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원장

기사입력 2012.12.0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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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장님의 자기 헌신이 없으면 직원은 따르지 않는다”
    너기의 병원경영 <22>

    어떤 모임이 가서 후배 한의사분과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배분은 서울에서 개원해서 1년도 지나지 않아 대박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한의원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소문이 가득하신 분이었습니다.

    그 후배분은 학부 때부터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교우 및 선후배 관계도 원만하며 의료적인 실력으로는 매우 뛰어나기로 정평이 나있었습니다. 따라서 당연히 매우 잘할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잘하고 있다는 동기들의 부러움이 섞인 질투의 말들에 한숨을 쉬며 직원이 자주 바뀌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다른 곳보다 월급도 많이 주고, 인격적으로 비하하는 것도 없는데 직원들이 자주 그만두어서 힘들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직원이 그만두지 않고 안정적인 직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아무래도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는게 의료환경이다보니 직원이 그만둘 때마다 환자분들의 내원횟수나 이탈이 크든 작든 요동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참 잘되는 곳도 고민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원들이 그만두지 않는 좋은 직장 혹은 직원들이 사랑하고 다니고 싶은 직장은 무엇일까요?

    미국의 로버트 레버링 박사는 20년간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기업들의 문화적 특성을 관찰하여 정립한 개념으로 ‘GWP(Great Work Place)’란 것이 있습니다. 그 기업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각 직원들은 자신의 경영진을 신뢰하고,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에 행복감과 자부심을 가지며, 함께 일하고 있는 직장 동료간에 일하는 재미가 있는 곳이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세가지 키워드의 핵심은 구성원과 경영진간의 관계에서는 ‘신뢰(trust)’가 존재하고, 구성원과 업무 사이의 연결고리에서는 ‘자부심(Pride)’이 존재하며, 종업원과 종업원 사이에서는 ‘재미(Fun)’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한의원이나 경영진인 원장에 대해서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투명한 경영을 통해서 의원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할지 혹은 어떠한 매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직원들이 알아야 정작 의원이 힘들 때나 경영난에 빠졌을 때 진심으로 경영진을 신뢰하며 회사를 살리기 위한 수호천사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직원들과 경영진은 상호 존중하고 존경해야 합니다. 파트너이자 동료로서 말입니다. 믿음이 있고, 존중과 존경이 상호간에 존재해야 합니다.

    그 후배분 한의원에 식사 후 잠깐 구경을 가게 되었습니다. 신규 축하선물로 조그마한 가습기를 하나 사서 말입니다. 한의원은 매우 바빠 보였습니다. 직원들은 뛰어다녔고, 환자들도 대기실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매우 부러웠습니다. 위치도 좋고, 인테리어도 럭셔리하게 고급스럽지는 않아도 깔끔하고 세련되었습니다. 직원들도 매우 친절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남자화장실을 가기 위해서 이동하다가 직원들끼리 하는 말을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원장님이 권위적이고 지시적이란 말이었습니다. 월급도 많이 주고, 다른 복지도 좋지만, 원장님이 지나치게 세부적인 것까지 간섭하고 너무 꼼꼼하게 간섭하며, 동시에 권위적이고, 존경의 태도를 강요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나랏님도 안보이는 데에서는 욕을 할 수 있다는 말도 있으며, 리더가 욕을 먹기를 주저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원장의 리더십은 돈을 주는 고용주로서의 권력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존경과 권위에서 나온다는 점이 떠올랐습니다. 존경과 권위란 세우는 게 아니라 세워지는 것이며, 존경과 권위는 리더의 자기헌신이란 개념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매출을 정하고 그걸 달성하기 위해서 지나치게 간섭하며, 인센티브로 유도하는 방식을 후배 원장님은 사용하고 있고, 경영에 있어서 성장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받아야할 월급은 3가지로 첫째, 돈, 둘째, 환자로부터 전문가로서의 인정받는 것, 셋째로, 원장님이 주는 칭찬이 중요한데, 직원들에게 따뜻한 인간적인 칭찬을 거의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자기헌신으로서 원장님이 인간적으로 간호사들을 동료파트너로서 존중해주고, 간호사 및 직원들에게 인간적으로 정을 주고 직원들이 행복하도록 오너 스스로가 노력하는 모습이 있어야 하는데, 그냥 인센티브로 돈을 주는 것만이 최선인 것처럼 너무 강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모습이 비인간적으로 보이고, 좀더 마음이 따뜻하고 업무가 편한 곳으로 직원들이 이직하는 이유처럼 보였습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저도 잘 모르지만 후배분께 생각해보라고 말씀해 드렸습니다. 직원들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얼마나 따뜻하고 훌륭한 일을 하고 있는지 자주 여러번 칭찬해줄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동시에 간호사들의 밥은 잘 먹는지, 춥지는 않을까 항상 신경쓰고 인간적으로 대해주며, 아침에 날이 추우면 옷 따뜻하게 입으라고 문자를 보내준다던가, 직원들의 생일을 기억해서 챙겨준다거나 결혼기념일을 챙겨준다던가 직원들의 부모님을 기억하고 선물해준다던가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이며, 매출과 성과에 너무 집착하는 모습보다는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자기헌신을 보이는게 어떻겠냐고 말입니다. 나중에 식사할 때 슬쩍 ‘요즘 어때요’라고 물으니 후배분께서 ‘이직율이 조금 낮아졌다’고 웃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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