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숙 본부장

기사입력 2012.11.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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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시장 상한가·하한가 제도의 오류
    똑똑한 한의경제-14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이 발표되었습니다. 당초 실적 전망을 한참 상회하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내수 침체와 수출 불황에도 불구하고 4/4분기 실적은 더 밝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한가로 마감했습니다.

    우리가 증권 관련 뉴스에서 흔하게 접하는 상한가 뉴스는 해당 주식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는 최고의 즐거운 날이 아닐 수 없습니다. 기대치 이상의 실적 발표와 향후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상장 기업의 전망이 좋다면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해서 하루에도 2배, 3배 주가가 뛰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서두에 언급한 머릿기사에도 나왔듯이 상한가·하한가 제도로 인해 주가의 급격한 가격 등락은 불가능합니다. 그럼 상한가·하한가 제도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요?

    주식시장의 가격제한폭 제도는 주가의 일시적 급등락을 방지하기 위해 1995년에 도입되었고, 2005년부터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현행 15%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하루에 아무리 많이 올라도 15% 이상 오를 수 없고, 아무리 많이 떨어져도 15% 이상 떨어질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러한 가격제한폭 제도는 증권시장이 성숙한 나라일수록 제한폭이 매우 넓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싱가포르는 가격제한폭 자체가 없습니다. 가격제한폭은 없지만 시장 자체가 매우 성숙해 있기 때문에 이슈가 되는 뉴스에도 가격이 심하게 급등락을 보이는 경우는 드뭅니다. 반면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좁은 10%가 제한선이고, 일본은 종목마다 가격등락폭이 다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가격제한폭 제도의 문제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유발한다는데 있습니다.

    최근 붉어진 정치테마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개미투자자인 김고마씨(가명)는 실적 전망이 탄탄해 보이는 A회사의 주식에 투자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투기꾼들은 A주식을 정치테마주로 엮어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시점에 전체 매도 주문의 10배가 넘는 매수 주문을 상한가에 냈습니다. 김고마씨를 비롯해 개미투자자들은 상승세에 있는 주식을 사들이게 되었고, 주가가 상한가에 다다를 무렵 투기꾼들은 이익을 챙겨 유유히 증시를 떠났습니다.

    가격제한폭 제도는 세계의 모든 이슈에 주가가 심하게 요동치는 것을 잠재우는 역할도 하지만, 이처럼 시장의 변화를 외면하는 불완전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가격제한폭으로 인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가가 가격제한폭에 가까워질수록 당연히 오를 거라는 기대 심리를 가지고 추격매수를 하게 되고, 장 막판에 상한가를 기록하면 다음 날 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투자를 하게 됩니다. 만약 가격제한폭 제도가 없다면 거래 당일 주가 상승분이 모두 반영됐을 테지만 가격제한폭 제도로 인해 주가가 시장 상황에 비해 늦게 움직이게 되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또다시 2000선 밑에서 박스권 장세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외국인투자자와 각종 이슈에 쉽게 요동치지 않을 정도로 성숙한 시장이 된다면 가격제한폭 제도는 당연히 없어져야 겠지만, 지금 당장 15% 룰을 적용받는 가격 등락 폭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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