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가영 선임연구원

기사입력 2013.01.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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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움에는 과학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한의학 ‘한방화장품’
    (9) 미인(美人)은 과학자

    2013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건강해지기 위해서, 행복해지기 위해서 개인적으로 다양한 계획들을 세우셨을 텐데요, 이러한 계획들을 꾸준히 지켜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다이어트나 금연을 새해 계획으로 세우기도 한다는데요, 동서고금의 미인들의 생활습관을 보면 아름다운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는 보통 이상의 노력, 꾸준함 그리고 부지런함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Zoe Porphyrogenita(978~1050)은 아름답기로 유명한 비잔틴 제국의 여황제였습니다. 이 여황제는 화려한 금발과 밝고 흰 피부, 주름 없는 앳띤 얼굴 같은 외모로 칭송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를 유지하기 위해 기울인 부단한 노력으로도 학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녀는 궁전 안에 잘 구비된 개인 실험실과 기술자들을 데리고 밤낮으로 불을 피우며 각종 향수와 화장품뿐만 아니라 복용할 약품까지도 만들었다고 전해집니다. 50세가 넘어서 결혼했지만 일생에 3명의 남편과 애인들을 거느렸고 앞선 두 남편의 죽음에도 그녀의 실험실과 관련하여 미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65세가 넘어가면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들을 겪기 시작했는데요, 전문가들의 견해에 의하면, 그녀가 화장품 재료로 사용한 몇몇 약품으로 기인한 신경계 독성이 유력한 원인 중의 하나입니다.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 네로 황제의 두 번째 부인이었던 Poppaea Sabina(30~65)도 몸치장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만큼의 공을 들였습니다. 그녀는 자신만의 비법으로 만든 마스크를 즐겨 썼는데 백토와 콩 등을 이용했다고 알려진 이 비법은 ‘포파에아의 마스크’라 불리면서 로마시대 귀족 부인들의 유행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또한 그녀는 얼굴 주름을 없애기 위해 나귀의 젖으로 목욕하는 법을 최초로 발명해낸 발명가이기도 합니다. 여행을 갈 때에는 나귀 젖 목욕을 위해서 키우고 있던 암나귀를 데리고 갈 정도로 열성이었다고 알려집니다.

    한편, 동의보감에도 나오는 미인의 이름을 꼽으라면 바로 ‘서시(西施)’가 있을 것입니다. 서시의 이름이 붙은 ‘서시옥용산(西施玉容散)’은 얼굴을 옥과 같이 곱게 만드는 처방으로 동의보감에 그 이름을 당당히 올리고 있습니다. 녹두, 백지, 백급, 백렴, 백강잠, 백부자, 천화분, 삼내자, 감송향, 곽향, 영릉향, 방풍, 고본, 조협으로 이루어진 이 처방은 얼굴에 생긴 주자(酒刺), 여드름(風刺), 검은사마귀(黑 ), 검버섯(斑子) 등을 치료합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미백 기능이 있는 천연 세안제 정도가 되겠습니다.

    조선 후기 규합총서를 지은 빙허각 이씨(1759〜1824)는 훨씬 생산적인 작업으로 귀감이 됩니다. 빙허각 이씨는 서시나 양귀비 같은 동양의 미인으로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당대 최고의 여성 과학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15세에 시집간 그녀는 이용후생을 위한 학문을 강조하는 실학자 집안의 영향으로 다양한 분야에 조예가 깊었습니다. 그녀의 나이 51세에 저술한 《규합총서(閨閤叢書)》는 당대 최고의 생활 경제 백과사전이었는데요, 요리하는 법, 옷 짓는 법 뿐만 아니라 향낭 만드는 법, 눈썹 그리는 법, 화장하는 법 등의 기록을 통해 조선 후기의 여성의 삶과 미용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남았습니다.

    현대에도 마찬가지로 아름다움에는 과학이 필요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분야의 화장품 과학자들이 물심양면으로 연구에 매진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들은 환자가 되어 의학의 힘을 빌리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뷰티와 의료서비스에 관한 정보들 속에서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아름다움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것이 시대를 앞서간 미인들과 뷰티 과학자들이 주는 인사이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문헌
    ·Marios Panas. The Byzantine Empress Zoe Porphyrogenita and the quest for eternal youth. Journal of Cosmetic Dermatology, 11, 245?248
    ·Leonard J. Hoenig. Beauty Tips From Ancient Queens. Arch Dermatol. 2012;148(10):1164
    ·허준, 『동의보감』 법인문화사. 1999
    ·정양완. 『규합총서』 보진재,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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