 첫 해에 원광대학교 최우수 동아리에 선정되는 영광도 누렸다. 지금까지도 ‘청솔회’는 장애인 봉사 동아리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원광대 졸업 후 사회에 나선 채 원장은 한국장애인복지정책연구회장, 장애인문제연구회 울림터 고문, 새날도서관 건립 운영, 전국장애인한가족협회장, 장애인고용촉진걷기대회 대회장, TRY2001한일국토종단 추진본부장,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한국 장애인 운동의 지도자로 거듭 태어났다.

    “한의사라는 전문 직업을 통해 많은 환자들을 돌보았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으로도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나 혼자 잘 살고만 싶지는 않았다. 무언가 삶의 의미를 두고 싶었다. 나를 돌아 보고, 내 주변을 돌아보았다. 답은 쉽게 나왔다. 내가 장애라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됐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한국DPI 회장이 된 만큼 DPI의 주력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다.” DPI의 주력사업은 장애인 청년학교, 장애인 인권영화제, 장애여성 아카데미, 계간 보이스 발간, 뉴스레터 발행, 새날도서관 운영, 장애인 차별금지법 제정, 국제장애인권리 조약 제정 활동 등이다.

    장애인인권센터 대표이사도 맡아

    채 원장의 발걸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해 6월 국가인권위원회 산하 법인으로 인가된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의 대표이사로도 분주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인권센터의 대표적인 사업은 찾아가는 장애인 인권학교다. “장애인 인권학교란 전국의 중·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장애인들과 일반인들이 자연스럽게 더불어 살아 갈 수 있는 방법과 환경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 사업으로 지난 1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2007년도 인권교육 실천사례 공모 및 실천대회’ 인권상(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장애인 비율이 이제 우리 인구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한 다리를 거치면 장애인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것이 우리네 세상이다. 그렇기에 이제는 가족으로 생각해야 할 때다. 그냥 일반인을 대하듯 똑같은 시선으로만 바라보면 된다.

    왠지 불편할 것 같고, 왠지 도와주고 싶고, 그런 시각과 행동들이 오히려 장애인들을 더 어렵게 만든다. 도움을 주고 싶다면 장애인들의 눈을 보라. 도움을 요청하고자 하는 장애인들의 눈을 보면 알 수 있다. 도움을 요청하는 눈빛이 있을 때, 그 때 도움을 주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일반인을 보듯 똑같이 대하면 된다. 그것이 진정으로 장애인을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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