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약계, 위기 속에 희망을 싹틔우다”

기사입력 2007.12.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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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행위 성낙온 위원장·류경연 간사 선임

    5000년을 굽이쳐온 역사 속에서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한약. 이 한약이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연이어 언론에 보도된 저질 불량 한약재 문제로 인해 국민의 불신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 1995년 이후 그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되더니 2002년 이후에는 20%씩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관련 업계도 이대로 가다가는 한약시장이 완전히 무너져 버릴지 모른다는 공멸의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위기가 또다른 결집을 낳았다. 이달 중순경 출범을 앞두고 있는 ‘불법불량한약재추방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그것.

    9개 한의약 관련 업계가 자발적으로 참가한 운동본부는 지난달 10일 실행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최근 위원장에 성낙온 대한한의사협회 이사를, 간사에 류경연 한국한약도매협회 부회장을 각각 선임하는 등 본격 가동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 위원장과 류 간사는 먼저 올해 3대 과제를 제시했다. 그 첫번째는 국민에게 식품용 한약재와 의약품용 한약재가 다르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언론에서 제기되는 불법불량한약재 문제는 대부분이 식품용 한약재다. 현재 우리나라 한약재는 식품용과 의약품용이 엄연히 다르게 관리되고 있고 특히 의약품용 한약재는 더욱 엄격히 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은 간과된 채 국민은 한약 자체에 불신을 갖고 있어 이러한 사실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 두번째는 언론의 한약에 대한 선정적 보도 자세를 바꾸는 것이다.

    “최근 소보원의 아플라톡신 관련 보도가 대표적 사례다. 80개 한약재 중 단 1개가 문제됐음에도 언론에서는 한약재 전체가 문제인양 선정적으로 보도했다. 이는 기자의 속성이 이슈화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한약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을 잘 설명하고 한약이 쌀만큼 안전하다는 것을 알려나가고자 한다.” 세번째는 현실과 괴리가 있는 관련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은 오히려 한약재 유통시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감성적으로 대응하거나 자직능 이기주의에 입각한 주장은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국민건강을 위해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 합리적 기준 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에 대한 준비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서 잔류이산화황과 중금속, 잔류농약 등에 대한 원재료상의 수치와 복용단계(탕제)에서의 수치를 비교하는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실행위는 운동본부 출범 이후 각 시·도별 실행위를 구성해 자체적으로 문제가 되는 약재를 파악, 중앙 실행위에 보고하면 진상을 조사해 먼저 경고조치를 하고 그 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식품의약품안전청에 행정조치를 요청할 방침이다. 식약청과 복지부 등 정부 관련 부처에서도 이같은 운동본부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바 있다.

    실행위는 특히 식품용 한약재가 의약품용 한약재로 전용되거나 중국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불법한약재 문제와 자주 문제가 불거지는 하수오, 맥문동, 시호, 황금, 구기자, 황기 등 약 20여 품목에 초점을 맞춰 실사를 펼칠 예정이다.

    또한 믿음이 안가는 한약재가 있을 경우 운동본부에 검사를 의뢰하고 그 결과를 통보해 주는 시스템도 갖춘다는 계획이다.
    “한의약계가 공멸의 위기의식 아래 출범하게 될 불법불량한약재추방운동본부는 하루라도 빨리 없어져야 할 기구다. 누가 보더라도 안전하고 깨끗한 한약재가 유통된다면 운동본부는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 위원장과 류 간사는 무엇보다 각 업계 회원 스스로 자정하려는 노력과 운동본부 사업에 대한 능동적인 참여가 관건임을 강조했다.

    “4년전 한의협 약무이사로 있을 때만 해도 업계가 단결하지 못했다. 지금은 이대로 있다간 공멸하겠다는 위기의식이 스스로 뭉치게 만든 것이다. 그만큼 모든 업계 의 의지가 단호하다. 그러나 회원들의 참여가 없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한약업계의 마지막 몸부림마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버릴지 모른다. 관련 업계 종사자 일인 일인의 관심과 참여가 한약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적극 참여해주길 당부한다.” 운동본부 출범을 앞두고 한약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작은 동요가 일기 시작했다.

    이 작은 너울이 큰 파도가 돼 오랜 악습으로 썩어들어간 한약유통시장 전체를 뒤흔들어 오랜 역사동안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건강 지킴이로서의 모습을 되찾고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국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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